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경 "'마더',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수 있었던 현장" [인터뷰①]
입력 2018. 03.30. 14:15:37
[시크뉴스 안예랑 기자] 신인배우 하경은 지난 2016년 연극 ‘갈매기’로 데뷔했다. 지난해 방송된 ‘시카고 타자기’에서 브라운관에 첫 발을 내딛었고, ‘크리미널 마인드’ ‘안단테’ ‘돈꽃’ 등 다채로운 작품에 출연했다. 싸이코패스 혹은 일진, 비슷한 결을 가진 뚜렷한 캐릭터로 연기를 이어나갔던 하경은 ‘마더’를 통해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색다른 캐릭터를 선보였다.

최근 ‘마더’에서 학대 아동 혜나(허율)와 강수진(이보영)을 쫓는 젊은 형사 경석으로 분한 하경을 만났다. '마더'는 학대 받은 아이와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경은 지난 15일 종영한 '마더'에 대해 “6개월 정도 했는데 시원 섭섭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는 형사팀이라 조한철 선배님이랑 둘이서만 돌아다녔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은 잘 못 뵀는데 종방연 가보니까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종방연 분위기가 그렇게 좋은 건 처음 봤어요. 아무도 안취하고 네 시까지 남아계시더라고요(웃음)”

뒤늦게 친해져서 아쉽다며 종방연의 즐거움을 전한 하경은 ‘마더’에서 강수진과 혜나 모녀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경석과 파트너 창근(조한철)은 강수진과 혜나가가 처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경찰로서의 사명감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강수진의 뒤를 악착같이 쫓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시청자의 원성을 샀다. 하경은 ‘그런 반응이 섭섭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저는 오히려 덜한 편이었다”고 답했다.

“원작을 보시면 형사가 한 명이에요. 그 형사의 어두운 면과 착한 면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그걸 빼서 캐릭터로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나온 게 전데, 냉정하게 판단하는 건 선배가 해주시고 저는 ‘풀어주면 안되냐, 그 사람 착한 사람 같다’ 이런 식의 얘기를 많이 했죠(웃음)”

하경의 말대로 ‘마더’ 속 경석은 창근에 비해 외부로 감정을 표출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혜나를 학대한 자영(고성희)에게 분노했고, 혜나를 구한 강수진에게 공감했다. 강수진이 혜나를 학대에서 구출하기 위해 납치를 했다는 사실을 안 경석은 창근에게 “우리가 모르는 척 하면 저 사람들 무사히 떠날 수 있다”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경은 해당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차 타고 가면서 한철 선배님한테 ‘풀어주자’고 했던 장면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요. 처음에는 그냥 선배를 따라다니고 경찰인데 양보 운전하고 그런 어리바리한 형사 정도였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이 사람이 강수진의 마음을 대변하는 역할이 됐으니까. 그게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작품 속 캐릭터 자체도 하경의 공감을 샀다. 하경도 아이를 유괴할 수 밖에 없던 강수진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저는 아이들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처음 대본을 볼 때부터 찡그리는 표정이 저절로 지어졌어요. 아이를 쓰레기 봉지 안에 묶어서 버리는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오죽했으면 (강수진이) 유괴를 했겠어요. 그 마음이 이해가 안 가지는 않았어요. 캐릭터가 주로 추격신, 격투, 이런 신들이어서 우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이상 감정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강수진과 혜나를 잡는 장면에서 이보영 선배가 막 오열하면서 외치시는데 그때 느낌이 너무 이상했어요. 덩달아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학대당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 아파하던 하경은 이날 ‘마더’가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 받은 것을 언급하며 “칸에 가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실태를 알고, 공감해줬으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하경을 비롯한 ‘마더’ 배우들은 모두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공감했다. 시청자에게도 아동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그 뒤에는 정서경 작가가 있었다. 정서경 작가는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문학적인 대사로 시청자를 감동 시켰고, 배우들의 감정 몰입을 도왔다.

“작가님은 너무너무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글을 써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지문이 ‘눈물을 흘린다’ 단순히 이런 게 아니라 ‘터질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저는 오히려 이렇게 써있는 게 감정에 더 와 닿거든요. 감정이 잘 느껴지게 해주셔서 좋았어요. 작가님이랑 감독님께서 섬세하신 분이라 살짝 틀어지는 부분이 있어도 잘 잡아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조금은 부족해도 노선을 잘 맞춰주시는 분들이었어요”

신인 배우 하경에게 ‘마더’ 현장은 또 하나의 경험이었다. 영상미로 정평이 난 김철규 감독, ‘아가씨’ ‘친절한 금자씨’ 정서경 작가의 첫 드라마, 장면 마다 하경이 돋보일 수 있도록 배려해준 배우 조한철이 있었고, 자신만의 연기 색을 지닌 이혜영, 이보영 등의 배우도 대거 포진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던 현장이었죠. 제가 찾아가서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연기를 하면서 전달되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해결되지 않은 부분을 가지고 현장에 와도 다른 분들 연기하는 걸 보면서 ‘아, 이건 이렇게 연기하는 구나’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어요”

[안예랑 기자 news@fahs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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