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의 아이콘 정혜성, ‘의문의 일승’으로 치유 받다 [인터뷰①]
- 입력 2018. 02.09. 17:53:41
- [시크뉴스 홍혜민 기자] “시간이 안 갈 줄 알았는데, 정신 차려보니 20부를 찍고 있더라고요.(웃음)”
2009년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데뷔한 정혜성이 약 8년 만에 ‘의문의 일승’으로 주연 신고식을 마쳤다. 드라마 종영 이후 시크뉴스와 만난 정혜성은 “배운게 너무 많은 작품”이라는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처음으로 큰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안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더라고요.(웃음) 정신 차려보니 20부를 찍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아쉬움도 많았는데 종영하고 나니까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배운 게 너무 많아서 다음 작품이 기대돼요. 워낙 이번 작품에 선배님들께서 많으셨던 덕분에 연기적으로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었거든요.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던 암수대의 김희원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인품이 정말... 항상 늘 일찍 나오시고, 준비되어 있으시고, 사람을 진심으로 대해주시더라고요. 후배들에게도 더 베풀어주시려 하고, 맞춰주시고. 항상 선배님께서 ‘진진영이 살아야지 이 드라마가 산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면서 ‘내가 바꿔서 맞춰줄게’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간 ‘주연’ 타이틀을 달고 몇 작품을 거쳐 왔던 그녀지만, ‘의문의 일승’은 그 중에서도 가장 비중 있는 캐릭터였다. 그만큼 정혜성에게 이번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의미는 더욱 컸다.
“제 연기 인생을 300부작의 드라마라고 생각했을 때, 진영이는 30초짜리 예고편을 찍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이제 본편으로 넘어갈 수 있게끔, 저에게 동력을 준 캐릭터죠. 시작을 조금 더 힘 있게 할 수 있게 도와준 인물이랄까요. (작품 자체는 어떤 의미?) 치유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함께 작품을 했던 모든 분들을 통해서 진심이 통하니까 각자 할 일만 하고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인격적이고 즐거운 촬영 현장이 됐었거든요. 내 것만 하고 빨리 빨리 진행되는 게 드라마인데, 그 바쁨 속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가면서 촬영을 했었어요. 그 덕분에 그간 많았던 걱정들이 치유 됐었죠.”
작품의 의미를 ‘치유’라 표현한 정혜성. 늘 해맑고 밝아 보였던 정혜성이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굳어진 이미지는 배우인 그녀에게 그간 치명적인 고민이었다.
“제가 크게 부각되어 보였던 작품들이 다 제가 러블리 한 역할을 맡았을 때였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었죠. 많은 감독님들께서 ‘러블리 한 것만 할 수 있는게 정혜성’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전작인 ‘맨홀’과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아예 다른 부분들을 꺼낼 수 있었고 치유를 받을 수 있었어요. 감독님께서 저를 많이 믿어주셨거든요. 불안하실 수도 있고, 요구사항이 많았을 수도 있는데 오히려 편안하게 뛰어놀 수 있게끔 명확한 디렉션을 주셔서 편했고 좋았어요. ‘나는 러블리 한 것만 할 수 있나’하는 불안함들이 깨지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시종일관 작품에 대한 감사함을 드러내던 정혜성은 진진영 캐릭터를 그리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묻는 질문에도 본인이 아닌 함께 했던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대본을 받고 리딩을 한 뒤 바로 촬영이 들어갔었어요. 그래서 준비 기간 등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다소 적었는데, 그래서 전체 리딩을 하는 날까지 ‘어떻게 해 나가야 할까’하는 걱정 때문에 잠을 거의 못 잤어요. 그런데 선배님들께서 워낙 잘 해주시고 연륜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제가 크게 할 게 없었어요. 제 캐릭터 그대로 존재만 하고 있어도 다른 선배님들이 너무 잘 채워주셔서 촬영 할 때 부담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처럼 정혜성에게 많은 의미를 가진 ‘의문의 일승’이었지만, 타이틀에서부터 느껴지듯 드라마의 전개는 대부분 ‘오일승’ 역의 윤균상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덕분에 이번 드라마는 ‘윤균상의 첫 원 톱 드라마’로 불렸고, 초점 역시 윤균상에게 집중된 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이야기에 정혜성은 초연하고 담담한 대답을 꺼냈다.
“사실 저희 드라마 자체가 ‘의문의 일승’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오일승 역의 균상 오빠를 중심으로 한 ‘원 톱 드라마’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에요. 그럼에도 저는 이번 작품에 진영이가 없었다면 맹맹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소스가 없는 라면이었을거고, 앙꼬 없는 찐빵이었을 것 같거든요.(웃음) 밖에서 봤을 때는 균상오빠의 캐리라고 할 수 있지만, 선배님들과 선생님들이 가득 채워준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그 분들의 연기력이 있었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균상 오빠 하나 만으로 이뤄진 드라마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의문의 일승’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 등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시청률 돌파에 끝내 성공하지 못하며 9.0%의 시청률로 극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회 시청률이었던 9.0%가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작품의 퀄리티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는 전작인 ‘맨홀’에 이어 또 한 번 정혜성에게 아쉬움을 남기지 않았을까 했지만 정혜성의 대답은 달랐다.
“개인적으로 시청률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시청률만 놓고 보자면 전작인 ‘맨홀’에 비해서 이번 작품은 무려 아홉 배가 뛴 거에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대만족이었어요. 선배님들께서도 아쉽다고나 실망스럽다고는 하지 않으셨어요. 다들 재미있게 촬영했고, ‘결국은 사람이 남으면 되는 거다’ 이런 식이었죠. 크게 시청률이 아쉽다던지 분위기가 안 좋진 않았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홍혜민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