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큐의 음악, 엑소·레드벨벳·보아 뒤에서 숨겨둔 이야기 [인터뷰]
입력 2018. 03.05. 13:44:10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삶이란 게 그런 거죠. 위에 있으면 내려가기 싫어서 힘들고. 아래 있으면 현실이 힘들고. 삶 자체가 쉽지가 않아요. 누구에게나”

엑소 레드벨벳 보아 등 많은 아이돌 가수의 가사를 작업한 스타작사가 제이큐(JQ·본명 이재광)의 이력은 화려하다. 제이큐는 지난해 엑소의 ‘Ko Ko Bop’ ‘Power’, 소녀시대의 ‘Holiday’, 태연의 ’Fire‘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겼다. 그리고 올해 레드벨벳의 ’BAD BOY‘ 보아의 ’내가 돌아(NEGA DOLA)‘ 등 타이틀곡을 연이어 쓰며 상승 기류를 이어갔다.

제이큐는 현업 작사가 가운데 가장 많은 저작권료를 받는 작가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최근 아이돌신에서 ‘가장 잘나가는 작사가’라는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그런 그가 유명 가수들의 뒤에 숨겨졌던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냈다. 그 누구를 위한 노래가 아닌 자신과 팬들을 위한 앨범 ‘Journey 1.0’를 지난달 13일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이번 앨범 ‘Journey 1.0’의 타이틀곡 ‘Airplane Mode‘은 작사가 겸 래퍼로써 자신의 솔직 담백한 심경을 담은 곡이다. 제이큐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말 그의 솔직한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를 위한 음악

이번 타이틀곡 ‘Airplane Mode‘의 가사는 작사가 제이큐가 그동안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솔직하게 녹여낸 곡이다. 자서전에 가까운 담백한 가사는 인간 이재광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

“이번 활동 앨범 ‘에어플레인 모드’는 거의 처음으로 피처링 없이 진행했다. 사실 내가 누구보다도 피처링 의존 가수 중에 한명인데.(웃음) 조금이라도 음원 수익이 나고 들어야 하니까. 늘 앨범을 낼 때 누가 해줄 수 있나를 고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많이 안 듣고 나 좋아하는 사람이 몇 명만 듣더라도 ‘피처링 없이 해보자’한 거다. 이번 앨범은 순위권이 목적이 아니고 스스로를 기념하고 싶었다”

타이틀곡을 제외한 나머지 수록곡들은 그동안의 싱글의 곡들을 함께 담았다. 피처링진에 평소 그와 친분이 있는 가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노을의 강균성, V.O.S의 박지헌, 레이디 제인, 써니힐의 주비, 한소아, 이예준, 정환, G.Tiger, JD 등이 참여했다.

“내 음악은 내 색깔이 드러나기보단 피처링에 어울리게 곡을 쓴다. 여기서 내 음악 인생이 드러난다. 내 위주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맞추는 거다. 그동안 배려의 아이콘으로 활동해왔다. 내 의를 드러내기 보다는 상대방에게 맞춰주는(웃음) 내 색깔이 들어간 건 ‘에어플레인 모드’가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 가장 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정상


‘난 몰라 목적지/ 계속 비행할지/ 빨간 날 위에 새까맣게/ 칠해버린 날들/ 내가 뛰어 지켜야지/ 내 사람들/ 쉬엄쉬엄하라고/ 그럼 사라질 것 같아서 no/ 천천히 가라고/ 그럼 놓쳐버릴까 봐서 또/ 독한 걸 수도 있지’-‘Airplane Mode’ 중

“휴일 없이 지내다가 꿈꾸던 히트곡이 나왔다. 너무 행복하고 모든 세상이 내 것 같을 줄 알았는데 막상 그렇게 되니까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관심을 못 받다가 큰 관심을 가져주니까 솔직히 무서웠다. ‘이게 금방 사라지면 어쩌지?’하는 마음. 이 곡은 원래 신나는 곡인데 리뷰를 보면 ‘너무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말이 많다. 내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에 내가 위로를 받았다. 난 그냥 솔직하게 표현했는데 누군가는 위로를 받는구나 하고. 그게 되게 감사하다”

제이큐는 곡명에서도 연상할 수 있듯이 ‘상승기류’를 탔다. 그런 그에게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계는 어떤 기분인지를 물었다. 하늘 높이 올라갔을 때 느끼는 쾌감과 떨어질까 봐 두려운 마음. 이 두 가지 마음이 어지럽게 공존한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고백이다.

“작사 작곡가 편곡가의 꿈이 음원차트 1위 히트곡 쓰는 것들일 텐데. 모두 차트 정상에 서고 싶은 사람들일 거다. ‘난 잘 됐으니까 내가 최고야’가 아닌 ‘잘 되긴 했는데 여전히 마음이 힘들고. 올라가는 싸움보다 지키는 싸움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참 남은 사람들이 더 행복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 영원히 빛날 가장 찬란한 순간

“홍콩에서 열린 ‘마마’ 시상식 때 시상식 때 수호가 ‘파워’ 가사를 말하더라. ‘잠들지 않아도 꿈꾸던 널 잊지 않길 바래. 이 순간을 기억하자’고. ‘그 가사를 홍콩에서 쓴 건데 홍콩에서 수호가 말하다니’하고 혼자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그게 이 일을 하는 이유다”

작사가는 가사를 쓸 때 원곡 가수에게 빙의한다. 가수의 감정, 말투, 태도를 가사에 고스란히 녹여내는 일을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마치 배우가 영화를 찍을 때 캐릭터에 몰입하듯이 가사를 쓸 때만큼은 그들과 하나가 된다.

“아이돌 가수들을 보면 때로는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1등에 올라갔더라도 영원하지 않다. 그때 가장 많이 어려워하더라. 내 주변의 아이돌 가수들의 마음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팬들이 위로를 받은 게 자신의 가수들에 내 가사를 대입한 게 아닐까”

‘Airplane Mode’ 가사 중에는 ‘콘서트장에서 따라 부르는 내 가사들처럼’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엑소 콘서트에서 수만 명의 팬들이 그의 가사를 따라 부른 순간, 그때의 벅찬 감정을 직접적으로 녹여낸 가사다. 제이큐가 작사를 하는 이유. 그리고 앞으로도 이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의미에서 내가 받은 저작권료보다도 그 함성 소리가 더 큰 보상이었다. 작사가라는 직업에 대한 어떤 뿌듯함 긍지 그런 것이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엑소 팬분들이 많이 들어주셔서 고맙고. 할 수만 있다면 20주년~30주년도 하고 싶다.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래퍼로서”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메이큐마인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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