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PUNCH] 에르메스 가방, 패션계가 인정하는 유일한 명품 ‘부의 질적 가치 척도’
입력 2018. 03.21. 09:54:40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소위 ‘명품족’들이 머스트해브(must have) 일순위로 꼽는 아이템은 루이비통 샤넬이지만 진정한 ‘명품 가방 마니아’를 판별하기는 기준은 에르메스다.

에르메스가 여타 명품과 다른 이유는 디자인의 과장이 없는 클래식을 고수한다는 점과 제작과정에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해외 생산을 돌리는 등의 차선책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루이비통 가방은 ‘명품’ 입문자들의 반드시 거쳐 가는 명품 관문 역할을 하고 샤넬은 특유의 여성스러움으로 신부를 위한 혼수물품 혹은 출산 선물 등 일생에서 기념할 만한 순간에 구매 일순위에 오른다.

이처럼 루이비통은 2, 30대 명품 선호 층에 집중된 반면 에르메스는 소비층 폭이 넓다.

에르메스 가방은 부의 수준을 가리는 척도로써 기능한다는 점에서 루이비통과는 확연하게 다른 사회적 기능을 맡고 있다.

이런 사회적 기능이 뇌물 수수 목록에 자주 오르는 오명을 쓰게 됐다.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2007년도 받았다는 에르메스 가방은 대략 3천만 원의 초고가로 수많은 연예인들이 해당 제품을 애장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에르메스 가방은 패션계에서 명품으로 인정받는 유일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국내 패션계는 ‘명품’과 ‘럭셔리’ 개념의 혼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에 한국패션협회는 수입브랜드 개념 바로잡기 캠페인을 통해 명품과 럭셔리의 개념을 구분하고 고가 해외 브랜드를 명품이 아닌 럭셔리 브랜드로 지칭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을 정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에 백화점들 역시 수입브랜드 세일시 ‘명품’ 세일을 사용하던 관행을 없애고 ‘해외 브랜드’ 혹은 ‘럭셔리 브랜드’ 세일로 명칭을 바꿨다.

패션과 유통계의 적극적인 참여로 ‘수입브랜드=명품’이라는 관행은 사라졌지만 에르메스 가방은 럭셔리 브랜드 마니아는 물론 패션계도 ‘명품’으로 인정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에르메스가 가방은 프랑스 현지 패션계에서도 가치를 인정하는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루이비통은 이제 갔어”라고 한탄하듯 말하지만 에르메스 만큼은 패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자존심과도 같은 브랜드다.

이런 이유로 되팔았을 때 가격 역시 여타 브랜드 중 가장 높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에르메스 가방이 ‘뇌물’과 등호관계를 성립되는 듯한 분위기다. 뇌물이라는 사실 자체가 부정적이지만 뇌물 목록 일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 배경에 명품으로써 지켜온 에르메스의 자존심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만큼은 패션 및 한국 산업계가 전반이 한번 쯤 생각해 볼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에르메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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