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석, 지칠 줄 모르는 연기 중독 “늘어난 주름에 맞는 역할 하고파” [인터뷰]
- 입력 2018. 01.24. 17:09:18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배우 조정석이 ‘투깝스’라는 또 하나의 도전을 마쳤다. 1인 2역 연기에 액션 연기까지 새로운 도전에 과감히 몸을 던진 조정석은 자신의 진가인 코믹 연기를 200% 발휘하며 극을 이끌었으며 ‘투깝스’를 통해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의 진가를 발휘했다.
조정석
지난 22일 조정석이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시크뉴스와 만났다. 지난 3개월 간 MBC 월화드라마 ‘투깝스’의 차동탁으로 쉴 새 없이 달려온 그는 힘들었던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시원섭섭하다. 처음에는 진짜 3개월이 1년 같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금방 지나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었다”
그의 말처럼 ‘투깝스’는 빠듯한 촬영 일정 탓에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었다. 특히 1인 2역을 소화하며 웬만한 신에 모두 등장해야했던 조정석은 부상투혼까지 감행하며 촬영을 이어갔다.
“초반에는 제가 진짜 많이 나왔다. 그냥 힘든 게 아니고 엄청 힘들었다. 액션 장면 찍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찢어졌었다. 최대한 빠르게 치료가 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한의원 가서 봉침을 맞았다. 지금은 완쾌 됐다. 평상시에 운동을 워낙 좋아하고 꾸준히 하는 편이라 현장에서도 운동을 많이 했다. 힘들수록 처지기 싫어서 ‘좀 쉬어야겠다’ 이게 아니라 ‘더 파이팅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했다”
극 중 조정석이 연기한 차동탁은 형사인 동시에 사기꾼 공수창의 영혼이 빙의돼 카리스마와 능글맞은 면모를 넘나드는 독특한 인물이었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은 그를 이 작품으로 이끌었다.
“1인 2역은 배우들이 한번 쯤 꼭 해보고 싶은 연기라고 생각한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많이 안 힘들었냐고 물어보시는데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작품을 시작했기 때문에 안 힘들었다. (제가) 차동탁 역할을 맡은 건데 공수창이 들어와서 빙의가 된 거니까 수창이가 들어왔을 때 제 상상력이 발휘될수록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후반부에 제가 ‘선수 찾으셨죠’ 하면서 손목을 돌린다거나 그런 건 대본에는 없지만 상상력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내가 얼마만큼 인물에 대해 상상을 펼치느냐에 따라 그 꽃이 만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투깝스’는 조정석과 김선호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가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공수창이라는 같은 인물을 동시에 연기해야했던 두 사람은 많은 대화와 고민을 통해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제가 공수창을 맡은 건 아니니까 (김선호의 연기와 비슷해야 한다는) 고민을 했다. 공수창을 맡은 건 김선호이기 때문에 김선호가 연기하는 공수창을 관찰 하고 대화를 많이 했다. 나중에는 서로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해져서 그 대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작품에서의 호흡은 처음이지만 같은 학교 선후배에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에 김선호는 “대학로 배우라면 누구나 조정석 형을 꿈꾼다”며 조정석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자신을 꿈꾸며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후배를 바라보는 조정석의 마음은 어땠을까.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책임감을 느껴야겠더라. 선배님들이 저한테 ‘너를 롤모델로 삼는 후배들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아. 그러니까 파이팅 해’라고 얘기해주셨다. 그 말이 기분 좋으라고 얘기해주시는 게 아니라 더 열심히 해서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지치지 말라는 얘기 같았다. 그 얘기 듣고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뷔 후 이렇다 할 공백기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조정석은 ‘투깝스’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연극 ‘아마데우스’ 준비에 돌입했다. 쉴 틈 없이 달리는 ‘열일 행보’에 지치는 순간이 있을 법도 하지만 7년 만의 연극 복귀를 앞둔 그의 얼굴에서는 지친 기색보다는 설렘이 가득해보였다.
“신기한 게 지난주에 (‘투깝스’) 종방연을 하고 며칠 쉬고 연극 ‘아마데우스’ 연습실을 갔는데 힘든 게 하나도 없이 충전이 됐다. 무대라는 공간이 저에게는 친정이고 고향 같은 공간이다 보니 지금도 쌩쌩하다. 만약 몇 개월을 쉰다고 하면 아플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마데우스’는 살리에르와 모차르트의 이야기가 이루는데 그 색채는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서 후세에도 길이길이 남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 작품에서 모차르트 역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것과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대사 한 마디가, 어쩌면 열등의식에 빠져 인생을 살고 있을 수 있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온 사이 조정석은 어느덧 30대의 끝자락에 서있다. 마지막 30대를 살고 있는 지금, 그가 그리는 40대 조정석은 어떤 모습일까.
“제가 스물아홉 때 서른을 생각 안 했던 것처럼 ‘내가 마흔이 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고 싶지가 않다. 목표는 하나 있다. 마흔이 돼도 쉰이 돼도 제 눈가와 제 이마에 생기는 주름만큼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 배우가 자기 나이에 맞게끔 역할을 맡을 때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주름이 생길수록 ‘어떡하냐’ 이게 아니라 좋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문화창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