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이주우 “청춘이기에 가능했던 일 아닐까요?” [인터뷰]
입력 2018. 05.03. 15:50:54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남부러울 것 없는 주인공들의 잘나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일 당장의 생계가 걱정스러운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와이키키’는 배우 이주우에게 ‘청춘’을 일깨워줬다.

이주우는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극본 김기호, 송지은, 송미소, 원혜진, 김효주 연출 이창민 이하 ‘와이키키’)에서 강동구(김정현)의 전 여자 친구 민수아로 분했다. 빼어난 미모, 늘씬한 몸매로 쇼핑몰 모델로 활동하고 있었으나 남자친구에게 사기를 당하고 생계를 고민해야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이주우가 “저라면 그러지 못했을 거예요”라고 말한 것처럼, 극 중 사기를 당한 민수아는 모든 것을 날려 전 남자친구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간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시크뉴스 사옥에서 만난 이주우는 ‘와이키키’를 ‘청춘’으로 정의했다.

“이렇게 청춘이라는 글자가 와 닿는 역할은 처음이었어요. 출연하고 나서 저의 청춘은 말 그대로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됐고요. 사실 에피소드들이 말도 안 되고 힘든 내용이잖아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쿨하게, 재밌게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청춘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이런 게 청춘이구나’ 싶고요. 청춘이기에 가능했던 일 아닐까요?”



극 중 초반 민수아와 강동구는 오랜 만남을 뒤로한 채 결별했고 강동구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돈이 모자라 민수아와의 커플링을 팔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커플링을 잃어버렸던 강동구는 민수아에게 다시 찾아가 할 얘기가 있어서 찾아온 척 커플링을 찾는 굴욕을 맛봐야했다. ‘왜 왔냐’는 민수아의 물음에 강동구는 사회, 정치 이야기를 꺼냈고 이를 눈치 채지 못했던 민수아는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극이 전개될수록 민수아의 무지함이 탄로 났다. 모델 활동을 하던 민수아는 생활이 힘들어져 다른 직종을 찾기 시작했고 봉두식(손승원)의 도움으로 수능을 다시 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정치 견해를 줄줄 읊던 극 중 초반의 민수아와는 달리 밑바닥인 지식으로 봉두식에게 핀잔을 들어야했다. ‘와이키키’의 전체적인 맥락으로서도 일관성이 없었다. 이를 연기한 이주우 역시 의아한 부분이기에 그는 작가에게 연락해 민수아의 전후 상황을 듣게 됐다.

“작가님이 수아는 정치적인 이슈나 그런 것들을 조금은 알지만 기본적인 지식은 부족한 캐릭터라고 설명해주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에피소드가 나오고 극이 전개될 수 있다고 이해했어요. 이 부분 말고는 작가님에게 물어본다거나 고민을 하는 건 없었어요.”

고등학교 수준의 국어, 영어의 지식을 습득하지 못했어도 민수아는 뻔뻔했다. 그것이 민수아의 매력이었다. 심지어 봉두식을 함부로 대하는 편의점 손님에게 찾아가 응징을 가하는 행동으로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저는 수아만큼 뻔뻔하지 못해요.(웃음) 제 안에 있는 뻔뻔함을 꺼내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죠. 수아의 장면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고기집 사장님한테 복수했던 거요. 저는 그렇게까지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편이에요. 수아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그런 장면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저한테는 사이다가 됐어요. 고기집 사장님도 연기를 잘 받아줘서 그 장면이 더 빛났던 것 같아요.”



16부작으로 시작한 ‘와이키키’는 예정됐었던 후속 작에 문제가 생겨 20부작으로 연장됐다. 기존에도 촬영분량이 많았지만 연장으로 인해 더욱 호흡이 길어졌고 ‘와이키키’의 6인방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밤샘 촬영에 돌입했다.

“저한테 ‘와이키키’는 힐링이었어요. 촬영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하지만 본방송을 보면 ‘내가 정말 열심히 했구나’ ‘재밌는 작품을 재밌게 찍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한테는 정말 웰 메이드 드라마가 된 거죠.”

자신에게 웰 메이드로 남은 작품에 임하면서 이주우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극 초반 밉상캐릭터였던 민수아를 욕하던 네티즌이 극 후반부로 갈수록 달라지는 민수아에 네티즌 역시 다른 반응을 보인 것. 이주우는 해맑게 웃으며 “알게 모르게 통쾌했다”고 털어놨다.

“악역도 해보고 ‘와이키키’에서 밝은 역할도 했기에 다음 작품에선 다른 느낌의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사실 아직은 캐릭터에 정의를 하는 것보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요. 지금 제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걱정이 앞설 수 있지만 이주우는 이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민수아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져서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주우는 “많은 사랑을 주셔서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요”라며 씽긋 웃었다.

“이미지가 고착되는 고민을 한다는 것보다 저는 만들어내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는 단계여서 저에게 민수아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져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주위의 반응들이 없으면 무산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민수아는 많은 사랑을 주시고 마니아층도 있어서 ‘잘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죠. 정말 많은 사랑을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더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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