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연서, ‘치즈인더트랩’으로 남긴 청춘의 기록 [인터뷰]
- 입력 2018. 03.15. 14:58:11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닮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만화를 닮은 거니까 칭찬이겠죠? (웃음)”
오연서
갸름한 얼굴에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큰 눈.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의 이미지를 꼭 닮은 배우 오연서가 많은 이들의 바람 속에 홍설과 만났다. 원작이 오랜 기간 사랑받아왔고 이미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어 그 어떤 작품보다 부담이 컸지만, 오연서는 영화 ‘치즈인더트랩’에서 자신만의 홍설을 만들어갔다. 스크린을 통해 만난 그녀의 모습은 왜 홍설이 오연서일 수밖에 없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지난 12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오연서가 시크뉴스와 만났다. 자신이 홍설 역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오연서는 이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작품을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원작이 있으면 사람들이 상상하는 모습이 다르고 거기다 드라마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홍설) 역할을 하신 배우분 도 있어서 부담이 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게 된 건 영화를 하고 싶었던 찰나에 들어온 대본이었고 홍설의 시점으로 풀어나가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저만의 홍설을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런 부분이 잘 그려졌으면 좋겠다”
그녀의 말처럼 홍설 캐릭터는 앞서 김고은이 케이블TV tvN ‘치즈인더트랩’을 통해 연기한 바 있다. 다른 배우가 그렸던 캐릭터를 이어서 연기한다는 부담 역시 컸기에, 오연서는 차마 드라마를 시청할 수 없었다고.
“드라마를 아예 안 봤다. 좋은 점을 비슷하게 하려고 할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아예 (드라마에) 들어가게 될까봐 못 봤다. 드라마 할 때도 워낙 주위에서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기대했던 작품이었는데 못 봤다. 이제는 조금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극 중 오연서는 홍설의 트레이드마크인 오렌지색 머리부터 대학생들이 흔히 입는 의상 등으로 완벽하게 캐릭터에 빙의했지만 정작 성격은 홍설과 정 반대였다. 자신에게 진실을 감추는 유정(박해진)을 보며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하는 홍설과 달리 오연서는 답답한 것을 참지 못하는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저는 생각보다 더 단순하고 감정의 폭이 크다. 설이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있고 시작하는 사랑에 대한 조심성이 있어서 그렇지만 제가 이런 상황이었으면 (유정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을 거다. 그렇게 해서 해결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다. (홍설처럼) 살면 늘 피곤할 것 같다”
하지만 평범한 여대생으로서의 홍설의 삶에서는 많은 공감을 느꼈다. 대중들에게 오연서는 늘 부족한 것 없이 화려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이미지지만 그녀는 홍설을 비롯한 여느 대학생들처럼 힘든 시기를 겪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구두를 쳐다보는 신이 공감이 갔다. 20대 대는 갖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데. 저도 해보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멍하게 바라본 적도 있고 가계부 아닌 가계부를 써보고 이런 걸 다 겪어봤던 시간이 있어서 아련하고 좋았다. 모든 20대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인 것 같다. 특이 요즘엔 등록금도 비싸고 물가도 너무 비싸니까. 현장에서 ‘연서 씨는 저런 경험 없지 않아요?’라고 물어보더라. ‘무슨 소리냐’고 했다. (웃음)”
최근 범죄, 스릴러와 같은 강렬한 장르물들이 줄지어 개봉하고 있는 가운데 ‘치즈인더트랩’은 극장가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멜로 영화다. 이 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역시 봄에 어울리는 잔잔한 분위기의 영화들이다. 오연서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떠나 이런 장르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것 자체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로코나 멜로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장르를 할 수 있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고 앞으로 다른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제가 어렸을 때는 멜로가 정말 많았다. 그래서 또 다시 붐이 오면 좋겠고 앞으로도 계속 (멜로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요즘에는 좀 어두운 장르가 많고 그런 작품들이 잘 되다 보니 계속 만들어지는데 저는 소소하고 잔잔한 영화들도 좋아한다. 최근에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 같은 경우도 분명히 그런 다른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꼭 규모가 크고 내용이 심오하지 않아도 다양한 영화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치즈인더트랩’은 웹툰 팬들이 오랫동안 바라왔던 ‘드림 캐스팅’을 실현했으며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오랜만에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물했다. 그리고 오연서에게는 훗날 아련한 마음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청춘의 기록을 남겨줬다.
“이 작품을 나이가 좀 많이 들었을 때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젊음의 한 페이지 같고 청춘 같다. 나중에 엄마가 되고 나이가 들었을 때 ‘내가 저렇게 에너지 넘치고 싱그러울 때가 있었구나’ 돌이켜보는 영화인 것 같다. 청춘의 끝자락 같은 느낌이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