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배우들’ 기센 배우들의 운명, 2009년에 예견된 ‘2018년 현재’ [영화톡]
- 입력 2018. 03.29. 16:05:01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패션지 화보 촬영 현장에서 이뤄지는 여배우들의 가감 없는 뒷이야기를 담은 이재용 감독의 영화 ‘여배우들’은 2009년 개봉 이후 9년 흐름 지금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영화 '여배우들' 이미숙 윤여정 고현정 김옥빈 최지우 김민희(왼쪽부터 시계방향)
당시 가공된 상황극일지 아니면 100% 리얼리티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이 영화는 9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영화의 허구성을 벗어난 다큐멘터리라는 확신을 품게 한다.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6명의 여배우들 중 누군가는 논란에, 누군가는 당시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로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최지우는 결혼식 당일인 29일 오늘 갑작스럽게 결혼을 발표해 대중은 물론 소속사까지 당혹스럽게 했다.
최지우는 인지도에 비해 연기력 논란이 따라다녔지만 tvN ‘두번째 스무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을 통해 발성 논란에서 벗어나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편안하게 감성을 전달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따라서 철저하게 감춰진 그녀의 결혼식은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KBS2 ‘겨울연가’의 인기로 청순가련 이미지에 익숙해있던 최지우는 당시 고현정과 대립각을 세우며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해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를 하게 한 결단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지우가 차분히 성장기를 거치고 있다면 윤여정 고현정 김민희 김옥빈의 상황은 극단적이다.
윤여정 김옥빈은 배우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 반면 김민희와 고현정은 각각 불륜과 폭행 논란에 휩싸이며 배우로서 그간의 활동에 오점을 남겼다.
당시 함께 출연한 후배들에게 날카로운 말을 쏟아내던 윤여정은 현재 예능 트렌드를 이끄는 tvN 나영석 PD 군단에 합류해 특유의 거침없는, 그러나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화법으로 젊은 층이 선망하는 대중적 스타가 됐다. 이뿐 아니라 영화 ‘센스8’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데 이어 미국 드라마에 캐스팅 되는 등 해외로 영역을 확장했다.
김옥빈은 당시 영화 ‘박쥐’로 칸영화제에 진출한 기대되는 신인이었지만 동안과는 거리가 있는 외모와 마르지 않은 몸매가 핸디캡인 배우였다. 영화 ‘여배우들’에서 김민희를 부러워하는 막내였던 김옥빈은 영화 ‘악녀’를 통해 한국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장르물에서 두각을 나타낸데 이어 또 다시 칸영화제에 초대돼 기립박수를 받는 역량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반면 김민희와 고현정은 사생활이 대중에게 노출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09년 당시 크게 배우로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김민희는 ‘여배우들’ 출연 이후 영화 ‘화차’를 통해 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 개봉한 영화 ‘아가씨’는 김민희를 위한 영화였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패피로만 인식되던 김민희를 향한 선입견을 깼다.
그러나 사생활이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2015년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홍상수 감독과 인연을 맺은 김민희는 그의 페르소나에서 연인이 돼 한국 연예계를 뒤흔든 불륜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에도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해온 김민희는 지난 2017년 2월 18일 ‘베를린 영화제 2017’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사생활과는 다르게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는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여배우들’에서도 여타 배우들과 달리 강단이라고 전혀 없어 보이는 가는 몸매와 달리 주변 상황이나 상대의 기에 눌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그녀의 극단적 현재가 개인적 성향에서 비롯됐음을 짐작케 한다.
김민희가 복잡한 사생활과 달리 배우로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면 고현정은 ‘여배우들’ 개봉할 당시 큰 화제가 된 MBC ‘선덕여왕’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이 없다.
이뿐 아니라 당시 영화 속에서 고현정은 다소 불안정한 모습으로 선후배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을 받았던 그녀는 기대작이었던 SBS ‘리턴’에서 폭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하차해 현재까지 당시 상황에 대한 진위 논란이 현재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영화는 허구와 현실의 경계에 서 있다. 그러나 영화가 말하는 허구 역시 현실의 또 다른 재해석임을 ‘여배우들’은 9년이 흐른 지금 영화가 가진 리얼리티를 명확하게 입증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여배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