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 정우 “배우 몫 큰 작품, 故김주혁 출연에 용기 얻었다” [인터뷰]
입력 2018. 02.12. 15:33:24

정우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영화 ‘흥부’를 이야기하는 배우 정우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다. 1년 만에 영화 개봉을 앞둔 설렘보다는 함께 작품을 보지 못한 동료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극 중 흥부(정우)가 조혁(故김주혁)을 만나 많은 것을 깨우치고 변했듯이 故김주혁이 남기고 간 ‘흥부’는 정우에게 작품 그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지난 6일 서울시 중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정우가 시크뉴스와 만나 ‘흥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작품으로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한 정우는 ‘흥부’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쳤다고 고백했다.

“(출연 제안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었다. 배우로서 도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나리오였고 배우의 몫이 되게 큰 작품이었다. 사실 (故김주혁) 선배님이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서 선택했다”

사극 연기가 처음이었지만 기존의 캐릭터와는 다른 신선함을 추구하고자했던 정우는 사극과 현대극의 경계를 오가는 듯한 말투와 행동 등으로 좀 더 자유롭고 친숙한 느낌의 흥부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초중반까지는 캐릭터 자체가 낯설지 않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반 이후에는 극이 진지해지면서 그때는 극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톤을 (다르게) 잡으려고 했던 것 같다”

조선 최고의 천재 작가인 흥부가 글을 쓰는 자세에서도 정우만의 색깔이 묻어났다.

“정자세로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흥부라면 이 자세가 맞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래서 한 쪽 다리를 올리기도 하고 자세를 비뚤게 앉기도 했다. 그게 흥부가 글을 쓰는 자세와 맞을 것 같았다. 현장에서 연기를 하다 보면 마음이 편한 자세가 나오기도 한다. (‘흥부’에서는) 그 자세가 딱 편했다”


겉으로 보여지는 연기뿐 아니라 극을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흥부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것이 정우에게는 가장 큰 과제였다. ‘흥부’는 정우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작품이었고 이에 그는 촬영 도중에 자신의 바닥을 느끼기도 했다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어려운 작품이었다. 시나리오 봤을 때 보통 ‘이 촬영은 어느 정도의 힘듦이 있을 것이다’ 하는 상상을 한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어려웠던 부부들이 있었다. 흥부 캐릭터가 워낙 우여곡절이 많은 캐릭터고 놀부 형에 대한 그리움으로 감정을 시작하다보니 영화 자체에 대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어릴 적 헤어진 놀부 형(진구)과의 감정을 쌓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실제로는 친한 친구 사이인 진구와 단 몇 신만으로 애틋한 형제애를 그려내야 했기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그 감정을 많이 쌓기 위해 개인적으로 마음가짐을 달리 하려고 했다. 더군다나 진구 씨 같은 경우는 친한 친구라서 그 감정이 좀 더 증폭되지 않았나 싶다. 저도 시나리오 보면서는 ‘현장 가면 할 수 있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분량이 짧아서) 감정을 잡기가 더 어렵더라”

10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주인공의 극적인 감정 변화를 따라가는 것은 배우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정우는 그 안에서도 흥부를 변화시킨 뚜렷한 명분이 존재한다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감정선을 따라가시다 보면 명분은 정확히 있다.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을 때는 잘 모르다가 없을 때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되는 거다. 흥부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라져버리면서 심적으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정우는 밝은 표정으로 영화를 설명하다가도 故김주혁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특히 작품 속 조혁과 흥부의 관계는 실제 故김주혁과 정우의 관계와도 비슷해 애틋한 마음은 더욱 커졌다.

“조혁이 흥부에게 하는 대사들이 (故김주혁) 선배님이 저한테 하는 이야기 같았다. 되게 혼란스럽더라. 완성본을 맨 정신으로 보기 힘들었다. 단순히 영화적으로만 집중해서 보기가 쉽지는 않았다”

故김주혁을 생각하면 ‘흥부’는 한없이 슬프고 안타까운 작품이지만 극중 그가 연기한 조혁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이면 세상이 변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꿈을 꾸는 자들을 위한 영화 ‘흥부’의 주인공인 정우의 꿈은 뭘까.

“예전부터 늘 똑같다. 행복하게 사는 거다. 행복의 기준은 만족하고 감사하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지 행복일까?’가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도 감사함을 느끼는 게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좋은 상황이어도 제가 만족하지 못하면 끝이 없다. 그런 마음을 먹으려고 계속 다짐하고 노력한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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