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혁 “‘화유기’, 스타일대로 연기해야겠다는 확신이 든 작품” [인터뷰]
입력 2018. 03.19. 15:04:29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배우 성혁에게 인생작품으로 꼽히는 MBC ‘왔다! 장보리’에 이어 ‘화유기’의 출연은 믿음과 확신으로 시작한 작품이었다. 모방하고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낸 성혁은 주변 배우들의 호평은 물론, 시청자들의 시선도 단숨에 사로잡았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TV tvN 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김병수, 김정현)에서 성혁은 아이스크림 사장 동장군과 그의 여동생 하선녀인 1인 2역을 맡았다. 그는 한 몸에 두 영혼이 있는 캐릭터 특성상 남자와 여자를 오가는 연기를 선보이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성혁은 ‘화유기’의 출연 제안을 받고 PD와 작가를 만나 “성혁 씨 방식대로 표현주시면 될 것 같다”는 말에 흔쾌히 출연 결정을 내렸다. 1인 2역과 여장은 성혁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누구처럼’이 아닌 ‘성혁의 스타일’은 그의 승부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한다는 설정이 여성성이 강한 느낌의 이미지의 배우면 남성성을 표현하기 힘들지 않나. 그런데 제작진 측에선 남성성이 강한 배우를 캐스팅해서 여성성을 보여주면 그 사람의 재미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연출진들의 주문이나 요청보다는 내 방식대로 표현을 해서 부담이 적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성혁은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감독 닐 조담)에서 패트릭 키튼 브래든(킬리언 머피)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남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극 중 남성인 패트릭은 핫핑크의 창 넓은 모자와 핑크 립스틱, 패션모델처럼 세련된 몸짓으로 걸어가는 모습은 마치 여인으로 착각케 하고 장미와 캔디, 미니스커트, 모피, 스타킹, 그리고 샤넬 No.7을 좋아한다.

“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게 내가 생각한 여성성과 같았다. 남자가 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남자 안에서 여성성이 나오는 것이다. ‘화유기’에서 하선녀를 할 땐 외적 이미지를 가장 중점에 뒀다. 보이는 게 가장 크니까. 그 다음은 연기 톤이었다. 그 톤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높은 톤을 선택해서 연기를 한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그런 이성의 느낌을 갖고 있다. 배우가 아닌 이상 이 부분을 표현하고 극대화 시킬 일이 없을 뿐이다. 나는 그런 부분을 찾아서 연기에 이용한 것이다”

가장 가깝게 지내던 가족들은 성혁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굵직한 이목구비에 슈트를 입고 인터뷰에 응했던 그는 극 중 하선녀의 우아한 이미지는 없었으며 강인한 남성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장한 걸 보시고 별말 안하셨다. 그냥 예쁘다고 해주셨다. 사실 어렸을 때 외적인 느낌이 있어서 여자 같다는 말을 종종 들었었다. 어렸을 때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고 어른들이 나에게 ‘여잔 줄 알았다’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사실 지금도 자세히 보면 이목구비에 여성스러운 면이 있다. 그런데 이게 연기에 도움이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장발을 고수하던 동장군은 자신의 몸에 있던 여동생 하선녀가 떠난 후 머리 스타일이 바뀌었다. 이는 여성성이 있었던 동생이 떠나간 후 달라진 이미지를 암시하기 위함이었다.

“하선녀가 죽었을 땐 대본 받고 눈물을 흘렸다. 동생이 죽는다고 생각하면 슬프지 않나. 항상 함께하던 동생이랑 헤어지는데. 판타지적인 요소는 있지만 슬펐다. 대본 받았을 때부터 슬펐고 집중할 수 있게끔 촬영할 때 도와주셨다. 이후 하선녀가 죽었다는 계기가 있으니 머리를 좀 바꿔보는 게 어떨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이미지 변신이 시작됐다.”

판타지 드라마인 특성상 CG 촬영이 많았다. 편집 완성본을 보는 시청자들은 거리낌이 없을 테지만, 촬영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민망하거나 집중이 흐트러질 수 있음에도 성혁은 제작진들에게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부끄럽지도 않았다. 나는 CG가 그나마 적었고 그런 걸 믿고 하는 편이어서 거리낄 게 없었다. 역할 상에 갖고 있는 것이니 ‘억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없었다. 제작진들을 믿고 하는 거니까. 원래 나한테 있는 능력인 것처럼(웃음)”



성혁에게 ‘화유기’는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연기 스타일에 확신이 들었던 작품이었으며 동장군과 하선녀는 ‘꿈에 그리던 캐릭터’였다.

“‘화유기’를 촬영하면서 내 스타일대로 연기를 해야지 보는 사람들도 자연스러울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연기의 객관성에 대한 것들은 나로부터, 자연스러운 내가, 내 표현방식대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는 도전과 나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동장군과 하선녀 역할은 꿈에 그리던 캐릭터 중 하나였다고 본다. 이 캐릭터를 경험해볼 수 있는 배우와 아닌 배우를 따지고 봤을 때 경험해보지 못한 배우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난 경험을 해봤으니 만족하고 원하던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

두 차례 이상 인생 작품을 만난 성혁은 어떤 차기작을 꿈꾸고 있을까. 혹여나 여장하는 역할이 들어온다고 해도 그는 거리낌이 없었다.

“안 해본 게 많다. 형사물, 장르물, 사극 다 해보지 않았다. 굳이 꼽자면 장르보다도 밀도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흘러가는 목표점이 여러 개가 아닌 하나의 목표점이 있고 이를 향해 다 달려가는 캐릭터들이 좋다. 또 여장 제안이 온다면… 극 안에 왜 여장을 해야 하는지, 구조를 봐야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여장을 하고 안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체중을 급격하게 불려야하는 역할이라도 괜찮다. 작품이 좋다는 판단이 서면 할 것 같다. 체중 때문에 드라마를 하고 안하고는 아닌 것 같다.”

인터뷰를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그에겐 진심이 담겨 있었다. 오늘보다 내일 더 성장하는 성혁을 기대해 달라며 진심어린 눈길로 말을 전했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하다. 일단 배우는 객관성을 인정받고 대중의 평가를 잘 받았을 때 힘이 되고 다음 작품에 도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화유기’ 마치고 또 다음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큰 캐릭터를 하게 될 테니까 그것 또한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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