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뷰] ‘7년의 밤’, 류승룡·장동건이 예고하는 ‘인생 캐릭터’의 탄생
입력 2018. 03.22. 00:00:00

영화 ‘7년의 밤’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영화 ‘7년의 밤’이 개봉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지난 2016년 크랭크업 후 2년 간 작품을 묵혀 온 추창민 감독은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로 소설 ‘7년의 밤’을 스크린에 옮겼다. 공간, 영상, 음악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한 것이 없다. 그리고 원작과 그의 연출로 그려진 밑그림은 배우 류승룡과 장동건의 연기를 통해 정점을 찍었다.

지난 1월 연상호 감독의 코미디 영화 ‘염력’에서 신석헌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류승룡은 불과 두 달 만에 180도 다른 모습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7년의 밤’에서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살인자가 된 남자 최현수 역을 맡은 류승룡은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처절한 연기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최현수는 우발적인 사고로 오영제(장동건)의 딸 오세령(이레)을 살해한 후 점점 이성을 잃고 폭주하기 시작한다.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자신을 옥죄어오는 과거의 기억들, 그리고 자신 때문에 위기에 처할 아들 서원 사이에서 최현수는 주체할 수 없는 심경의 변화를 겪는다.

이러한 최현수의 변화는 오롯이 류승룡의 연기를 통해서 그려진다. 극 후반부에 오영제와 치열한 대립이 있기 전까지 최현수의 주변 인물들은 그저 조용히 그를 지켜 볼 뿐이다. 하지만 최현수는 내면에 존재하는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와 싸우게 되고 류승룡은 그런 최현수를 광기 어린 연기로 표현해냈다. 상대 배우와의 교류 없이 홀로 폭주하는 최현수의 감정을 분출해내는 류승룡의 연기는 초반부 영화의 긴장감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어 본격적으로 오영제와 부딪치는 부분에서는 부성애를 바탕으로 한 처절함이 돋보인다. 그동안 류승룡은 여러 작품을 통해 부성애 넘치는 아버지를 연기해왔지만 ‘7년의 밤’의 최현수는 그 중 가장 강력한 여운과 충격을 선사한다. 피투성이가 된 채 아들을 위해 절규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염력’ 속에서 해맑게 웃던 류승룡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질듯 하다.

그런가 하면 장동건은 외모에서부터 파격 변신을 시도해 화제를 모았다. 딸을 잃고 지독한 복수를 계획하는 남자 오영제로 분한 장동건은 M자 탈모 헤어스타일 못지않은 파격적인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장동건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깔끔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역이용해 오영제 캐릭터를 그려냈다. 평소에는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와 슈트 차림, 표정 변화 없는 얼굴로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사이코적인 면모를 표현할 때는 한껏 풀어헤친 머리를 하고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소리치며 극과 극의 느낌을 표현했다.

악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이지만, 오히려 그런 장동건의 이미지가 새로운 느낌의 악역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복수심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며 무표정한 얼굴로 최현수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공포감을 더욱 극대화한다. ‘7년의 밤’ 속 장동건은 냉혈한 악인 그 자체로 분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한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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