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CG 우려·신파 지적에 그가 내놓은 답 [인터뷰①]
- 입력 2017. 12.28. 11:17:51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이 개봉 일주일 만에 56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개봉 전부터 CG기술에 대한 우려, 스토리 변화에 대한 원작 팬들의 실망감에서 비롯된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수많은 논란을 딛고 한국 판타지 영화의 새 역사를 쓰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김용화 감독
영화가 개봉과 동시에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던 지난 21일, 김용화 감독이 시크뉴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용화 감독은 그동안 ‘신과함께’를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우려와 지적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털어놨다.
먼저 그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은 ‘미스터고’에 이어 ‘신과함께’까지 시각 효과가 두드러지는 영화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였다. 앞서 엄청난 기술력과 제작비를 들인 ‘미스터고’로 흥행 참패를 경험했지만 그는 좌절 대신 ‘신과함께’를 선택하며 판타지 장르라는 한국 영화의 한계에 도전했다. 그가 굳이 쉽지 않은 길을 택하며 힘든 작업을 이어나가는 이유가 뭘까.
“극장에서 보는 영화와 극장에 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영화의 차이가 점점 나눠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런 영화들을 지금 만들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를 놓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제가 덱스터라는 회사를 하면서도 줄곧 생각한 게 ‘왜 우리는 안 된다고만 생각하나’였다. 할리우드의 영화들에는 훌륭한 플롯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열광을 하면서. 그런 것들을 스스로 도전하고 싶고 확장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 역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자본과 기술력, 모든 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한국 영화계에서 거대한 세계관을 지닌 판타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했다. 이에 그는 ‘신과함께’가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한 시도와 용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CG 기술에 대해) 잘 아는 저도 이렇게 두려운데 잘 모르신다고 하면 오히려 더 장벽처럼 느껴지실 거다. 우리나라는 영화가 산업화 된 지가 너무 짧은 나라다. 실제적으로 이렇게 산업화된 자본이 들어온 지도 얼마 안됐고. 조급하게 예단하지 말고 이런 시도가 생기고 좋은 결과가 나타나면 마음에 갖고 계셨던 분들이 용기를 내서 하실 거다. 그런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그런 영화를 만들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큰 시장이다. 입으로는 ‘천만 천만’ 하고 있는데 인구의 4분의 1이 봤다는 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얘기냐”
CG 기술 외에 스토리 면에서는 원작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진기한 캐릭터를 삭제한 것에 대해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김용화 감독은 기발한 방식으로 망자를 변호하며 극의 재미를 살린 진기한 캐릭터를 영화화 과정에서 강림(하정우) 캐릭터로 흡수시켰다. 원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를 없앤 시도는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한 그의 과감한 결단이었다.
“트리트먼트 과정에서 진기한을 빼는 것에 대한 반대도 있었다. 진기한을 다음 시리즈로 넘기자는 얘기도 있었고 어머니 에피소드가 과하다는 것(의견)도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는 이구동성으로 다 찬성했다. 이렇게 안하면 영화를 못 들어간다는 걸 그때 아셨다더라. (원작과) 똑같이 써서는 30가지의 버전이 나왔었다. 원작에서 애지중지 하는 것을 버리지 못하면 절대 영화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안 거다”
그의 결정은 꽤나 효과적이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진기한의 부재에 대한 허전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승의 이야기에서 어머니 에피소드를 확대하면서 생긴 ‘신파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어머니를 두고 세상을 떠난 자홍(차태현)과 수홍(김동욱), 홀로 남겨진 농아 어머니(예수정), 세 가족의 애틋한 이야기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충분하지만 과도하게 강조된 모성애와 효심에 불편함을 느낀 관객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한 김용화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제가 영화과를 나오면서 제가 느꼈던 신파란 플롯과 상관없이 관객을 일반적 감정에 빠지게 하기 위해서 느닷없는 설정들을 갖고 들어와 관객의 일체적인 말초를 건드리는 거다. 두 번째로 신파라는 것은 하나의 감정 이외에 다른 감정이 들지 않는 강요다. 관객들이 거기서(영화에서) 슬픔만을 볼까? 그렇다면 절대 저런 기분으로 극장을 나서실 수 없을 거다. 거기에 분명히 희망이 있고, 어떤 상황 속에서 또 다른 위로가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견해(신파 지적)에 대해서는 존중한다. 그렇지만 절대로 일차원적으로 고민해서 그 장면들을 느닷없이 넣은 건 아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갖고 계신 분들에 대한 제 논리는 그렇다”
‘신과함께’는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일 개봉.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