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유기’ 이세영, 22년차 배우의 끊임없는 채찍질 [인터뷰]
입력 2018. 03.26. 18:32:54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아역배우로 데뷔해 연기를 시작한지 22년이 됐음에도 배우 이세영은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최근 ‘화유기’에서 1인 3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이세영은 다른 의미에서 “오늘만 산다”를 실천하고 있었다. 후회하지 않는 오늘을 살기 위해서였다.

케이블TV tvN 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김병수 김정현)에서 이세영은 억울하게 살해당한 연습생 정세라, 환혼시 진부자, 신녀 아사녀를 맡아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배역마다 특성이 강해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터였지만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프레인TPC 사옥에서 만난 이세영은 “많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소중하고 감사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매번 작품 할 때 마다 느끼지만, 현장에서 참 많이 배우고 많은 선배님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감사했어요. 배 이상으로 많이 배우기도 하고 혼자 집에서 정리하고 적는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작품에 임하는 자세라거나 ‘정말 나는 가만히 있어서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미국 인기 시리즈 드라마 ‘워킹데드’의 좀비를 참고했다고 밝힌 이세영은 좀비의 습성을 이 작품으로 배웠다. 인간이 생각을 하고 움직인다면 좀비는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본능대로 움직이니 이를 팔과 다리를 이용해 연기로 승화시켰다. 또한 입을 벌리는 정도, 특수 분장 등을 적정선을 찾아가면서 준비를 했다.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어요. 반전이라거나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는데 이를 못 살려낸다거나 망칠까봐 하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또 거의 후반부 촬영할 때는 기진맥진 했어요. 초반부 좀비를 잠깐 준비하는 것도 진을 많이 뺐었고, 힘을 분배해서 써야했는데 아사녀 넘어 왔을 땐 진짜 작품 끝나면 체력이 다 소진할 것 같았거든요. 끝나고 나니 그런 거 없이 ‘못 한다’는 말을 안 들어서,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작품 끝나면 ‘쉬어야지’했는데 막상 끝나니 살만한 것 같아요. 저는 일 체질인 것 같아요(웃음)”

‘화유기’는 초반에 고비를 맞았다. 조명 스태프의 추락사고로 인해 정상 방송에 차질이 생겼고 제작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아졌다. 이에 ‘화유기’ 측은 젙체 방송 스탭의 최소 주 1일 이상 휴식 보장, PD 추가 투입, 최소 2개 CG업체와의 계약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내·외적으로 여파가 컸던 ‘화유기’사태는 이세영에게도 영향을 미쳤을가.

“감독님이 추가 투입되는 등의 사항들은 저한테 지장을 주는 건 아니었어요. 저는 그저 제가 맡은 일을 잘 해야 하는 거고 동료이기도 한 분이 그런 사고를 당해서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 거지 부담이 되는 건 없었어요. 속상한 마음이었죠. 다른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편하게 대화를 나누며 진행되는 인터뷰와 달리 이세영은 자신의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진지하게 인터뷰에 임하기 시작했다. 시간마다 임하는 취재진들의 소속과 이름, 다른 인터뷰에서 듣지 못했던 질문을 필기하며 진지하게 인터뷰를 이어가기 시작했고 이는 촬영장에서도 이어져 주변 배우들에게 ‘넌 뭘 그렇게 쓰고 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이세영은 “연기를 할 때 10가지를 준비하면 5가지만 발휘하는 편이다. 적당히도 아니고 최선을 다해도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좀비 분장도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강요하고 시키지 않았어요. 다 자기만족이죠. 연기하는 것도 똑똑해야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연기 선생님 만나서 레슨도 하고 집에서도 계속 연습해요.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준비를 철저히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경사가 있을 수도 있고 몸을 꺾었는데 생각만큼 옷이 안 올라갈 수도 있고 앵글에서 바라봤을 때 별로 일수도 있잖아요. 그런 변수를 다 대비해요”

이만큼 열심히 하는 데에는 성격 내지는 어렸을 적부터 배우 생활을 이어오고 있음에 쌓인 습관일 터였다. 그러나 이세영은 “둘 다 아니다”며 의외의 답변을 내놨고 성인이 되고 나서 연기를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원래 좋아하는 일은 열심히 해요. 그런데 제가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걸 했다면 지금은 자의식도 생기고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안 끼쳐야 하니까 열심히 하죠. 성인이 되고 나니 스스로 연기에 대해서 ‘나는 이 일을 좋아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구나’라는 것을 진심으로 느낀 것 같아요. 감사하고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어렵지만 즐겁죠. 그리고 다른 배우들이 연기에 욕심을 가지는 게 부럽기도 해요. ‘어떻게 저렇게 좋아하지. 나도 즐기면서 하고 싶은데’ 하는 부러움이 있어요”

‘화유기’에서 맡은 캐릭터를 포함해 다양한 인물을 맡고 있는 이세영은 “진짜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의미하는 ‘진짜’ 연기자는 겉모습이 중요한 배우가 아닌 참된 배우를 의미했다. 이를 위해선 자신에게 좋은 말만 듣는 것이 아닌 연기 지적과 쓴 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계속해서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이 분명했으나 이세영은 “담 걸리면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연기자에게 한계가 생기면 안 되니까 연기 스펙트럼을 더 넓혔으면 좋겠고 그래야만 배우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어서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네티즌이나 팬분들이 지적을 해주시면 캡쳐 해서 봐요. ‘지금은 고쳤나’ ‘이건 안 듣던 소린데’하면서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자기반성을 꾸준히 하죠. 정신적인 것과 마음가짐이 제 직업과 직결되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아는 게 중요해요.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행동도 조심해야하고 고치고 개선하기 위해서 많이 돌아보는 편이죠. 또 연기는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해요. 진짜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예쁜 것에 동경이 있기는 했지만 저는 이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연기는 배워도 배울게 있다고 느껴서 하다보면 끝이 없거든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프레인TP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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