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세계’→‘돈꽃’, 1년 차 배우 한소희의 눈부신 성장 [인터뷰]
입력 2018. 01.31. 13:41:35

한소희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대선배 이순재부터 이미숙 장혁 장승조 박세영까지. 쟁쟁한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한소희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이제 데뷔 1년차인 햇병아리 신인 배우이지만 미혼모라는 쉽지 않은 역할을 제법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당당히 주연 군단에 이름을 올렸다. SBS ‘다시 만난 세계’의 조연 배우에서 MBC ‘돈꽃’의 주연 배우까지, 3개월 만에 이룬 그녀의 성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 23일 한소희가 MBC 주말드라마 ‘돈꽃’ 인터뷰를 위해 시크뉴스 본사를 찾았다. 극중 윤서원은 늘 어둡고 우울한 얼굴이었지만 실제 한소희는 제 나이에 어울리는 밝은 미소를 보이며 종영을 앞두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작품이 끝나면 아쉬울 것 같다. 대단하신 선배님들 밑에서 신인인 제가 배우면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어디 있겠나. 심지어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좋은데. 이런 게 앞으로 얼마 안 남았다는 게 서운하고 섭섭하다”

윤서원은 과거 연인이었던 장부천(장승조)의 아이 하정을 낳고 배신감과 복수심으로 장부천의 주위를 맴돌며 위기감을 조성하는 인물이다. 유일한 피붙이인 아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의 위협까지 감수하는 윤서원을 연기하기에 앞서 한소희는 모성애에 공감하려 노력했다.

“서원이라는 캐릭터가 극중 나이가 나모현과 동갑이다. 그런데 신에 들어가면서 (어리게) 조절이 됐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여자가 갖고 있는 모성애는 같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원이를 연기할 때 나이에 제한되는 부분은 없었다. 대신 제가 아이를 낳아본 경험이 없으니까 모성애를 표현하기가 어렵다. 서원이 캐릭터 설정 상 부모님도 없고 세상에 피붙이가 하정이 뿐이다. 그런 거에 중점을 하고 몰입했다. 한소희로서 20대의 삶을 살다가 촬영에 들어가면 버려진 아이의 엄마를 연기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현장에 가면 몰입이 되더라”


윤서원의 캐릭터를 입고 나니 극중 그녀의 감정과 상처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악역이지만 사랑했던 남자에게 버림받고 모든 걸 잃은 윤서원은 극중 가장 불쌍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한소희는 “제가 (장부천을) 먼저 좋아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하며 윤서원에게 느끼는 연민에 대해 밝혔다.

“서원이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다. 애까지 생겼는데. 특히 한강에서 자살하려는 신은 시청자들 눈에는 쇼 한다고 보여 질 수 있다. 그런데 저는 연기할 때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일 것 같았다. 자기 아이가 그 몇 억의 가치 밖에 안 되는 거니까. 그때 카메라가 안 돌아가는데도 많이 울었다. 물도 너무 차가웠고 자기 연민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서원이가 거의 매 신마다 우니까 저도 침울해지더라. 극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을 유지하다보니 실제로도 많이 다운됐다”

이에 윤서원을 마냥 악역처럼 그리고 싶지는 않았다고. 대게 드라마에서 악역은 이해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는 악랄한 인물로 표현되지만 한소희는 시청자들이 윤서원의 악행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랐다.

“캐릭터가 크게 보면 악역이지만 악역처럼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악역이 하는 일들은 악행이긴 하지만 원인이 있다. 서원이한테는 그게 하정이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살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태까지 드라마들을 봤을 때 악역 캐릭터들은 항상 악에 받쳐있지 않나. 소리 지르고 깽판 치고. 서원이는 그저 미련하고 힘도 없다. 재벌가를 상대로 흙수저의 여자가 뭘 할 수 있겠나. 자기 자존심도 다 버리고 재벌가를 상대로 목까지 졸려가면서 버티고 있는 서원이를 원초적 감정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연기했다”

캐릭터 연구 외에도 발음이나 말투, 세세한 부분에서도 윤서원과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현장에서 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긴 하지만 한 신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저 같은 경우는 발음이 좀 문제가 있어서 시간 날 대마다 책 한 권을 소리 내서 읽는다. 서원이 캐릭터는 나이가 많은데 제가 20대 특유의 말투가 많이 있어서 그런 걸 많이 고치려고 했다. 한 신에서만 집중한다고 해서 보여 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생활 습관부터 바꾸려고 노력 한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채우지 못한 부분은 선배들의 도움으로 해결해갔다. 주연 배우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리고 경력도 적은 한소희를 위해 선배 배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고 이러한 선배들의 관심은 한소희의 연기에 피와 살이 됐다.

“신인인 저를 존중하면서 많이 도움을 주신다. 제가 경험이 많이 없다 보니 신에 몰입하는 게 조금 힘들 때가 있다. 웃고 떠들다가 갑자기 확 몰입해서 울고 하는 게 저한테는 넘어야 할 벽이기도 했다. 그런데 계속 신에 몰입을 못 할 때 장혁 선배님이 서원이의 지금 감정에 대해서 해석한 것들을 얘기해주셨다. 그때 감정이 복받쳐 오르더라. 그런 것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감독님 자체도 정말 피곤한 기색 하나도 안 보이시고 항상 촬영장에서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다. 감정의 섬세함 같은 것이 필요한데 제가 그런 걸 못 끌어낼 때 화내지 않으시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편하다”

생애 처음으로 시상식에 참석했던 지난해 연말부터 황금 개띠의 해인 2018년까지, 한소희의 한 해의 끝과 시작에는 ‘돈꽃’이 있었다. 이제 ‘돈꽃’의 윤서원을 보내고 배우 한소희로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그녀는 더욱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며 새해 소망을 전했다.

“이 좋은 기운을 계속 유지하면서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미지보다는 연기력에 초점을 맞춰서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고 싶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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