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즈인더트랩’ 박해진의 인기가 단단한 이유 “정확한 색깔 찾고 싶다” [인터뷰②]
- 입력 2018. 03.19. 16:09:40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인기는 거품 같다고 생각해요. 그 거품이 단단한 거품인지 비누 거품인지는 더 가 봐야 알 것 같아요”
박해진
올해로 데뷔 13년 차인 배우 박해진의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긴 공백기 없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브라운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화 ‘치즈인더트랩’을 통해 스크린에도 얼굴을 비췄다. 한한령으로 인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이 어려워진 가운데서도 그는 한국 연예인 최초로 웨이보에 채널을 개설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해진의 열일 행보는 그의 인기가 한낱 비누 거품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최근 박해진이 ‘치즈인더트랩’의 개봉을 앞두고 시크뉴스와 만났다. 긴장한 기색 없이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으로 대화를 이어간 박해진은 요즘 들어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예전보다 (연기에 대한) 재미가 많이 생겼다. 전에는 어떤 역할을 맡으면 겁부터 났는데 이제는 어떤 표현을 할까 고민하는 시기가 됐다. 현장에 있는 게 좋다”
오랜 시간 해왔던 연기에 새삼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은 중국 활동의 영향이었다. 자신을 한류 스타의 반열로 오르게 해 준 중국 활동이었지만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이 마냥 편할 수만은 없었다. 많은 인기와 행복을 얻은 동시에 홀로 수많은 스트레스를 감내해야했던 중국 활동은 그에게 좋은 자극이 됐다.
“중국에서 활동했던 게 저한테는 원동력이 됐다. 촬영할 때 재밌고 좋았지만 타지였지 않나. 암만 환경이 좋다고 하더라도 내 방, 내 침대가 가장 편하듯이 심적인 고생들을 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니까 말이 통하는 배우와 연기하는 게 이렇게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 의사소통에 대한 설명 없이 연기하는 재미가 이런 거라는 걸 느끼고 나서는 (연기에) 많이 애착이 간다. 그래서 그런 자극이 필요하고 중국에서 연기를 하는 게 자극이 되기도 한다”
‘한한령’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했다. 먼저 이러한 상황을 겪어 본 선배로서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저만 타격이 있는 게 아니라 활동하고 있는 배우 분들에게 다 타격이 있어서 빨리 풀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조금 느슨해지고 있어서 하루 빨리 많은 배우 분들이 예전처럼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또 반대로는 밑도 끝도 없이 들어가니까 그런 제제가 가해졌다고도 생각한다. (후배들도) 조금 준비기간을 거치고 더 신중하게 결정을 하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오랜 기간 연예계에서 생활했던 경험 역시 그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인기를 얻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연기를 생각할 줄 아는 그의 태도에서는 연기를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이 일을 시작하면 누구나 다 스타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것 같다. 첫 작품인 ‘소문난 칠공주’가 잘 되다 보니 그때는 ‘이러다 미니시리즈 주연도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어렸고 마냥 허황된, 아무 생각 없이 했던 생각이고 지금은 그런 게 뭐가 중요한가 싶다. 좋은 캐릭터가 있다면 매체가 뭐든지 캐릭터 우선으로 보는 때가 됐다. 중간에 방황도 많이 했고 위기도 겪었고 극복을 하는 시간도 있었고 안 겪어도 되는 것들까지 겪으면서 훨씬 단단해진 지금의 제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연기를 향한 애정이 큰 만큼 자신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 특히 배우라면 한 번쯤 갈망하는 ‘연기 변신’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소신이 뚜렷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정확한 색깔이 있다면 다른 색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무조건 변신만 하는 건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얘는 도대체 잘 하는 게 뭐야? 왜 이거 저거 해?’하는 것 보단 내 색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지금은 배경은 칠했는데 좀 디테일 한 걸 칠해가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그렇다면 오랜 시간 자신을 색칠해 온 그가 추구하는 ‘박해진의 색’은 뭘까. 그저 연기를 잘 하는 배우를 떠나 자신만의 뚜렷한 색을 찾아가려는 그의 열정은 앞으로의 박해진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이 먹색이다. 먹색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색을 섞어도, 어떤 옷을 입어도 다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예전에는 백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