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 고전소설의 재해석X배우의 활약이 주는 기대감 [종합]
입력 2018. 01.09. 12:02:31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 제작 영화사궁·발렌타인필름)가 다음 달 관객을 만난다.

영화 ‘흥부’의 제작보고회가 조근현 감독, 정우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9일 오전 11시에 열렸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사극 드라마.

고전소설 ‘흥부전’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 ‘흥부’는 작자미상의 소설 ‘흥부전’을 쓴 작가가 흥부라는 설정이다. 나아가 야욕에 눈이 먼 권력가들로 인해 백성의 삶만 나날이 피폐해져 가던 조선 후기 시대상을 반영, 역사와 상상력이 만나 완성된 새로운 스토리로 기대감을 높인다. 누구나 아는 고전소설에 상상력을 더했기에 호기심을 더한다.

‘흥부’는 ‘26년’(2012) ‘봄’(2014) 등의 조근현 감독이 연출하고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힘쎈여자 도봉순’의 백미경 작가가 집필했다. 고(故) 김주혁의 유작이자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 등이 출연하며 천우희 진구 등이 특별출연한다.

정우는 조선 최고의 천재 작가 흥부 역을, 고(故) 김주혁은 백성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인 조혁을 연기했다.

정진영은 조선을 가지려는 야심가이자 놀부의 실제 주인공 조항리 역을 맡았다. 정해인은 당파 간 세도정치 싸움으로 인해 힘을 잃은 헌종, 김원해는 왕권을 노리는 또 다른 세력 김응집을 연기했다.

정상훈은 흥부의 절친한 벗 김삿갓 역을 맡았다. 특별출연한 천우희는 흥부의 집필 보조 제자 선출 역을, 우정출연한 진구는 희망을 꿈꾸는 민란군의 수장 놀부 역을 맡았다.

조근현 감독은 "다들 아는 '흥부전'이 유쾌하고 해학적인데 블랙코미디"라며 "설정을 바꾸면서도 그걸 잘 유지했고 당시 백성이 꿈꿨던 희망이 지금과 굉장히 흡사해 이 시대에 흥부를 다시 건드려 보는게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극 중 연희에 관해 "22년간 미술감독으로 활동했기에 스태프의 노고를 잘 안다. 그래서 많은 걸 요구하진 않았고 조선시대에 있을 법한 소재를 사용해 달라고 했다"며 해당 장면을 통해 당시를 엿볼 수 있을 거라 말했다.

이 장면에 등장한 정해인은 "찍으며 신기한 경험이었다. 궁궐에서 이례적으로 연희단이 이뤄진 장면"이라며 "저 장면을 위해 연희단원들이 5~6개월을 연습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난타 1세대 멤버로 활동한 김원해 역시 연희 장면에 관해 "'소통'이라 생각한다. 연희단을 통해 소통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며 "저런 행위 자체는 동서를 막론하고 소통의 창구라 생각한다. 저 분야의 명망있는 분들이 5~6개월 연습해 만든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흥부'를 읽었을 때 정말 버라이어티 했다. 상업영화로서의 미덕, 간결한 메시지, 당시의 공연 등 볼거리 등이 있었다"며 "현장에서 그걸 잊지 않고 구현하려고 했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때를 떠올렸다.

그는 "정우가 풍자와 해학을 보여줘야 하는 흥부를 잘 연기해줬다"며 "커다란 메시지를 던지는 지점에 잘 도달해 줬다"고 정우의 연기를 칭찬했다.

김주혁에 관해서는 "늘 함께 하고 싶었던 배우인데 (김주혁이) 처음에는 함께할 걸 정하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와서 눈도 상기돼있고 얼굴이 붉으스름 하더라. 밤을 샜다고 하더라"며 "별 말 없이 가겠다고 했다. 서로 조심했다. 그 순간 '같이 하자' 했는데 '네'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렇게 시원스럽게 약속하고 가서 놀랍게도 굉장히 집요하게 캐릭터에 파고들었다"고 전했다.

정우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흥부전'이라는 소설을 소재로, 누구도 알지 못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굉장히 새롭기도 하고 낯설지 않게 쉽게 다가왔다"며 "가장 끌렸던 건 흥부란 캐릭터다. 내가 바라봤을 때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시대적 배경이 조선시대다보니 평범한 캐릭터가 특별해지면서 그런 매력에 많이 매료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모두가 예상하는 흥부는 사실 내가 아니라 김주혁 선배가 연기한 조혁이라는 인물이라 생각하면 된다"며 "어릴때 ‘홍경래의 난’으로 형을 잃게되는데 그 형을 찾기 위해 유명 작가가 된다. 유일하게 내 형의 소식을 알고 있는 조혁이란 인물을 찾아가면서 그를 바라보고 느끼게 되며 힘든 백성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반대로 야욕에 가득찬 선배님을 바라보게 되며 글로 투영하게 된다"고 영화에 관해 설명했다.

사극에 첫 도전한 정우는 "사극을 좋아하고 욕심이 나기도 했는데 어떨지 궁금했었다. 선뜻 다가서기 쉽진 않던 와중에 이 시나리오를 보게됐다"며 "처음 읽고 100% 이해하지는 못했다. 여러번 읽으며 흥부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좀 다르게, 좀 더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사실 결정을 못했다. 그러다 김주혁 선배님이 조혁 역을 한다는 걸 듣고, 그리고 여기 있는 분들이 출연한다는 걸 듣고 힘을 얻었다. 영화적 리듬감을 표현하는 게, 톤 잡기가 쉽지는 않았다. 주혁 선배와 촬영한 것들이 많이 기억난다. 배려하고 후배인 나를 안아주시고 지켜봐 주셨고 항상 묵묵히 응원해 주셨다. 마지막에 선배님이 흥부에게 하는 내레이션이 있는데 그 메시지, 말들, 선배님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정진영은 "조항리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자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는 인물"이라며 "악인과 선인은 조혁과 조항리로 대변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극이라는 게 영화 드라마가 다큐는 아니다. 역사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건데 흥부가 욕심 가득한 기득권자들, 그 속에서 백성의 삶은 곤궁해지고 그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찾아나갈 것인가 하는 이야기"라며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최근 겪은 사회적 이야기와 겹쳐질 거다. 연기하며 감옥에 간 분들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 제목을 보고 관객이 이 이야기를 다 안다고 생각할까 아쉬웠다"며 "이 영화에 정감록 이라는 책이 하나 더 나온다. 열린 세상, 좋은 세상을 바라는 민중의 바람이 그 안에 담겼다고 나온다. 흥부전과 예언서 정관록이 어떻게 연결될지를 관심있게 보는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라고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또 "영화 속에서 김주혁과 안 좋은 관계로 나와서 마음이 착잡하다"며 "영화에서는 김주혁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잘 봐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해인은 "실제로 곤룡포를 입으면 부담이 된다"며 "헌종이 지혜로운 왕이었지만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자기 정치를 제대로 못하고 백성이 힘들었다고 알고 있다. 연기를 하며 내적 갈등과 외적 연약함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왕 역할이) 사실 부담스러웠지만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복잡한 감정 연기가 있었는데 정우 선배님이 와서 팁을 하나 던지고 가셔서 감사했다. 내가 가장 후배인데 촬영 중간에 선배님들이 다들 와서 왕이 앉는 자리에 한 번씩 와서 앉아보셨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군복 경찰복 등 제복을 많이 입었는데 입을 수 있는 옷 중 가장 좋은 옷을 입었다"며 "연기를 참 행복하게 했고 영화가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가 많이 된다"고 전했다.

김원해는 "지금은 감옥에 가신 분들 가운데 한 분을 연기했다"며 "당시가 헌종 14년인데 그때나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광화문에서 큰 촛불이 일어났는데 저 당시에도 해학과 풍자를 갖고 서로 소통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신문도 뉴스도 없이 유일한 소통의 창구였을 거다. 그 와중에 권력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무겁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번 캐릭터는 절박하게 임했다. 이 캐릭터 자체가 내가 잘못되면 조항리에게 죽는다는 생각으로 하니 그렇게 접근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상훈은 "흥부 만큼이나 가장 유명한 사람이 김삿갓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본을 받자마자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김삿갓이란 인물에 대해 공부했다. 존함이 김병헌 이란 분인데 이분 또한 홍경래의 난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이다. 김익순이란 분을 조롱해 과거에 급제하고 그 분이 다름아닌 조부였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래서 평생 하늘을 보지 못하고 삿갓을 쓰고 다니며 즉흥시를 지은 분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그런 부분이 영화에 나오진 않지만 그런 생각을 갖고 연기했다. 영화에서는 기능적 연기 보단 묵직한 연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천우희 씨와 웃으며 활영했고 정우와도 호흡이 잘 맞았다"며 "애잔한 씬도 있는데 정우의 뒷 모습에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백미경 작가와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그는 "백미경 작가님이 영화까지 하시는 줄 몰랐다. 책을 보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백미경 작가님이 쓰셨더라"며 "전화를 드려 '인연이 있어 다시 함께 하는 것 같다'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감독은 "1년 넘게 표현하고 싶었던 모든걸 영화에 담았다"며 "보통 감독이 이런 말을 안 하는데 굉장히 재미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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