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스타] ‘신과함께’ 하정우 VS ‘1987’ 하정우, 무엇이 같고 다른가
- 입력 2017. 12.20. 17:20:29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배우 하정우의 연기에는 특유의 색깔과 분위기가 있다. 남성적인 외모와 중저음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분위기, 본래의 성격에서 묻어난 듯한 유쾌한 말투와 연기 톤은 어떤 작품의 캐릭터도 하정우 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그의 무기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1987’
이러한 그의 장점은 이번에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과 ‘1987’에서 빛을 발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두 작품을 동시에 선보이게 된 하정우는 각자의 작품에서 본인만의 연기 색깔을 살려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20일 개봉한 ‘신과함께’와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1987’은 스토리나 분위기 면에서 전혀 다른 영화다. ‘신과함께’가 살아서는 절대 갈 수 없는 사후세계에서 망자가 저승차사와 함께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영화라면, ‘1987’은 30년 전 대한민국을 살아갔던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아픔을 되돌아보고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다.
이에 두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하정우의 모습 또한 굉장히 다르다. 먼저 ‘신과함께’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저승차사의 리더 강림이다.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을 이끌 뿐 아니라 원작의 변호사 진기한의 역할까지 더해져 자홍(차태현)의 변호를 담당하게 되는 강림은 뛰어난 언변과 위기대처 능력, 인간 못지않은 감성까지 겸비한 매력적인 캐릭터다.
특히 뛰어난 리더십으로 카리스마를 뽐내는 강림은 하정우의 이미지와도 많이 닮아있다. 외모적인 면에서 남성적인 매력과 듬직함을 한껏 강조한 하정우는 차태현과 주지훈, 김동욱 등 캐릭터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배우들의 연기 속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로 영화의 중심축을 형성한다.
반면 ‘1987’에서의 하정우는 무게감 대신 유연함을 택했다. ‘1987’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최 검사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시신 화장 동의를 거부하고 박처장(김윤석)에 맞서 부검을 밀어붙이며 사건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스토리 자체가 6.10민주항쟁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20명에 달하는 인물들이 영화 내내 연이어 등장하는 만큼 하정우는 최 검사 캐릭터에서 진중함과 무거움을 한층 덜어냈다. 대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의 캐릭터들이 진지한 태도로 정의와 진실을 외치는 것과 달리 하정우는 특유의 호쾌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을 최 검사 캐릭터에 녹이며 관객들이 무거운 영화에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게끔 유도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공통점이 있다. 극 중 하나의 사건을 두고 선택에 기로에 놓이는 강림과 최 검사는 모두 현실이 아닌 자신의 신념과 원칙에 따라 선택하고 그 이후의 일들을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하정우는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 검사는 소신이 있는 사람이다.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원칙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강림도 그렇겠다. 상처가 많고 원칙이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홍한테 강하게 ‘믿고 따라오면 된다’고 밀어붙일 수 있다”며 두 캐릭터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2017년을 2주 가량 남기고 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하고 있는 연말 극장가에서 하정우는 본인의 강점을 제대로 살린 두 캐릭터로 관객들을 만난다. ‘신과함께’와 ‘1987’에서 닮은 듯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하정우의 연기를 관찰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듯 하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