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읽기] 낸시랭 ‘열정의 레드룩’,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 같은 결혼
- 입력 2017. 12.29. 14:03:07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행위예술가로 이름을 알려 팝 아티스트로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규정짓고 방송인으로도 활동 중인 낸시랭은 연예인과 아티스트의 경계를 허문 셀러브리티로 유명세를 얻었다.
낸시랭
고양이 인형에 코코 샤넬이라고 이름 붙이고 카메라 앞에서 한손은 허리에 한 손은 하늘을 향해 쭉 벋는 동작과 함께 “앙”이라고 외치는 동작 하나하나가 퍼포먼스인 듯 낯선 어색함을 초지일관 밀어 붙이는 그녀가 결혼마저도 퍼포먼스인 듯 발표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담한 체구에서 나올 수 없을 법한 글래머러스 보디라인의 낸시랭은 잘록한 허리를 중심으로 가슴과 엉덩이의 볼륨을 강조한 룩을 고집한다. 가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몸을 조이는 실루엣이 때로는 노출보다 더 자극적인 스타일로 시선을 잡아끈다.
낸시랭은 60년대 잡지 모델을 연상시키는 과도한 포즈뿐 아니라 옷 역시 복고 코드가 담긴 아이템을 선택한다. 아슬아슬한 길이의 피빨강 서클 스커트의 원피스는 플레어 단의 포엣(poet) 소매가, 하이웨이스트 진에 스타일링한 오렌지 레드 티셔츠는 가슴 밑까지 내려오는 크롭트와 미키마우스 프린트가 낸시랭만의 ‘레트로 섹시룩’의 시크릿 디테일 역할을 했다.
이뿐 아니라 오렌지 레드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오른 낸시랭은 주요 부위도 가리지 못할 듯 상반신 노출 효과를 내는 누드 베이지가 배색된 디자인으로 행위예술가 다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갑작스럽게 결혼 발표를 한 당일인 지난 28일에는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듯 영화 ‘스타박스 다방’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 이날도 역시 복고 분위기 물씬 나는 밀리터리리 디테일의 피빨강 코트로 “앙” 포즈를 연출했다. 몸매를 감추는 듯한 코트였지만 이너웨어는 블랙 마이크로미니 쇼츠에 싸이하이부츠를 신어 몸매 자부심을 드러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결혼은 물론 결혼 상대자는 그녀의 선택이고 책임이다. 낸시랭은 그녀답게 기막힌 퍼포먼스로 자신의 결혼을 알렸다. 그녀가 여러 논란에 굴하지 않는 남편에 대한 강한 자기 확신에는 담담하게 갈채를 보내지만 여론이 주목하는 것은 결혼이 아닌 왕진진을 둘러싼 미심쩍은 정황들이라는 사실만은 직시해야 할 듯하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티브이데일리 제공, 낸시랭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