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겐조, 준 다카하시 런웨이 속 김정은 위원장 워크웨어 리얼웨이
입력 2018. 04.27. 12:15:13

준 다카하시 '언더커버' 2018 SS , 김정은 위원장, 겐조 2018 SS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84년생 35세로, 스위스 수도 베른에 있는 중학생 시절을 보앤 유럽 유학파 출신이다. 북한 정권 책임지로서 유학파 출신 1호 위원장이 된 김정은은 어린 시절 그를 옆에서 지켜봤던 이들은 운동에 능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조용한 소년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다른 두 형제에 비해 성격이 강해 일찍이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김정은 위원장은 지도자 위치에 오른 후 정권 장악을 위해 피의 숙청을 단행했다.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목적을 위해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이중성이 현재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이다.

그런 그가 핵무기를 앞세운 냉전에서 평화로 외교정책을 급선회 한 이후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27일 남북정상회담 자리에서 만났다.

김정은 위원장은 군복 스타일의 4 아웃포켓 재킷의 인민복을 입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평화로 가기 위한 남북 정상회담 자리에 그는 북한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의상을 입음으로써 북한 지도자로서 자신의 위치와 평화 노선의 한계점을 명확하게 암시했다.

김정은의 군복을 연상하게 하는 유니폼 스타일 슈트는 최근 런웨이에서 자주 목격되는 소위 ‘핫 아이템’이기도 하다. 김정은의 의상은 사회주의 국가의 상징이기도 한 군복과 노동복을 모두 함의하는 것으로, 굳이 따지면 워크웨어로 분류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 겐조 2018 SS

유스컬처 흐름의 하나의 현상으로 워크웨어 열풍이 불면서 ‘위크 재킷’ ‘유니폼룩’ 등이 트렌드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이데올로기가 대립하던 시기, 사회주의가 민주주의 사회와 대치하던 당시에 워크웨어는 사회주의의 현상의 하나로 인식된 획일화를 상징하는 코드이기도 했다.

럭셔리 레이블 디자이너들은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다카타 겐조((Takada Kenzo)가 설립한 ‘겐조(KENZO)’, 준 다카하시(JUN TAKAHASHI) ‘언더커버(UNDERCOVER)’의 2018 SS 컬렉션에 등장했다.

겐조는 올해 트렌드 컬러인 바이올렛 컬러로 상, 하의를 통일한 워크재킷과 팬츠 슈트를 남자 여자 모델 모두에게 입혔다. 남성 모델은 2 포켓의 재킷과 투턱 팬츠의 슈트로, 여성 모델은 점프 슈트로 워크웨어를 재해석했다.

준 다카하시 '언더커버' 2018 SS

준 다카하시는 워크웨어에 이데올로기적 상징을 더했다. 남성 여성 모델이 입은 워크 재킷 슈트는 헐렁한 사이즈의 빈티지 질감으로 2018 버전의 세련됨을 담았지만 뉴스보이캡과 완장이 2018년 현 시점의 트렌드보다는 1930년대 국가 간 극명했던 이데올로기 대립을 연상케 하는 효과를 냈다.

김정은의 워크웨어 스타일 슈트는 북한 정권의 현 주소를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드레스코드다. 그러나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럭셔리 레이블들의 런웨이를 채운 아이템 또한 워크웨어였다.

누군가에는 현실을 반영하는 코드로, 누군가에는 지나간 시대에 대한 향수로 2018년 한 지점에서 만난 워크웨어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겐조 인스타그램, 언더커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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