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설진 "10년 후? 사춘기 딸·아들과 티격태격하며 지내겠죠"[인터뷰②]
- 입력 2018. 02.23. 17:53:56
- [시크뉴스 박수정 기자] '흑기사' 종영 후 김설진은 무용가로 돌아가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공연을 앞둔 그는 매일 오전엔 공연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다. 김설진은 오는 27일 세중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故 작곡가 이영훈의 10주기 헌정 공연에 함께한다. 이어 오는 3월 2일 강릉아트센터 무대에 올라 ‘볼레로 만들기'로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바쁜 와중에도 그는 틈틈이 가족들과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케줄이 없는 날엔 남편으로, 8살 딸과 4살 아들을 둔 두 아이의 아빠로 돌아가 바쁜 스타의 삶을 잠시 내려놓는다. 아이들과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느냐고 묻자 김설진은 "되게 많다"며 한참동안 이야기 꽃을 피웠다.
"아이들과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보내요.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직접 만들죠. '정글짐 게임', '감옥 게임' 등이 있어요. '정글짐 게임'은 제가 어떤 포즈를 취하면 아이들은 클라이밍을 하는 게임이에요.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죠. '감옥 게임'은 제가 아이들을 안고 그 상태로 굳어버리면 아이들이 그 공간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게임입니다. 감옥에서 탈옥을 하는 게임이라고 해야할까요(웃음). 이외에도 그림을 번갈아가면서 그리면서 연상되는 것들을 공유하기도 하고, 한문장씩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놀이를 하기도 해요."
'종합예술인' 답게 김설진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놀이는 독특하고 흥미로웠다. 그 중 '공룡알 게임'에 얽힌 '웃픈' 에피소드는 듣는 내내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공룡알을 부활시키는 놀이인데 '공룡알 게임'이라고 불러요. 이불 안에서 제가 공룡알이 되어서 누워 있는거죠. 아이들이 공룡알이 된 저를 품어주기도 하고,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해요. 그 이불 안에서 저는 실제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어요. 스케줄 때문에 잠을 못잔 날에 간혹 이 게임을 하곤 했어요. 요즘에는 아이들이 '공룡알 게임'을 잘 안해주더라고요(웃음)"
이어 그는 "제 아이라 그런지 특별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딸, 아들 자랑을 늘어놓는 모습은 영락없는 두 아이의 아빠였다.
"음악적 재능은 둘 다 있는 것 같아요. 첫째는 유연하고 음악성이 뛰어나고, 둘째 아이는 박자감각이 좋고 캐치하는 게 빨라요.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저와 비슷한 일을 (무조건적으로) 시킬 생각은 없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만약에 저와 비슷한 일을 한다고 한다면 '그 일이 진짜 좋아?'라고 물어보는 정도만 관여하고 싶어요. (아이들의 직업이나 꿈으로) 대리만족하고 싶지는 않아요"
무용수, 배우, 연출가, 작가 등 김설진의 직업은 다양하다. 지금 이룬 것들, 하고 있는 일들은 모두 10대에 이루고 싶었던 목표였단다.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은 제가 중학교 때 썼던 글에 적혀있던 것들입니다. (목표로 삼았던 것들) 대부분을 다 이뤘어요. (메모한대로) 다 이루게 돼서 무섭기도 하고, 좋기도 하네요. (웃음) 항상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요. 하나를 이루면 그 빈칸에 다른 소망을 적어요. 과거에 적었던 목표들이 포괄적이었다면 지금은 굉장히 구체적으로 바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도 있지만 저의 가족, 동료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도 적기 시작했어요."
2018년에도 김설진은 지금처럼 버컷리스트를 하나 둘 지워나가며 힘차게 달려갈 예정이다. '흑기사'로 첫 신고식을 치른 신인배우 김설진은 "어떤 역할이든 다 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0년 후엔 어떤 모습일 것 같냐는 마지막 물음엔 "그때는 마흔 여덟살이 되어 있겠네요"라고 웃은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아요. 사춘기인 아이들과 티격태격하고 있겠죠?(웃음) 배우라는 일엔 있어서는 10년 후 쯤에는 누군가가 '김설진이 예전에 했던 역할 중엔 승구도 있었지'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남은 인생의 최종 목표와 꿈을 묻는다면 '웰 다잉'(Well-dying)'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훗날에 저의 흔적들이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긍정적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그런 좋은 흔적들을 쌓아나가고 싶습니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