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미제이’ 김희진 디자이너, 밀레니엄의 기대와 두려움을 담다 [SFW 2018 FW 인터뷰]
- 입력 2018. 03.14. 15:05:35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키미제이(Kimmy J)는 생각을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지금은 그 콘텐츠를 패션으로 향유하는 것이죠”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브랜드 키미제이는 매 시즌마다 독보적인 유니크함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열린 2018 SS 헤라 서울 패션 위크에서는 1980년대 자기 수양에서 떠올릴 수 있는 명상, 오리엔탈 무드와 우주 공간을 패션으로 풀었다. 또한 미지의 ROCK BAND의 공간을 떠올릴 수 있는 오묘한 오팔과 퍼플, 글리터를 메인 컬러로 이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어 그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종말설 대두와 1997년에 IMF가 일어나 2000년에 벗어나기까지, 당시 끝이라고 생각했던 상황들은 지금 돌아보면 더욱 찬란한 새 출발을 위한 시간들이었다”며 “기대와 불안, 대조되는 두 파트로 노스트라다무스의 인스퍼레이션 텍스타일 디자인에서 2000년 테크노 무드의 원단과 실루엣으로 그러데이션 되는 컬렉션”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진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 콘셉트의 영감을 어디서 받았을까. 그는 앞서 “디자인 철학은 의식하지 못했던 니즈를 일깨워주는 희소가치다”라고 밝혔다. 이어 “막상 그 시절에는 분명히 미래를 동경했었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나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꽤 오랫동안 옛 시절에 대한 향수를 넘어선 동경 수준의 애정을 표하고 있다. 분명히 모든 면에서 더욱 나아질 거라 생각했었고 그땐 과거를 이렇게 존경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않나. 지금 우리의 절규가 분명히 새 희망의 전주곡으로 기억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믿기로 했고 이것을 이번 컬렉션에 담았다”
그저 흘러갈 수 있는 추억을 패션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분명 흔치 않으며 쉽지 않은 일이다. 김희진 디자이너는 모든 것을 기록하는 노트에서 이를 반추해냈고 항상 기록하는 습관은 중학생 때부터 이어왔다고 밝혔다.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정리하는 개인 노트가 있다. 이 노트에서 보다 더 많은 분들과 공감을 할 수 있는 주제들로 정리해본다. 노트는 중학생 때부터 써온 것이라 스스로도 못 알아보는 내용들도 종종 있다”
헤라 서울패션위크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키미제이는 이번 패션 위크를 앞두고 “몸은 전혀 차분하게 움직이지 않지만 마음은 여러 의미로 다소 차분하다”며 “생각한 것을 점점 축소시켜 현실화하는 데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였다.
김희진 디자이너는 “한국 패션 시장은 면적에 비해 생동감이 넘친다”며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소비자도 공급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렵지만 그 안에서 기회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헤라 패션 위크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짧은 시간 내에 많이 성장하고 있는 국제적인 행사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소소한 것들을 바라고 있다”며 말을 줄였고 향후 브랜드 계획에 대해선 “현재 키미제이에서 추구하는 이미지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상세히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키미제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