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VIEW] 이윤택·고은·이현주·안태근, 사회 각 분야로 퍼지는 '미투 운동', 당사자 행보는?
- 입력 2018. 02.19. 09:37:11
- [시크뉴스 안예랑 기자]'나도 그렇다', 성범죄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가 각 분야 내에 있던 성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탓에 법적인 처벌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미투(MeToo)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향후 행보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지난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미투 운동'의 일환으로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폭로 직후 이윤택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는 말을 극단을 통해 전한 뒤 예정되어 있던 공연을 모두 중단, 잠정적인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피해자들이 연이어 ‘미투 운동’에 동참하며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피해자가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극계의 거장으로 존경 받으며 활동해왔던 이윤택에 대한 비판과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이에 17일 한국극작가협회에서는 극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윤택을 회원에서 제명했다고 발표했다. 여성연극협회는 더 나아가 이윤택의 연극계 영구 제명과 수상 내역 취소, 사법적 절차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커지자 이윤택은 오늘(19일) 공개 사과를 하겠다고 밝히며 기자 회견을 열었다.
고은 시인은 지난해 공개된 최영미 시인의 작품 ‘괴물’ 속에서 성추행을 일삼는 원로 시인 ‘En 선생’으로 지목 당했다. 해당 작품 내에는 문단 내 성폭력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지난 6일 최영미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직접 문단 내에서 행해지고 있는 성폭력 문제에 대해 입을 열기도 했다.
고은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후배를 격려하기 위해 한 행동이 오늘날의 행동에 비추어졌을 때 ‘성희롱’이라고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는 식의 모호한 사과를 한 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은은 18일 고은재단을 통해 “더 이상 수원시에 누가 되길 원치 않는다”며 작품 활동을 지원했던 수원시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고은 측은 "이주는 성추문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덧붙이며 선을 그었다.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해서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이른 시일 내에 소환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에 8년 전 안 전 법무부 장관에게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으며 이후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연휴 직전까지 참고인 진술과 서지현 검사의 인사 기록 등을 확보했다. 그러나 성추행 행위 자체의 공소 시효가 지난 상황이기 때문에 조사단은 서 검사의 인사에 불이익을 줬는지 여부에 집중해 ‘직권 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미투 운동’으로 지목된 가해자 중에서는 법적인 판결을 받은 사람도 있다. 영화 ‘연애담’ 이현주 감독은 지난 2015년 지인을 성폭행 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2월 피해자 A씨는 SNS를 통해 이현주 감독에게 당한 성폭행 사실을 폭로했고, 이현주 감독의 반성 없는 행보를 비판했다. 이미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이 감독은 A씨의 폭로 이후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현주 감독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투 운동'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윤리적 책임을 묻는 선에서 마무리 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또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될 '미투 운동'에 대중들의 높은 관심이 동반돼 진위 여부가 확실하게 가려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시크뉴스DB, 뉴시스, 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