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김동영, 뭉근하고 천천히 걸어나갈 15년차 ‘진국 배우’ [인터뷰]
입력 2018. 03.30. 16:23:32
[시크뉴스 홍혜민 기자] 배우 김동영의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다.

최근 시크뉴스는 SBS ‘리턴’과 OCN ‘작은 신의 아이들’을 연달아 마친 배우 김동영을 만났다. 김동영은 지난 22일 종영한 ‘리턴’에서 비밀을 가진 의뭉스러운 형사 김동배로 분해 키맨으로서 활약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작은 신의 아이들’ 1~3회에서는 연쇄살인마 ‘아폴로’로 또 한 번 파격적인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종방연에서 마지막회를 같이 보고 나니 약간 울컥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모두 박수 치고 그랬는데, 방송이 끝나고 ‘고생하셨습니다’ 하는 순간 울컥하는거예요. 마지막 촬영 때도 그런 감정이 없었는데 ‘이젠 진짜 끝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 더 울컥했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 배우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김동영은 그간 맡아왔던 다소 평범한 인물들에서 탈피해 ‘리턴’ 속 키맨, ‘작은 신의 아이들’ 속 연쇄살인마로 변신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이은 두 작품에서의 강렬한 변신에 주변 반응이 뜨거워지며 들뜰 법도 했지만 김동영은 오히려 이 같은 반응에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밖에 나갔을 때 가끔 이모님들이나 다른 분들이 알아봐주시는 걸 보고 드라마를 많이 봐주시는 구나 싶었어요. 친구들도 좋아하는 것 같고요. 사실 낯간지러운 걸 잘 못 견디는 성격이라 친구들끼리는 작품이나 반응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안해요. 새 작품에 들어가더라도 정말 친한 친구들에게 조차 말을 안할 정도거든요. 그래도 ‘리턴’에 출연하면서 주목을 받고 하니 친구들이 단체 채팅방에 ‘얼~’이라는 짧은 감탄사를 보내주더라고요. 물론 저는 읽씹(읽고 답장을 하지 않는 것) 했지만요.(웃음)”



‘리턴’을 집필한 최경미 작가가 인상깊게 봤던 영화 ‘위대한 소원’을 계기로 미팅을 가진 뒤 작품에 합류한 김동영은 극 중 김동배로 열연을 펼치며 극의 핵심 키가 되는 이야기들을 몰입감있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극이 풀어내야 했던 이야기들이 다소 방대했던 탓에 전달해야 했던 이야기 일부가 누락되는 등의 아쉬움은 남았다.

“개인적으로 보면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죠. 태민영과 저와의 관계를 마지막에 와서야 언급한 탓에 잘 이해하지 못하신 분들도 많으신 것 같고... 제일 아쉬운 건 제 아역 시절을 맡았던 친구가 자혜를 살렸던 이야기가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거였어요. 오히려 그 장면이 있었으면 최자혜와 김동배의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모든 이야기가 풀어지기에 시간도 없고 여유가 없었으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죠. 저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를 알고 보는데도 ‘저게 뭐였지’ 하면서 보기도 했었어요.(웃음)”

초반 자극적인 소재에도 속도감 있는 전개와 몰입감 있는 배우들의 호연으로 시청률에 청신호를 켠 ‘리턴’은 극 중반, 고현정의 중도 하차와 박진희의 투입 등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극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도중 일어난 사태에 남은 배우들의 아쉬움이 컸을 터다. 김동영 역시 이 같은 사태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남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야 했던 만큼 의연한 마인드를 드러냈다.

“당연히 아쉽죠. 아쉬움이 없을 순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 좋은 게 좋은거니까요. 하지만 어쨌든 남은 사람들은 해야 하는 일이 있는 만큼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의기소침해 있고 그러면 더 안좋잖아요. 스태프 분들도 으›X으›X 하자는 분위기가 돼서, 그 사건이 있고 나서 초반만 조금 멈칫 했지 이후에는 다시 현장 분위기도 돌아왔던 것 같아요. 배우들 역시 전부터 다들 친해서 다들 잘 뭉쳐서 가보자 하는 느낌이었고요.”



‘리턴’이 채 종영하기도 전 김동영은 ‘작은 신의 아이들’을 통해 연쇄살인마 ‘아폴로’로 또 한 번 강렬한 연기 변신을 이어갔다. ‘리턴’ 촬영 중 병행해야 했던 촬영이기에 전혀 다른 설정의 두 캐릭터를 넘나들어야 했던 김동영이 두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제가 원래 연기를 오버스럽게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요. 낯간지럽기도 하고, 최대한 시청자 분들이 봤을 때 자연스럽고 몰입할 수 있게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두 작품 모두 ‘진짜 같이 하자’는 마음으로 연기했었어요. 오히려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는 연쇄살인범인을 티 내면서 연기했다면 재미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해보이고 안 그럴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질렀을 때 보는 맛이 더해질 것 같다고 생각했었죠.”

1999년 ‘내 마음의 풍금’으로 연기를 시작한 김동영은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어린 현수 역으로 출연한 이후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이어왔다. 올해로 데뷔 14년을 맞은 김동영은 배우로서 잘 걸어오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진득하고 잔잔하게 잘 걸어오고 있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바람의 전설’ ‘꽃피는 봄이 오면’ ‘끝까지 간다’ ‘완득이’ ‘위대한 소원’ ‘밀정’ 등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동영은 작품 속에서 적재적소를 채우는 연기로 극의 묘미를 더해왔다. 그런 그에게 ‘주연’에 대한 욕심을 넌지시 물었다.

“욕심은 누구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냥 때를 기다리는거에요. 제 할 일을 하면서. 그러다보면 누군가가 날 인정해주는 날, 어느 순간 기회가 올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은 그런 걸로 욕심내고 스트레스 받고싶진 않아요. 아직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제 기사가 나오면 못 보겠더라고요. 댓글도 못보겠고...(웃음)”


이어 김동영은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덧붙였다. 2004년 영화를 통한 본격적인 데뷔 이후 오랜 시간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왔던 그지만,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건 ‘혼술남녀’ ‘터널’ ‘리턴’ ‘작신아’ 등의 방송의 힘이 컸다.

“예전에는 영화만 하다보니 영화 촬영장에 적응이 된 상태였어요. 오랜 시간 촬영을 하다보니 중간 중간 이야기 할 시간도 많고 그런 환경이잖아요. 그런 반면 방송은 정말 촬영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한번 더 찍고 싶은데 저 때문에 다시 촬영할 수 없는 환경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최근 ‘리턴’ 등 역할이 큰 작품들을 하면서 집중을 굉장히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어렸을 때는 영화만 해 왔으니까 저는 영화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런 생각이 점점 적어지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방송도 영화 못지 않은 것들이 많으니까 그런 생각들이 더 적어지기도 하고요. 지금의 저는 어떤 분야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감사합니다’하고 해야죠.(웃음)”



2018년 김동영은 두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색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그런 그가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들을 물었다.

“빨리 다른 일이 잡혔으면 좋겠어요. 일을 하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장르의 작품은 약간 남자들끼리 노는... ‘위대한 소원’ 19세 버전 같은 느낌의 작품이에요.(웃음) 진짜 센, 또래 남자 애들의 리얼함을 담은 작품이요. 거리낌 없이 놀면 더 잘 놀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묵묵히 걸어온 시간 만큼, 앞으로 걸어나갈 시간이 더욱 많이 남은 김동영에게 마지막으로 그가 달려가는 최종 목표점에 대해 물었다.

“별 탈 없이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욕심부린다고 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저 역시도 그런 환경을 잘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올해의 목표는?) 올해는 기타를 배우고 싶어요. 지금은 정말 걸음마 수준이거든요.(웃음) 또 작품을 하면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지는 만큼 운동도 해야할 것 같아요. 말은 되게 잘하는데, 실천을 할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웃음)”


[홍혜민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