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감빵생활' 정수정 "지호에게 완전히 몰입, 스스로도 신기했다"[인터뷰]
입력 2018. 01.22. 14:19:11
[시크뉴스 박수정 기자] "지호에게 자꾸 몰입이 됐어요. 그런 느낌은 처음이라 스스로도 신기했죠."

지호는 정수정에게 연기의 맛을 알게 해준 캐릭터다. SBS 드라마 ‘상속자들(2013)'의 보나, tvN‘하백의 신부 2017(2017)’무라에 이어 배우 정수정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하나 더 추가됐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정수정은 불운의 사건으로 감옥에 간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의 연인 지호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어린 시절을 함께한 김제혁과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진 지호는 그 누구보다 김제혁을 잘 아는 인물이다. 속내를 알 수 없는 김제혁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지호다. 그녀는 김제혁에겐 없어선 안될 존재이자 해결사다.

감옥을 배경으로 미지의 공간 속의 사람 사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 속에서 정수정은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를 맡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많은 이들이 지호의 현실적인 대사들에 고개를 끄덕였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마지막회 방송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시크뉴스와 만난 정수정은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나면 마음이 편할 줄 알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아직 더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18일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자체 최고시청률 11.2%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정수정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재밌더라. 드라마 자체가 재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만족감이 있었다.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어 기분이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다. 정말 즐겁게 촬영을 했다. 좋은 기운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서로에게 힘이 됐다. 화영 언니랑 진짜 많이 친해졌다. 화영 언니 뿐만 아니라 ‘슬기로운 감빵생활’ 팀 모두 다 친해져서 자주 봤다. 사석에서도 많이 만났고, 가까워졌다. 드라마 본방사수도 함께 했다.”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 ‘슬기로운 감빵생활’ 팀은 오는 2월 괌으로 함께 포상 휴가를 떠난다.이에 앞서 신원호 PD를 비롯한 제작진과 함께 한 배우들은 서울 근교로 MT를 떠날 예정. 포상휴가 이야기가 나오자 정수정은 “시청률이 초반 그리 높지 않았을 때도 우리끼리 ‘이러다 포상휴가 가는 거 아니야?’라고 김칫국을 마셨었다. (다 같이) 갈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응답시리즈'를 통해 그동안 서인국, 정은지, 유연석, 고아라, 손호준, 박보검, 류준열, 혜리 등 수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냈다. 연달아 흥행을 이끌어낸 신원호의 작품은 스타 등용문이자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린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신원호와 함께 호흡하게 된 정수정은 “왜 모두가 신원호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지 알겠다”며 신원호 PD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촬영하면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다. 다만 스스로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걱정이 많이 됐다. 혼자 고민하고 있을 때, 감독님이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연기를 할 수 있는 촬영 환경을 최상의 조건을 맞춰주셨다. 그 덕분에 걱정했던 신들도 예상외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신원호 PD가 만들어 놓은 최적의 환경에서 정수정은 연기에 푹 빠졌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수정은 연기 욕심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스스로 고민하고,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땐 함께 호흡하는 배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2회에서 제혁(박해수) 오빠에게 접견을 가서 울면서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가장 걱정이 됐다. 훈련도 많이 했던 씬이다. 연습할 때는 잘 안돼서 걱정이 많았다. 너무 걱정돼서 해수 오빠에게 '어떡하냐'며 전화도 했었다. 그런데 그날 촬영을 시작했을 때 모든 게 실제처럼 느껴졌다. 접견실, 죄수복을 입고 있는 제혁의 모습 등이 나에게 영향을 주더라. 이렇게 몰입하게 된 건 처음이었다. 그날 묘한 기분을 느꼈다."

지호와 제혁의 '접견 로맨스'는 신선했다. 두 사람은 접견실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울고 웃었다. 두 번째 이별을 겪은 것도, 뜨거운 재회를 한 장소도 접견실이다. 두 사람의 과거 회상씬 역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했던 지호와 제혁이기에 유난히 추억도 많았다. 특히 두 사람이 '썸'을 타며 서서히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한 제혁과 지호의 키스신은 보는 이들을 간질간질하게 할 정도로 달달했다.

"저도 그렇고, 해수 오빠도 실제 연인 같은 느낌의 키스신은 처음이었다. 둘 다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조심스러웠다. 처음에는 NG도 많이 났다. 그런데 한번 하고 나니깐 편해졌다. 다음부터는 한번에 OK를 받기도 했다. 점점 편해지더라."



오직 서로만 바라보는 제혁과 지호. 지호의 연애스타일과 실제 자신의 연애스타일이 닮아있다는 정수정은 "지호와 제혁은 서로만 좋아한다. 제혁은 야구와 지호밖에 없다. 지호 역시 자신을 좋아하는 친구를 뒤로 한 채 제혁만을 바라본다. 저도 (연애를 할 때) 진득한 면이 있다. 그런게 공통되는 점이다"라고 털어놨다. 실제 이상형에 대해서는 "소소하게 노는 걸 좋아한다. 제 친구들과 가족들 등 제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제일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다. 그들과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옛날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화가 잘 통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하기도 했다.

평소 정수정은 휴식기에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소수의 친구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탓에 평범한 10대를 보내지 못한 정수정은 매년 쉴 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을 때부터 가족들,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고. 사랑하는 이들과 보내는 소소한 시간들은 외로움 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바쁜 정수정에게 큰 힘이 됐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많이 다녔다. 사실 예전에는 외롭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 지금은 여유가 생겼지만 예전에 그런 것도 못 느꼈다. 틈이 날 때마다 미국에 가서 친구들과 지냈다. 친구들도 저를 보기 위해 한국에 찾아왔다. 새로운 친구들도 잘 안만났다. 그들과는 서로를 위하고, 애틋한게 있다. 친구들이 부족한 마음들을 항상 채워줬다."

어느덧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정수정은 16살에 데뷔해 올해 20대 중반이 됐다. 데뷔 후 그룹 에프엑스 활동 뿐만 아니라 배우로도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정수정은 "어렸을 때부터 계획표를 짜거나 대단한 꿈을 가진 적이 없었다. 모든 걸 자연스럽게 뒀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은 딱히 없다. 사실 저의 미래가 궁금하진 않다.(웃음)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 같다. 미래보다는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과거에 더 관심이 간다. (미래로 가는) 과정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해선 항상 고민한다. 아직까지 답을 못찾은 것 같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거창하고 대단하게 뭔가를 이룬 건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저를 보고 힘을 얻는 팬이 있다는 게 아직도 너무 신기하다. '내가 그런 존재라고?'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이런 건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일이지 않나. 어떤 한 사람에게 중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 이룬 게 있다면 그런게 아닐까 싶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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