- 하정우 “‘신과함께’는 통할 수 있는 이야기, 완벽한 영화는 없어” [인터뷰①]
- 입력 2017. 12.18. 14:59:36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소처럼 일하는 배우’라는 말은 배우 하정우를 위해 존재하는 말이 아닐까. 지난 2015년과 2016년, ‘암살’에 이어 ‘아가씨’ ‘터널’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던 하정우가 2017년의 끝 무렵 또다시 극장가를 찾았다.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과 ‘1987’, 두 대작을 동시에 개봉하며 ‘연말 빅3’ 경쟁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린 그는 올 연말 누구보다 뜨거운 겨울을 앞두고 있다.
하정우
지난 15일 서울시 중구 삼청동 모처에서 하정우가 시크뉴스와 만났다. 오는 20일과 27일 ‘신과함께’와 ‘1987’의 개봉을 연이어 앞두고 있는 그는 이날 두 작품을 함께 개봉하게 된 소감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언론시사를 이틀 연속으로 하는 건 만만치가 않은 일이다. 피곤하다기보다는 ‘신과함께’와 ‘1987’의 영화 색깔과 팀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신과함께’에 가면 강림으로 가서 얘기를 주고받고 ‘1987’에 가면 또 거기에 맞춰서 얘기를 한다. 어느 하나에 치우칠 줄 알았는데 아예 두 개다 들어가지 못하고 가운데에 껴 있다. 한 달 차로 한 적은 있었는데 이렇게 일주일 차로 (개봉이) 된 건 처음이다. ‘강철비’는 정우성 대표님 영화이기도 하고 어디 가서 마음 편하게 얘기하기가 어렵다”
‘1987’ 언론시사회에 앞서 ‘신과함께’를 먼저 관람한 그는 영화를 본 후 “소화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벅찬 감정을 표현한 바 있다. 스토리나 전체적인 분위기에 앞서 전례 없는 화려한 CG기술로 관객들을 압도하는 영화의 힘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과함께’의 CG기술에 대한 하정우의 믿음과 확신을 배신하지 않았다.
“‘신과함께’는 시사회 때 보고 나서 간담회 자리에 앉았는데 어리둥절하더라. 소화할 시간이 없었다. ‘신과함께’는 VFX의 향연의 작품이다. 영화에서 쓸 수 있는 모든 최첨단 장비를 눈 앞에서 경험했다. 전 세계에 CG회사가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각자 전문적으로 담다하는 회사들이 있다. 물결만 담당하는 회사는 네덜란드에 있고 모래 날리는 것만 담당하는 회사도 있었다. CG는 일단 여름방학에서 겨울방학으로 미루면서 보여 지는 것들은 충분히 다 채워지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중간 중간에 공정들을 보면서 놀라워하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자홍(차태현)이 49일 동안 7개의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 이번 영화에서는 자홍과 그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곳곳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차사들의 이야기, 특히 강림(하정우)의 과거는 2부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이들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에 하정우는 1부에서 강림의 설명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2부에서 보여질 강림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제공했다.
“2부까지 보셔야 강림에 대해서 알 수 있다. 1부에서는 강림에 대해 전혀 소개가 안 되고 그냥 자홍이를 재판 과정에서 데리고 다닌다. 2부에서는 자홍과 수홍, 엄마와의 관계를 보면서 천 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고 수홍의 재판을 돕게 되면서 본인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강림이야말로 상처가 많고 원칙이 있는 사람이다. 1부에서 조금 더 떡밥이 던져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1부에서는 자홍과 수홍의 드라마를 강화하고 그것을 발판삼아 2부가 흘러가는 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역대급의 CG기술과 상상력으로 재연해 낸 사후세계, 원작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낸 배우들의 연기, 이 모든 것들을 지나고 나면 ‘신과함께’는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교훈을 남긴다. 사후세계에서의 재판과 이를 이끄는 저승차사, 누군가에게는 비현실적이고 유치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한 번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마련이다. 하정우 역시 그랬다. 평소 기독교 신자인 그에게도 ‘신과함께’는 많은 의미와 교훈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신과함께’에서는 용서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죽기 전에 이승에서 용서를 받는 자는 저승에서 더 이상 심판하지 않는다는 말이 (좋았다). 다들 죄를 짓고 살지만 살아가면서 지은 죄가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 위해 노력을 하며 살아야 한다. 그게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기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불교적 메시지나 기독교적 메시지나 모든 종교의 메시지는 똑같은 것 같다. 이질감이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없었다”
‘강철비’와 ‘1987’ 등 경쟁작이 된 두 작품 역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신과함께’는 인기있는 웹툰을 영화화 한 만큼 이전부터 대중들의 관심도가 상당한 작품이었다. 특히 개봉에 앞서 공개된 스토리와 예고편만으로도 실망감을 내비치는 이들도 많았기에 배우로서는 부담감이 더욱 클 터. 이에 대해 하정우는 “매번 작품을 개봉할 때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히면서도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과함께’는 굉장히 통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는 과잉이 될 수도 있겠지만 딱 맞는 입맛이 될 수 있고, 감정적으로 배고픈 사람이라면 ‘신과함께’에서 나온 감성들이 충분하다고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의 만듬새나 표현하는 부분들은 개인의 취향인거고 완벽한 영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보다 이 영화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부족한 점은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