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꽃’ 박세영, 가장 밑바닥에서 만난 ‘인생작’ [인터뷰]
입력 2018. 02.22. 13:50:12

박세영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돈꽃’은 저에게 인생이 뭔지를 가르쳐 준 작품이에요. 한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은 모든 감정들을 다 보여줬죠”

배우 박세영이 연기한 MBC 주말드라마 ‘돈꽃’의 나모현은 돈과 권력에 눈 먼 이들에게 희생된 가여운 인물이었다. 박세영은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을 망가뜨리는 현실 속에서 변화하는 나모현을 세밀한 감정으로 그려냈다. 인생의 큰 위기 속에서 성장해가는 나모현처럼, 박세영 역시 ‘돈꽃’을 통해 배우로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 ‘돈꽃’이 종영한 후 서울시 강남구 모처에서 박세영이 시크뉴스와 만났다. 매주 토요일이 ‘돈꽃’ 데이였다는 그녀는 차츰 작품과의 이별을 실감하고 있다고.

“토요일에 방송을 안 하니까 (종영한 걸) 조금은 알겠더라. 토요일에 쇼트트랙 경기를 보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아 이제 정말 끝났구나’ 생각이 들었다. 떠나보내기 아쉬운 작품이다. 너무 잘 마쳐서 기분은 좋지만 잡고 싶은 기분이다”

첫 방송 당시 10%대의 시청률로 시작한 ‘돈꽃’은 마지막 회에서 2배가 넘는 23.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MBC 총파업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방송을 시작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돈꽃’은 좋은 성적과 시청자의 호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우들도 작품을 하면서 점점 캐릭터 화 되고 작품에 빠지게 되는데 시청자분들도 같이 그렇게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뭐야, 이런 드라마가 있어?’ 하시면서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가 3, 4회 들어가면서 드라마에 빠지시고 재미를 느끼시게 된 것 같다. 함께하는 분들이 많아서 든든했다. 처음부터 20%가 나올 거라는 기대는 안 했지만 열심히 만들었고 ‘이 작품 진짜 괜찮아요’라고 자랑하듯이 보여줄 만 했다고 생각한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 분들이 조화를 잘 이뤘고 합이 잘 맞았다. 다들 잘 될 것 같다는 기대를 하면서 시작했다”


‘돈꽃’은 대본 자체가 워낙 탄탄했지만 박세영은 그 중에서도 나모현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꼈다. 감정에 솔직하고 나약한 인물이 아닌,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차분한 모습으로 반격을 준비하는 나모현의 강인함은 박세영이 ‘돈꽃’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작가님이 써주신 모현이가 너무 좋았다. 나약하고 일차원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나모현의) 섬세한 감정들을 내면 깊이 표현해주시고 만져주셔서 이렇게 멋지고 강인한 여자가 태어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했다. 그 전에 제가 맡아왔던 캐릭터들은 마치 말란, 국환, 부천처럼 권력과 돈에 자연스럽게 자라왔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나모현은) 전혀 상반된 캐릭터다. 돈과 권력에 맞서 싸우고 늪에 빠지면서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이어서 너무 좋았다”

하지만 매력이 큰 만큼 어려움도 많은 캐릭터였다. 나모현은 후반부로 갈수록 몰랐던 진실을 한꺼번에 알게 되고 이에 대한 감정의 변화도 컸다. 주인공으로서 많은 부담을 느꼈을 박세영은 김희원 감독과 선배 배우들에게 의지하며 작품을 이끌어 갔다.

“감독님도 ‘너무 힘들 거다’라고 말씀하셨다. 가장 굴곡이 많고 변화가 많은 캐릭터다. 감독님이 제가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보통 배우들이 각자 역할만 제대로 하고 소통과 조화 없이 작품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돈꽃’은 (배우들의) 조화가 딱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배우들이 상대방을 위해 연기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박세영은 ‘돈꽃’을 통해 또 하나의 인생작을 만들었다는 호평을 얻었다. 박세영 역시 이에 공감했다. 하지만 ‘돈꽃’이 인생작이라고 느꼈던 때는 그녀가 선배 배우들 가운데서 자신의 바닥을 경험한 순간이었다.

“모든 작품이 저한테 많은 공부가 된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좋은 평을 많이 듣긴 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밑바닥을 쳤다. 선생님들과 감독님이 열정이 대단하시다. 그런 분들 앞에 서니까 내가 이만큼 열심히 해도 조금밖에 안 되더라. 그만큼 많이 배웠다.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연기가 이렇게 대단하다는 걸 느낀 게 처음이었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이런 고민을 하는 수준을 떠나서 그런 것들을 경험하게 된 돼서 저한테는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지난 2016년 종영한 ‘내 딸 금사월’부터 ‘돈꽃’까지, 박세영은 유독 MBC 주말드라마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악역부터 비운의 여주인공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흡수해내며 차세대 ‘주말 드라마 퀸’의 면모를 보였다. 박세영은 이 역시 함께했던 선배 배우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2015년 가을부터 2016년 봄까지 ‘내 딸 금사월’을 했다. 주말드라마는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선생님들이 많이 나오셔서 기둥이 되어 주신다. 그래서 젊은 연기자들이 든든한 마음으로 연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주말드라마가 힘을 받았던 것 같다. 그때도 배우들끼리 좋았다. 한 명이 잘해서 작품이 잘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그 작품의 조화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시청자들도 알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는 발 하나 살짝 올린 거다(웃음)”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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