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소민 “‘크로스’는 새로운 출발점, 열심히 살면 기회 또 오겠죠?” [인터뷰]
- 입력 2018. 04.02. 17:32:12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드라마 ‘1%의 어떤 것’ 이후 찾아온 공백에 예기치 못한 SBS ‘런닝맨’과의 만남은 배우 전소민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예능 프로프로그램 출연 이후 첫 드라마 ‘크로스’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TV tvN 드라마 ‘크로스’(극본 최민석 연출 신용휘)는 병원과 교도소를 넘나들며 복수심을 키우는 천재 의사 강인규(고경표)와 그의 분노까지 품은 휴머니즘 의사 고정훈(조재현)이 만나 서로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예측불허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소민은 극 중 고정훈의 딸이자 자유분방 매력의 선림병원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고지인으로 분해 ‘런닝맨’에서 보여주던 이미지와는 다른 분위기로 극을 이끌었다.
‘크로스’의 제작발표회에서 전소민은 2년만의 브라운관 복귀 작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더군다나 타 작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장기매매라는 소재에,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은 생소함과 함께 전소민의 연기변신도 기대케 했다.
극의 중심 축인 고경표와 조재현 사이에서 전소민은 맡은 바를 다했다. 특히나 ‘미투운동’ 가해자로 조재현이 지목되면서 불가피하게 중도하차하게 됐음에도 고경표와 합을 맞추며 극을 끝까지 끌고 나갔다.
“메디컬 드라마를 처음하다 보니 긴장도 많이 하고 2년 만에 해서 설렜어요. 대사도 그렇고 분위기도 어려웠죠. 평소에는 수술 장면을 즐겁게 시청만 했으니 수술 장면에서 그렇게 공이 많이 들어가는 지도 몰랐어요. 좋은 경험이자 새로운 도전이었고요. 값진 시간이었죠. 또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사회에 공헌한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감정노동도 심한 직업이더라고요. 우울증을 겪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직업적인 특성에서 오는 보람이나 감정적인 면에서 많이 공감하려고 노력 했어요. 의학드라마 시작하면 응급처치를 배우는데 병원 참관도 가고 응급 처치도 배웠죠. 저는 전문 간호사이기 때문에 수술 장면을 참관하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참여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차기작을 위해서요(웃음)”
하루에 60분이 안 되는 짧은 장면을 보여줌에도 전소민은 극 중 역할에 적극적으로 공감하고자 노력했다. 연기를 하고 있어도 환자와의 공감을 실제로 느꼈고 ‘이런 힘으로 이 직업을 해 나가고 선택하게 되는 구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맡은 인물을 가볍게 느끼면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심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사회에 많이 필요한 직업이잖아요. 그러니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더 많이 생기고 많이 선택을 해서 긍정적인 면이 갖춰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널리 알려졌으면 더 좋겠고요”
극의 말미, 강인규와 고지인은 병원 정원을 거닐고 이들을 바라보는 환자가 둘 사이를 의심하자 서로 쑥스러운 듯 웃음 지었다. ‘크로스’의 전개 중에서는 고지인과 강인규의 멜로는 없었기에 시청자들은 이들의 관계를 해피엔딩으로 짐작했다.
“멜로를 기대하지는 않았어요. 시놉시스를 봤을 때도 그런 내용이 전개될 것이라는 건 생각을 안했어요. 고지인은 강인규를 서포트 해주고 함께해주는 역할이기에 엔딩에서 조금의 여지를 남기니 쑥스럽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강인규와 고지인의 멜로 라인을 기대하셔서 ‘케미’가 좋았나 싶어서 뿌듯하기도 했어요. 잘 어울렸나 싶었죠. 그 뒤의 강인규와 고지인은 사귀지 않을까요? 사귀기 직전까지의 엔딩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이식 부부로 행복하게 살지 않을까요? 저만의 헤피엔딩이죠”
바쁘게 돌아가는 ‘크로스’ 제작 현장에서 전소민이 캐릭터와 드라마에 애정을 많이 쏟았음에도, 시청률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3.8%로 시작한 시청률은 상승세를 그리다 조재현의 하차로 3.2%까지 곤두박질 쳤다. 이후에도 떨어진 시청률은 쉽게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 회 4.2%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시청률이 아쉽긴 하죠. 하지만 항상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를 할 수는 없어요. 처음보다는 마지막에 떨어져서 아쉬울 수 있지만 드라마는 재방송을 하고, 언젠가 또 다른 분들을 시청을 해주시니 또 다시 시청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남아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봐주실 수 있으니 괜찮아요”
일반적으로 배우들은 매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미지를 설정해야하기에 예능 고정출연을 꺼린다. 대중이 생각하는 배우의 이미지와 본연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대중이 구축해 놓은 설정을 깨트리는 것은 물론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면 극에 몰입하기 힘들다는 평이 나오기 때문. 그러나 ‘런닝맨’에서 왈가닥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전소민은 오히려 “이미지의 제한, 한계에 있어서 돌파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인들이 걱정하고 우려하긴 했어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런닝맨’이 또 다른 기점이어서 돌파구를 제시해준 프로그램이 됐어요. 그동안 고심했던 게 작품 활동을 안 한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런닝맨’을 계기로 저의 다른 이미지를 알아주신 것 같아서 유익한 것 같아요. ‘런닝맨’이 아니면 작품으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잖아요. 이게 아니면 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없었을 거예요. 전소민이라는 사람이 ‘런닝맨’ 때문에 홍보가 된 거죠.”
전소민은 2년 동안 작품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많은 고비를 겪은 듯 했다. 그는 ‘오로라 공주’가 첫 번째 기점이라고 한다면, 두 번째 기점은 ‘런닝맨’이라고 설명했다. 그 직전까지는 암흑기였으며 이를 넘으면 돌파구가 온다고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와 함께 올해의 목표를 밝히며 다음날을 기약했다.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지해주는 부모님이 있었고, 제 자신이 진짜 행복한 게 뭔지 아는 확신이 서서 버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원동력을 놓지 않고 끌고 온 것 같고요. 하고 싶은 걸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니 이것도 큰 힘이 됐어요. 물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그때그때 새롭게 해낼 수 있어서, 돌파구가 잘 찾아와줘서 고마워요. ‘크로스’는 제게 또 다른 시작과 출발선이라는 느낌이에요. 또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오겠죠? 요즘 참 좋아요. 고정적인 일이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감을 주는지 몰랐거든요. 한편으로 두려운 건 비정규직이라 언젠가 일이 끊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도 있지만 요즘은 재밌어요. 하반기 안에 좋은 드라마로 찾아뵐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이것만 이뤄진다면 아주 행복한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엔터테인먼트 아이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