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리드, ‘올드스쿨’아닌 ‘트렌드 리더’ “뻔한 90년대 음악 아닌 새로운 음악” [인터뷰②]
- 입력 2018. 04.23. 17:38:17
-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솔리드는 90년대 당시 대중에게는 낮선 R&B 장르를 대중화 한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흑인 음악을 베이스로 한 그루브와 힙합 스타일은 당시만 해도 매우 파격적이었다. 친숙함과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이들의 메가 히트곡인 ‘이 밤의 끝을 잡고’나 ‘천생연분’ 등은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다.
이들이 다시 뭉쳐 만든 타이틀곡 ‘인투 더 라이트’는 90년대 감성을 완전히 벗어났다. 80년대 신스팝 등 레트로 사운드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세련된 곡이다. ‘올드스쿨’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 이들이 과거에도 또 현재에도 사랑받는 이유다.
솔리드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 프리미엄라운지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재윤은 “배철수 선배님이나 다수의 문화 평론가들이 좋게 평가해주셨다. 여러 음악을 다 들어보는 시대에 아직도 새롭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신보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김조한은 “요즘 90년대 가수가 많이 컴백하지 않았나. 옛날 모습을 떠오르게 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한다. 예전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분들이 나오는 것도 즐겁게 봤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우리 팬들에게 그렇게 인사하기에는 미안했다. 음악으로 승부하고 오로지 음악으로 인사하고 싶었다. 20년 전 솔리드가 아닌, 지금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있구나를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래 되면서 좋아지는 것도 있다. 오래된 와인처럼 저희 음악도 단순한 옛날 것이 아니다. 재윤씨도 세계적인 프로듀서가 됐고 이준도 여전히 랩을 하고 있고. 오히려 좋은 조건에서 음악을 할 수 있다. 뻔하게 90년대 음악을 들고 올 줄 알았는데 새로운 음악을 들고 와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90년대는 지금의 SM, JYP, YG 등의 대형기획사가 없던 시절이었다. 당시 솔리드는 회사의 시스템이나 자본력이 뒷받침 없이 오로지 음악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 가요 시장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아이돌 가수들 위주로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솔리드가 바라보는 현재의 가요신은 어떨까.
정재윤은 “당시만 해도 기획사에 A&R이 없었다. 그래서 더 다이나믹한 노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서태지아이돌이나 듀스가 나올 수 있었던 게 본인이 작사와 작곡하고 로고까지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알려졌다는 게 과거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제 세계적인 음악이 됐기 때문에 세계적 수준을 맞춰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대충 만들면 안 하느니만 못 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가요계에서 봤을 때 새롭다는 느낌을 들도록 했다”고 전했다.
김조한은 “우리나라의 큰 회사들이 시스템 안에서 가수들을 트레이닝 하니까 어떤 점에서는 완벽한 것 같다. 다른 면에서는 모두가 개성이 없어지는 시스템이지 않나. 다들 비슷해지는 느낌이 있다. 분명 훌륭한 친구들도 있다. 예전에 댄스가수면 노래를 못한다던지 하는 이유가 있었다. 요즘 아이돌 그룹에는 노래 잘하면서 춤까지 잘 추는 친구들이 많다. 어떻게 저 나이에 저걸 소화하지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눈 여겨 보고 있는 실력파 후배를 꼽기도 했다. 김조한은 “마마무를 특별하게 봤다. 음악으로 승부하려는 것이 뚜렷하게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마무를 노래 잘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돌이자 뮤지션이라는 콤비가 좋다. 또 아이유가 노래 잘하는 것 같다”고 추켜세웠다.
이준 역시 “한국 힙합이 많이 발전했다. 세계적인 래퍼들이다”라며 좋아하는 래퍼들은 산이, 도끼, 플로우식 등을 꼽았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솔리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