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둥 “‘슬기로운 감빵생활’, 더 찍고 싶은 인간적인 드라마” [인터뷰]
- 입력 2018. 02.05. 16:32:17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인정이라고는 없을 것 같던 감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주된 주인공인 재소자뿐 아니라 모두의 인간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특히 재소자들을 감시하는 교도관의 캐릭터 서사까지 살려 배우 강기둥이 맡은 송담당 역할은 조연이라고 설명됐지만 강기둥에게도, 시청자에게도 큰 의미를 남겼다.
케이블TV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은 야구 선수 김제혁(박해수)가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에피소드 드라마. 강기둥은 김제혁이 수감 돼 있는 2상 6방을 관리하는 교도관 송담당으로 분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배우도 많았고 스태프도 많았죠. 그 말은 사람 같은 캐릭터가 많았어요. 보통의 드라마는 인물이 많아지면 몇 인물들은 못 보여주기 마련인데 이번 작품은 많은 인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신경써주고 사람처럼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였죠. 저에겐 더 찍고 싶을 만큼 애정이 큰 작품이에요”
이번 드라마에 합류하기 전 강기둥은 소지(이훈진), 유한양(이규형), 송담당 캐릭터의 대본을 읽었다. 말이 빠르고 많은 송담당의 역할에 강기둥이 제격이라고 판단한 신원호 PD는 그에게 “목소리 톤이 좋다”고 칭찬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맡았던 달봉도 말이 빨랐어요. 그런데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감독님의 디렉팅 없이 그냥 제가 어려운 대사들이 많지만 유려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말을 빨리했죠. 이번 송담당의 경우에는 캐릭터 자체가 말이 빠르고 ‘투 머치 토커’를 의도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빨라지는 케이스였어요. 외우기 힘든 것 보다 시간은 짧고 말은 빨리 해야 해서 리듬을 타야했어요. 대본 숙지는 앉아서 하고 대사를 체화하려고 할 땐 이어폰 꼽고 걸어 다니면서 전화하는 척 대본 연습했어요”
그는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팽부장(정웅인)을 뒷담화하고 있는 교도관들에게 송담당이 한 소리 하는 순간을 꼽았다. 팽부장은 과거 교도소 내 화제로 많은 수용자가 사망했던 사고를 트라우마로 지니고 있었고 서부교도소에서 화재 사이렌이 울리자 또 같은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판단으로 감방의 문을 다 열어버렸다. 이에 후배 교도관들은 당시 팽부장의 모습을 희화화 하며 웃어넘겼고 이를 듣던 송담당은 화를 내며 제지했다.
“송담당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고 그 설명으로 인해 송담당도, 팽부장도 인물이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장면을 써준 작가님에게 감사했고 찍어준 감독님에게도 감사했죠. 하면서도 설레고 떨리면서 찍었던 기억이 있어요”
이와 함께 평소에도 친분을 유지해오던 김경남과의 촬영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극 중 고아였던 송담당은 보호자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이준호(정경호)에게 부탁했고 이준호는 김제희(임화영)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동생 이준돌(김경남)에게 넘기고 간 장면이었다.
“수면마취에서 깨어난 제가 이준돌에게 ‘누구세요’ ‘누구시라 그랬죠’ 얘기하고 자는 게 끝이었어요. 그런데 외로움이 있었던 송담당이 이준돌의 손을 안 놔주고 꼭 잡는 애드리브를 했어요. 편하니 장난도 칠 수 있고 서로 그런 캐릭터여서 재밌게 촬영했었죠.”
그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캐릭터를 준 신원호 PD에게 특별히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안재홍이 “신원호PD 믿고 따라가면 될 거다”라고 얘기를 해줬었고 타인에게 기대를 안 하는 성격인 강기둥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신원호 감독님의 작품은 저 같은 신인배우 입장에선 당연히 함께 하고 싶죠. PD님 작품은 워낙 흥밋거리가 있고 좋다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어요. 저 말고 다른 배우들도 그렇겠지만 감사했어요. 안재홍 형에게 신원호 PD님 작품에 들어간다고 말하곤 역할이 하도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할 일이 많이 없지 않겠나 싶었어요. 그런데 안재홍 형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신원호 PD님이 알아서 잘 해 줄 거다’라고 말하더군요. 형의 말처럼 기대 이상이에요. 제작진들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라고 봐요. 기존의 시리즈가 아니잖아요.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오고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굉장히 안도했죠”
강기둥에게 2017년은 새 소속사를 만났고, 드라마 ‘내일 그대와’부터 ‘쌈, 마이웨이’ ‘슬기로운 감빵생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까지 정신없이 달렸던 해였다. 때문에 건강을 챙기지 못 했다고. 2018년은 건강도 챙기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작품마다 종영하고 난 뒤 느끼는 감정이 달라요. 이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좀 더 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1,2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제가 그렇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끝나는 미덕이 있어야 기억에서 자리 잡는 시간도 있으니까 인정하고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려고 해요. 차기작이 아직 정해지진 않았어요. 매체든 뮤지컬이든 좋은 작품에 괜찮은 역할이었으면 하죠. 이번 작품으로 대본이 조금씩 들어오곤 있지만 더 연락 주셔도 괜찮아요.(웃음) 시청자분들에겐,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보이거나 모습을 비추게 된다면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자주 뵀으면 좋겠어요(웃음)”
[김지영 기자 news@fashsionmk.co.kr / 사진= 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