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SPOT] 디젤 ‘셀프 짝퉁, 데이즐’, 유스컬처 반항기 “이 쯤은 돼야”
입력 2018. 02.13. 13:38:28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기성세대의 권위적 ‘폼’에 반기를 들며 하위문화에서 지신들만의 ‘폼 나는 세계’를 쌓아가는 유스컬처가 기성 브랜드들의 ‘오리지널리티’ 개념을 뒤엎고 있다.

‘짝퉁 강박증’이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가품 색출로 골머리를 앓던 유명 브랜드가 스스로 ‘짝퉁 시장’에 나서며 유스컬처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디젤(DIESEL)은 ‘뉴욕패션위크 2018 FW’가 한창인 미국 뉴욕 거리 한 복판에 영어 철자를 뒤바꾼 ‘데이즐(DEISEL)’을 레이블로 내건 ‘셀프 짝퉁’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오픈했다.

정확한 운영 일정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브랜드 관계자는 뉴욕패션위크 기간 중인 지난 5일부터 오는 16일까지는 판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13일(현지 시각)부터 온라인 판매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짝퉁 로고 ‘데이즐(DEISEL)’이 진품 디젤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패피들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오리지널리티 사수에 여념 없는 여느 브랜드와 다른 노선을 취한 디젤은 뉴욕에서 짝퉁 제품 거리로 유명한 커넬 가(Canal Street)를 판매 장소로 설정했다. 이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판매까지 짝퉁 거리의 매장들과 동일한 방식을 취해 소비자들이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짝퉁과의 동일시 전략을 취했다.

따라서 디젤의 리미티드 에디션임을 모르고 구매하는 아이템이 디젤 디자인팀이 제작한 레어템(rare item, 희귀템)이라는 사실은 소비자들에게는 의외의 이득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한편으로 자신들이 만든 브랜드 귄위를 무너뜨림으로서 브랜드 허상을 드러내는 내부 고발자 방식이 패션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게 한다.

브랜드 관계자는 가격대 역시 주변에 판매되는 짝퉁 판매가에 준하는 가격대가 설정될 것이라고 밝혀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디젤은 이처럼 ‘진짜 짝퉁’인 것처럼 소비자와 접점을 이룸으로써 브랜드의 ‘탈 권위’에 시동을 걸었다.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브랜드의 권위 의식을 내던진 데이즐은 오히려 역발상으로 브랜드 오리지널리티 강화라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디젤은 자신의 이 같은 실험적 시도를 영상으로 녹화해 진품과 가품의 혼돈, 리미티드 에디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 등 소비 시장의 민낯을 생생하게 담아낸다고 밝혀 이번 프로젝트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디젤 제공, 디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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