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신스틸러] ‘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 ‘레드 트렌치코트’, 제복 패티쉬→자살 기억→동침 제안
- 입력 2018. 02.27. 09:30:33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키스 먼저 할까요?’가 안순진이 잊고 싶었던 가장 아팠던 과거를 다시 기억해녀면서 손무한이 그녀를 바라보는 애잔한 눈빛의 이유가 밝혀졌다.
SBS '키스 먼저 할까요?'
안순진(김선아)은 스튜어디스 유니폼을 입은 자신에게서 눈을 때지 못하는 손무한(감우성)을 제복 패티쉬가 있는 변태로 오해했다. 그의 200억 자산으로 편하게 살겠다는 서툰 욕망으로 그 주변을 맴돌던 안순진은 자신을 기억해내라는 손무한의 한 마디에 결국 그를 기억해내고 사무실 앞을 찾아갔다.
“많아요? 지운 기억이. 오늘은 어떤데요. 지울 거예요?”라며 안쓰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손무한에게 안순진은 “글쎄요. 지금까진 그런데. 오늘이 끝나봐야 알 거 같은데요. 같이 할래요? 뭐든 그날처럼”이라며 과거 불안해보였던 자신을 따라 다니며 끝까지 지켜준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비행 중 버릇없는 10대 승객으로 인해 결국 회사에서 파면당한 안순진은 “안하던 짓만 해볼래요? 오늘 우리”라며 그를 타투숍으로 데리고 갔다.
타투를 하기 위해 내민 손목에 손무한이 그토록 그녀와 거리를 두려했던 기억의 실체가 남아있었다. 당시 동물원에서 자살하기 위해 손목을 그은 안순진은 그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돼 다시 희망 없는 현실을 살아내 왔다.
서로의 팔목에 ‘오늘만 살자’ 문구를 새긴 이들은 안 해본 짓을 시도했다. 늘 차만 마시던 손무한은 안순진의 요구대로 술을 마시고, 안순진은 그에게 “잘래요? 같이”라며 동침을 제안했다.
피빨강 트렌치코트는 그녀의 아픔을 꽁꽁 싸맸던 상징적 키워드다. 첫사랑 남편의 배신은 그와 함께 했던 과거를 송두리째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고 상처를 애써 감춘 도구가 유니폼인 트렌치코트였다.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아픈 기억 속에 함께 존재하는 손무한 역시 트렌치코트로 가리고 싶었던 상처였다.
‘리얼 어른 멜로’라는 단어에서 자극적인 요소를 기대했던 이들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리얼 어른 멜로에 걸맞게 ‘키스 먼저 할까요?’는 40대들이 안고 있는 태생적 상처와 오랜 세월에 무게로 상처를 끌어안고 살 수 밖에 없는 지친 현실을 공감 어리게 담아내 매회가 깊은 아릿함을 남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SBS ‘키스 먼저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