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창민 감독이 밝힌 ‘7년의 밤’ 오프닝·엔딩의 숨은 의미 [인터뷰①]
입력 2018. 03.29. 16:42:41

추창민 감독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추창민 감독이 영화 ‘7년의 밤’의 오프닝과 엔딩의 숨은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추창민 감독이 6년 만에 신작 ‘7년의 밤’을 공개했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7년의 밤’은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소설과 같지만 추창민 감독은 일부 장면과 설정의 변화를 통해 소설과는 조금 다른 ‘7년의 밤’을 탄생시켰다. 원작과는 조금 다른 느낌에 당황했을 원작 팬들을 위해, 추창민 감독은 직접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원작은 복수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저는 악에 대한 이면과 그 죄책감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야기를 읽어내는 방식이 원작은 복수에 대한 스릴러감을 바쁘게 쫓아갔다면, 영화는 세령마을 속에 감춰진 물속 마을을 찾아가는 것처럼 각자의 마음의 비밀을 찾아가고 그 비밀 이면에 뭐가 있는지, 그게 현실에서 어떤 악으로 발현되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따라간다. 원작에 비해 심리적인 것에 집중한 면이 있다. 원작을 기대하고 영화를 보신다면 ‘왜 원작처럼 속도감이 없어?’라고 느끼실 수도 있다”

특히 추창민 감독은 영화 곳곳에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숨겨 이를 해석하는 재미를 더했다. 최현수의 아들인 서원이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안승환(송새벽)이 잠수를 시작하는 장면을 영화의 오프닝을 선택한 것 역시 추창민 감독의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영화는 (원작과) 첫 장면부터 다르다. (영화는) 잠수부 승환이 이 마을의 숨겨진, 누구도 가보지 못한 비밀 장소인 물속 마을을 찾아가는 이야기처럼 각자의 인간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게 복수극과 스릴러라는 형태로 결합이 된 거다. (첫 장면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읽으시는 분도 있는 반면에 그냥 어떤 분은 ‘그림 좋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다. (웃음)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방식이 첫 장면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가 첫 장면에서부터 말해주고 싶었던 ‘7년의 밤’ 속 숨겨진 비밀은 뭐였을까.

“최현수에게는 아버지라는 비밀이 있다. 본인이 저주하던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떨쳐내기 위해 살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내 아이에게 그보다 더 큰 저주를 남겨줘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외형적으로는 한 아이를 차로 치고 시체를 유기했는데 그 내면을 보니 아버지의 비밀이 있었다.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만 그런 비밀을 간직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결정은 더 나쁜 결정일 수 있다는 거다. 승환은 한 아이가 도움을 처했을 때 외면했던 비밀이 있고 그걸 속죄하는 인간이다. 오영제는 한 여자의 사랑을 갈구하고 비뚤어진 사랑이 결과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구실이 됐다”

장면뿐만 아니라 사운드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 승환이 호수 안으로 들어가 물속 마을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소리에 집중해보면 승환을 유혹하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처음에 승환이 잠수를 하러 들어가는 순간에 영화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저는 그게 천사의 소리라고 생각했다. 또 한 편으로는 보통 ‘로렐라이’라고 하는데 강에서 여자가 사람을 유혹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 목소리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에 사운드나 미장센들에 저 나름대로의 의미와 비밀들을 깔아놨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영화를 보셔도 좋을 것 같다”

123분의 대장정을 마치는 영화의 엔딩 역시 단순하게 끝내지 않았다. 시종일관 어두운 색감으로 진행되던 영화는 마지막에서야 밝은 햇살을 보여주며 막을 내린다. ‘7년의 밤’이라는 영화 제목을 나타내는 배경 역시 검정색에서 흰색으로 바뀐다. 추창민 감독이 이러한 변화를 준 의도를 알고 영화를 본다면 작품의 메시지와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저는 마지막에는 서원이가 물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버리고 싶은 운명이지만 그걸 지나서 내일을 살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영화 제목이 뜰 때 배경이 검정색인데 마지막에는 흰 배경이 된다. 그렇게 바꾼 이유는 서원이가 7년의 밤을 죽지 않고 살아냈고 내일을 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7년의 밤’은 지난 28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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