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읽기] 美 정치인 #MeToo 블랙 동맹, 연두교서 트럼프 향한 메시지 #TimesUp
- 입력 2018. 02.01. 11:32:59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지난 1월 31일 진행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낸시 펠로시(Nancy Pelosi)와 패티 머레이(Patty Murray)를 비롯한 다수의 의원들이 드레스코드를 블랙으로 통일해 지난 7일 ‘제75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에서와 비슷한 블랙 물결이 펼쳐졌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적 이력을 고려할 때 블랙 포멀룩이 영화인들이 참석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의 블랙과 동일한 시각적 주목 효과를 끌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옷을 장식한 ‘그들의 시간은 끝났다’라는 ‘TimesUp’ 문구를 새긴 핀이 다른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 트럼프를 향한 저격 메시지로 강렬한 힘을 발휘했다.
정치인들의 이 같은 ‘블랙 동맹’을 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하기에는 그간 도널드 트럼프가 내뱉은 말들이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도널드 트럼프는 그가 몸을 더듬었다고 폭로한 여성에게 “유명인은 여성을 맘대로 할 수 있다” “끔찍한 여자다. 믿어 달라. 그녀는 나의 첫 선택이 될 수 없다. 맙소사”라고 발언했는가 하면 한 여성 변화사의 모유수유시간 요구에 대해 “모유수유? 역겹고 구역질나고 끔찍하다”라며 여성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여성을 향한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뿐 아니라 인종 문제 역시 이날 중요한 메시지의 하나로 등장했다.
리사 블런트 로케스터(Lisa Blunt Rochester)는 오프라 윈프라가 평생 공로상을 받은 골든 글로브 어워즈 당시 수상 소감에서도 언급된 레시 테일러(Recy Taylor)'를 의미하는 ‘RECY’를 새긴 빨간 핀을 꽂아 흑인 인권과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향한 성추행을 향해 강력한 저항의 메시지를 던졌다.
전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경제대국이자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구심점이기도 한 미국에서 여성이 남성의 성적 공격 대상이 되고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는 상황이 현대 사회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를 통해 공개되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 대통령 연두교서에서 자신들의 저항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사회적 인식 개선 및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으려는 이들의 노력 역시 미국이기에 가능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