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이병박, 네이비 슈트의 ‘블루 타이’ “박근혜 전투복 블루와 차이는?”
입력 2018. 03.14. 11:58:51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예고대로 14일 오전 9시 30보다 7분 앞선 23분에 서울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100억 원대 뇌물죄를 비롯해 300억 원에 달하는 비자금 조성 관련 횡령 및 조세포탈 등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사 포토라인에서 국내외 정세를 언급한 이후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역대 대통령 중 기업가 출신으로는 유일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이력으로 인해 이전 대통령들과는 다른 시각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사안은 ‘기업가 출신’이라는 배경이 부정행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음이 드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비리와는 또 다른 실망감을 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에서 블랙에 가까운 짙은 네이비 컬러 슈트에 라이트 블루 타이를 맨 신뢰의 상징 ‘블루’를 드레스코드로 택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 당시 ‘전투복’이라고도 불렸던 슈트 컬러와도 유사해 정치인들에게만 통용되는 ‘블레임룩=블루’라는 공식을 정립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의 블루에는 뉘앙스의 차이가 있다.

블루의 일반적 연상 이미지는 신뢰로 기업의 BI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컬러다.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블루는 안정적이고 세련된 컬러로 차분하게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조력 역할을 한다. 박근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택한 블루 코드는 이 같은 점에서 ‘혐의 없음’을 표명하는 최적의 컬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택한 짙은 청색 계열인 코발트블루는 ‘두려움’ ‘상실감’ 등의 감정적 키워드를 의미하는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택한 밝은 계열의 타이 컬러인 라이트 블루는 ‘편안함’ ‘자유로움’ 등의 키워드와 관련돼 출두 당시의 감정적 차이를 읽을 수 있게 했다.

이병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와는 다른 각도에서 패션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폭이 넓지도 좁지도 않은 라펠과 적당히 여유 있는 스트레이트 실루엣의 슈트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유로움이 배어나온다. 노치드 라펠은 라이트 블루가 상징하는 여타 정치인 피의자들과는 다른 편안한 이미지를 부각하는 효과를 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패션은 심리 게임에서 우위에 선 듯 보이는 효과를 냈다. 검찰이 피의자 심문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중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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