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김과장’부터 ‘투깝스’까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봐요” [인터뷰]
입력 2018. 01.23. 15:18:30

김선호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최강 배달꾼’때는 전생에 읍 정도는 구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투깝스’를 하고 나서는 ‘나라를 구했나’ 싶었죠”

지난해 KBS2 ‘김과장’에서 입사 1년차 사원 선상태 역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배우 김선호가 눈 깜짝할 새 지상파 드라마 주연 자리를 꿰찼다. ‘최강 배달꾼’에서는 전직 재벌 3세 오진규 역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하더니 MBC ‘투깝스’에서는 선배 조정석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우수연기상 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연극 무대에서 오랫동안 갈고 닦은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김선호를 만났다. 여전히 ‘투깝스’의 공수창을 연상시키는 장난기 어린 얼굴로 모습을 드러낸 김선호는 작품을 끝낸 소감에 대해 “마음이 허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매일 촬영하고 밤새고 한 시간 자고 공연 하고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 지금 너무 여유가 있다.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바쁜 스케줄이 끝나면 기분 좋고 속이 후련할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내가 좋아하는 선배들, 후배들을 못 만나서 (아쉬운) 생각도 든다”

‘투깝스’는 시청률 면에서도 월화극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무엇보다도 극을 이끌었던 조정석과 김선호의 활약이 가장 빛난 작품이었다. 특히 드라마 출연 경험이 별로 없는 김선호는 능글맞고 까불까불한 공수창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고 ‘2017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과 우수연기상까지 수상했다.

“(반응을) 많이 찾아봤다. 기사를 일일이 찾아본 건 아닌데 전작 피디님들도 뿌듯하다고 기사를 보내주셨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기사를 보면서 뿌듯해하시더라. 많이 지칠 때 힘이 됐다. 이렇게 호평 받을 줄 몰랐다. 정석이 형이 워낙 훌륭한 사람이고 저는 욕만 안 먹어도 잘 끝내는 거다 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행복했다”

김선호가 표현한 공수창은 ‘저게 연기가 아니라 실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그와 잘 어울렸다. 극중 조정석을 귀찮게 하며 장난스럽게 웃는 김선호의 얼굴은 그야말로 공수창 그 자체였다. 실제 김선호는 공수창과 얼마나 닮아있을까.

“(비슷한 점도) 물론 있다. 그런 밝은 얼굴도 저한테서 나온 거니까. 제가 친구들이랑 만날 때 밝고 까부는 면이 많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다른 면도 있다. ‘투깝스’ 하기 전에 나쁜 역할을 한 적이 있었는데 ‘웃는 게 참 무섭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상황에 따라, 시각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한 친구가 ‘너는 네 얼굴에 감사해야 돼. 애매하잖아’라고 얘기하더라. 많은 걸 담을 수 있으니까 행운으로 생각하라더라”


하지만 이토록 찰떡같은 캐스팅이 처음부터 완성된 것은 아니었다. 당초 그는 극중 이호원이 연기했던 독고성혁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으며 출연까지 확정지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보여줬던 공수창 연기가 오현종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결국 단숨에 조연배우에서 주연배우로 뛰어올랐다.

“‘투깝스’는 독고성혁 역으로 오디션을 봤었고 하자는 얘기가 나왔었다. 원래는 ‘최강 배달꾼’ 촬영 막바지여서 오디션을 못 봤다가 감독님이 ‘하도 얘기를 많이 들어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보고 싶었다’고 하셔서 찾아뵀다. 그리고 (나중에) 공수창 역이 필요했었는데 제작사 대표님이 저를 생각해보라고 추천을 해 주셨다더라. 그래서 감독님이 오디션 영상을 다시 돌려보셨다. 오디션 때 여자랑 남자랑 2인 1조로 들어갔는데 서로 도와주는 시스템이었다. 그분(여자)들이 미쓰 봉 연기를 할 때 제가 수창이 역을 해줬다. 그 영상을 보시고 ‘선호가 읽은 수창이만큼 내가 생각한 수창이랑 가까운 사람이 없다. 선호 씨가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하게 됐다. 저한테는 행운이다”

김선호는 연극배우로는 제법 오랜 경력을 가졌지만 드라마 배우로서는 인지도가 낮아 신인과 다름없었다. 그런 그가 ‘김과장’부터 ‘최강 배달꾼’ ‘투깝스’까지 세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저도 궁금해서 물어봤었다. ‘김과장’에서도 왜 저를 선택하셨는지 물어봤는데 멋있게 연기하지 않아서 좋았다고 하시더라. (주변에) 있을법한 평범하고 순수한 호흡이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똑같은 대사를 줘도 때 묻지 않은 게 나와서 좋았다고, 그래서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최강 배달꾼’ 때도 제가 배달꾼 일원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배달꾼들이 껌을 씹을 수 있겠다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껌을 씹고 들어갔다. 그런데 껌을 씹는 척 하는 사람은 있었는데 허락도 없이 오디션 장에 껌을 씹고 오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그런 걸 좋게 봐주신 거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는데 감독님이 ‘쟤는 진규를 해도 참 잘 했겠다’하고 넘어가셨다더라. 그런데 오진규 역이 비게 됐고 저를 따로 불러주셔서 하게 됐다”

이뿐 아니라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난 연극배우 출신 선배들 역시 그에게 든든한 힘이 됐다. ‘김과장’의 김원해, 류혜린부터 ‘투깝스’의 조정석, 박훈, 오의식까지 그는 자신의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들에게 의지하고 배우며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제가 행운이라고 생각한 게 ‘김과장’에서도 연극배우 출신들이 많았다. 그 분들이 없었으면 제가 온전히 이 매체를 테크닉적으로 배우지도 못했을 거고 자신감 있게 연기를 펼치지도 못했을 거다. 그 작품에서도 그렇고 ‘투깝스’에서도 그렇고 형들이 하는 걸 보면서 저도 배워서 제 연기를 펼쳤다”

끝으로 그는 “실제 공수창처럼 영혼이 빠져나올 수 있다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선배들의 촬영 현장을 찾아가고 싶다”는 그 다운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영혼이 돼서 나갈 수 있다면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들 현장에 가고 싶다. 어떻게 생각하고 연기를 하는지 직접 보고 싶다. (이번에도) 정석이 형과 선배들을 통해서 너무 많이 배웠다. 앞으로 제가 좋은 배우로 발전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까 빨리 경험하고 싶고 만나고 싶더라. 내가 마음속에 담고 있는 선배들한테 붙어서 ‘아 이거 이렇게 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했어?’라는 걸 경험해보고 싶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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