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빛 내 인생’ 신현수, 봄바람처럼 기분 좋은 훈훈함 [인터뷰]
- 입력 2018. 03.22. 00:20:00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8개월이 2~3개월처럼 느껴졌어요.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아쉬움이 더 크기도 해요. 워낙 좋은 분들과 작업을 했거든요.”
최근 종영된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석)에서 서씨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인 막내아들 서지호(신현수) 역을 맡아 열연한 신현수는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작품에 집중했다. 평소 활동하기를 좋아하는 만큼 체력적인 어려움을 느끼기보다는 좋은 동료 선후배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했기에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시크뉴스 본사를 찾은 신현수는 189cm의 훤칠한 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늘색 셔츠 차림에 훈훈한 대학생 같은 비주얼을 자랑한 그는 대화를 나누는 내내 훈훈한 미소를 띤 채 유려한 말솜씨를 뽐냈다. ‘황금빛 내 인생’의 ‘비타민 막내’보다 조금은 차분하지만 산뜻한 분위기만은 그대로였다.
‘황금빛 내 인생’은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주인공에게 가짜 신분이라는 인생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다룬 세대 불문 공감 가족 드라마. 신현수는 서씨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인 막내아들 서지호(신현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황금빛 내 인생’은 자체 최고 시청률 45.1%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신현수는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가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 예상했을까.
“시청률이 이렇게 잘 나올 거라는 생각은 못 했지만 리딩 할 때 느낌이 정말 좋았다. 친구인 (신)혜선이가 워낙 잘 한다는 평을 받았다. 내가 대본을 봤을 때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하더라. (서)은수 (이)태환 등 다들 리딩때 느낌이 좋았다. 처음에 젊은 배우들끼리 리딩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느낌이 대본을 계속 읽는데 재미있게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워낙 전개가 잘 됐고 리딩 부터 재미있어서 본방송이 기다려지더라. 어떻게 행동, 표정, 눈빛을 할지 기대됐다. 다들 제 몫 이상 한 것 같다.”
젊은 배우들은 현장에서 의견을 나누며 부족한 부분을 채웠고 서로를 다독여가며 드라마를 완성해나갔다. 특히 극 중 이다인과는 ‘썸’을 타는 사이로, 호흡을 맞추며 격려를 주고받았다.
“현장에 칭찬이 난무했다.(웃음) (내가) ‘연기가 부족한 것 같다’고 하면 (이)다인이가 ‘잘했다. 감독님도 정말 좋다고 하시잖느냐’고 해줬다. 다인이도 자기 연기에 만족감이 안 들 때 ‘나도 내가 널 보고 연기 한 거잖느냐. 잘했다. 좋았다’하고 말해줬다. 과장된 칭찬이 아니라 서로 진심으로 칭찬하고 다독여줬다.”
극 중 두 사람은 ‘썸’을 타게 되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결말을 알고 시작했고 그것이 연기를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됐다고.
“첫 리딩 때 작가님이 같이 계셨는데 그때부터 뒤에 안 이어질 거란 걸 말씀해주셨다. 그땐 막연히 ‘안 이어지는구나’하고 생각했을 뿐, 아쉽거나 그러진 않았다. ‘주어진 장면 파이팅해서 하자. 많지 않은 주어진 우리 씬들 잘 해서 예쁨 받아보자’ 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연극 공연을 했었기에 끝을 알고 인물의 감정선을 그리다 보면 더 편해져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목표 지점을 안다. 어떻게 다양성을 줘야 할지 세세히 알고 찍으니까.”
쾌활한 막내아들을 연기한 그는 실제로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늘 만나는 친구들을 만난다는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지호를 연기하며 조금은 자신이 변했음을 느꼈다.
“낯을 가려서 만나는 친구들만 만나는데 지호를 연기하면서는 대중이 날 정말 편하게 봐주니 일단 마음이 편하다. ‘청춘시대’ ‘군주’를 했을 땐 알아보시면 ‘아니다’라고 부정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막내아들 역할이라 ‘황금빛 잘 봤어’ 하시기에 ‘감사합니다’ 한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땐 괜찮은데 알아봐 주시면 그게 되게 부끄럽다. 예전엔 ‘사진 찍어달라’ 하실 때 셀카를 찍어드리다 보면 땀도 흘리고 당황스러운 게 컸다. 지금도 당황은 하는데 이전만큼은 아닌 것 같다.”
52부작 ‘황금빛 내 인생’ 중 직접 연기한 입장에서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장면인지 물었다.
“최근 찍은 건데 51회에서 서현(이다인)이와 카페에서 ‘연애할래?’ 했다가 서로 ‘마음 접을래?’ 하는 씬이 있었는데 그 장면은 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이전에 그렇게 복합적인 감정이 없었으니까. 개인적으로 서현이한테 좋았던 건, 클럽 앞에서 ‘더 찾아오지 말라’고 매몰차게 말하는 장면이었다. ‘돈 때문에 그런 줄 아느냐? 날 우습게 보느냐?’ 하다 (그녀의)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며 미안해하는 장면이다. 그 씬을 할 때도 최서현에게 처음으로 받아보는 감정이어서 좋았다. 항상 내가 하면 서현이가 그 감정을 받아 ‘뭐지?’ 했는데 처음으로 지호가 한 번도 써보지 않은 감정을 써서 이씬이 독특했다. 그때부터 서현이의 감정이 알을 깨고 나온 것 같다.”
앞서 그는 한 연예정보프로그램을 통해 이다인에게 실제 ‘심쿵’한 장면으로 함께 촬영한 야구장 씬을 꼽았다.
“정말 예쁘게 나오긴 했다. 그날 정말 흐렸고 날 찍을 땐 흐리게 나왔다. 서현을 찍을 땐 조명판을 덧댄 게 아닌데 갑자기 그 순간 햇빛이 비치고 다인이의 감정과 눈에 맺힌 촉촉한 눈물 등 그 모든 게 잘 어우러져 카메라 감독님도 ‘진짜 예쁘게 나오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오히려 내가 심쿵할때 너무 흐리게 나와 미안하다.”
촬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는 극 중 아버지인 서태수(천호진)의 임종 장면을 꼽았다. 연기를 하면서는 자신이 평소 아들로서 하지 않던 행동을 극 중에서 하면서 죄책감 같은 감정이 들어 힘들었다고.
“내가 외동아들이다. 부모님에게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한다거나 뭔가 내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호는 아버지에 누나를 바꿔 친부모님 집에 보낸 것에 대해 매몰차게 하고 가게 찾아가 어머니에게 진짜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어떤 감정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머니께 이렇게까지 못된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못할 것 같은데 PD님은 ‘더 매몰차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정말 지호로서 이해해보자는 생각으로 했지만 어른께 모질게 말하는 씬이 힘들었다.”
극 중 막내아들과 아버지로 호흡을 맞춘 천호진은 이른바 ‘츤데레’ 스타일 이라고.
“장난 툭툭 치신다거나 정말 아빠 같은 느낌이시긴 하다. ‘씬을 찍을 때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지 말고 주어진 걸 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아버지와 백화점 장면을 찍을때 많이 도움이 됐다. 그 씬에서 부담이 많았는데 ‘지호 네가 말하고자 하는 것, 거기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걸 하면 자연스레 갈등이 생길거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그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 그신 부담 많았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고민이 사라지면서 연기할 때 정말 즐거웠다. NG 없이 한 번에 갔다. PD님도 ‘되게 좋았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정말 많이 배워 공부가 많이 됐다. 선생님과 같이 호흡 맞춘것 자체가 정말 영광이었다. 그런 호흡으로 내게 대사를 툭 던져주실 때 받으면서 신기했다. 배우의 꿈을 키우며 동경했던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니까.”
학창시절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던 그는 인천에 있는 디자인 고등학교 패션디자인과에 진학했다. 우연히 들어가게 된 연극부 역시 유명했고 그 곳에서 3년 동안 연극부 생활을 하며 막연히 배우를 꿈꿨다.
“원래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옷을 만들어 입고 다닐 줄 알았는데 기초부터 배우는 게 너무 힘들더라. 어린 마음에 버틸 자신이 없었나보다. 친구가 ‘연극부나 할래?’라고 묻기에 방과 후 할 것도 없고 해서 ‘해보자’ 했다. 두 달ㅇ 연습 후 바로 공연을 올려 선배들이 보고 단원을 뽑았다. 그런데 사실은 두 달 버티나 본 거였다. 선배들이 마지막에 붙은 단원들에게 떨어졌다고 속인 뒤 나중엔 축하해 주는 서프라이즈를 해줬었다. 그때 두 달 동안 처음 배운 복식 호흡, 발음 등이 나아지는 게 느껴지면서 재미있더라. 당시 무대에 섰는데 조명이 날 비추고 선배들이 내가 하는 걸 하나하나 집중해서 봐줬었다. 학창시절 낯가림이 극에 달했는데 연극을 하며 많이 바뀌었다. 나중엔 친구들이 ‘너 같은 아이는 처음 본다’고 할 정도로 수업시간에 이어폰을 끼고 대본을 보는 등 혼자 별걸 다했다. 당시 선생님께 정말 많이 혼났는데 2년 전 동창회를 하며 선생님을 모신 자리에서 뿌듯해하시더라. 운이 좋았다. 고등학교 때 연극부가 인천 시립 극단에서 케어해주는 곳이어서 시립극단 창작 뮤지컬 앙상블로 뽑혀 인천문화회관 대극장 공연도 해보고 많이 배웠다.”
신현수는 지난 2013년 단편영화 '백화점'으로 데뷔, 종합편성채널 JTBC '청춘시대' 시리즈와 MBC '군주-가면의 주인'에 출연했다. 이후 ‘황금빛 내 인생’으로 보다 많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까지 짧지 않은 시간을 차근 차근 거쳐왔다. 그렇게 연기 활동을 오랫동안 이어온 그에게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서른이 된 지금까지, 배우로서의 길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막연히 연기를 시작해 훗날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지만 먼 곳을 바라보며 조바심내기 보단 눈앞에 주어진 것에 몰입해 최선을 다해왔다. ‘벌어지지 않은 일을 고민하기 보단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했고 그러다 보면 항상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막연히 큰 목표는 ‘좋은 배우’가 되는 거다. 앞으로도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 혹여나 지금까지 활동해오며 마음먹은 건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는 거다. 시상식 때 상을 받거나 했을 때도 항상 하는 멘트는 ‘매순간 최선 다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겠다’는 건데 그게 정말 진심이다. 그 마음이 깨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자신을 컨트롤해야 할 텐데 적정선을 잘 유지하며 내 안의 나를 잘 다뤄야 할 것 같다. 훗날 돌아봤을 때 ‘잘 했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
차기작에 대한 기대와 궁금함으로 설레는 얼굴을 한 그는 자신에게 작은 휴식과 여유를 준 뒤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을 만날 계획이다.
“지호 다음엔 어떤 인물을 만날까? 궁금함이 크긴 하다.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친구가 나와 인연이 맺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 친구를 맞이할 준비를 잘 하려 한다. 여행도 좋을것 같고 전시회 보는 것도 좋아해서 못 본 전시회를 가려한다.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듣고 자전거도 타고 활동적으로 보내며 다시 리프레시 하고 싶다.”
‘황금빛 내 인생’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드라마를 애청해준 시청자에게 그는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을 줄 모르고 시작했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드라마를 보시며 공감해주시기도 하고 그렇기에 드라마에 대한 불평불만이 나오기도 했죠. 저처럼 이번 드라마를 통해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한 번 해보셨다면 메시지를 정확하게 받으신 것 같아요. 혹여나 그렇지 않으셨다면 오늘이라도 가족에 대해 되짚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