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김소현, 천천히 걷는 연기자 [인터뷰]
입력 2018. 05.04. 22:15:49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천천히 가려해요.”

지난 2008년 KBS2 드라마 ‘전설의 고향 - 아가야 청산가자’로 데뷔해 어느덧 11년차 연기자인 김소현은 ‘아역 배우’에서 벗어나 성인 연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아직은 어떤 것이 자신이 풀어가야할 숙제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그녀는 천천히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해 알아가려 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김소현을 만나 KBS2 월화드라마 ‘라디오 로맨스’(극본 전유리, 연출 문준하 황승기) 및 연기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라디오 로맨스’는 대본이 있어야만 말할 수 있는 대본에 특화된 톱스타가 대본대로 흘러가지 않는 라디오 DJ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김소현은 4년차 라디오 작가 송그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첫 성인연기에 도전했는데 아역일 때와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일단 많이 다르긴 하다. 아역땐 초반에 짭게 아역분량을 치고 빠지며 짧고 굵게 하고 나갔다면 이번엔 16부작 내내 한 회를 끌고 나가야해서 집중력과 체력이 필요했다. 다행인 건 10대에 아역 아닌 주연이란 걸 해봤다는 거다. 아직은 아역에서 성인으로 바뀌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어떤 걸 해나가야 할지 답이 확실히 안 나온 것 같다.”

스무살이 되고 첫 성인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부담이 됐을 법도 하다. 사실 기대하시지 않을까 해서 부담이 안될수 없었다. 어떻게 보여드릴지 스타일과 연기에 대해 많이 고민하긴 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엔 아직은 이르다. 완전 성인으로서의 모습은 나중에 보여주려 한다. 머리는 펌을 했는데 호불호가 있었다. ‘어울린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남자 분들은 빨리 머리를 풀었으면 하더라. 아직 이른 것 같긴 한데 변화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포커스를 맞추고 했다.”

연기 경력이 길긴 하지만 새로운 역할을 하다 보니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 모습 자체가 어린 느낌이 완전 씻겨나간 건 아니다. 송그림 캐릭터에 집중했지만 26살 역할을 하기엔 아직 어려 보여 무리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아직 어리게 느껴지겠다 싶은 부분이 내게 조금 아쉽다. 연기적인 부분도 아직은 ‘성인연기가 뭔가’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좋게 보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고 조금씩 걷어나가면 되는거다. 한 번에 아역이미지를 씻어낸다는 건 불가능하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니 조금씩 노력해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많이 배웠다.”



성인이 되고 배역의 폭도 넓어질 텐데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일단 대학생 역할을 해보고 싶다. 딱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20대 초반의 풋풋하고 예쁜 사랑을 담은 캠퍼스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다.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해서 그때그때의 모습이 담겼으면 한다. 아직은 직장 여성을 연기하니 힘들더라. 안 그래도 어린것 같은데 작가 역할을 하니까. 급하지 않게 지금 하는 걸 조금씩 해나가고 싶다.”

시청률에 있어서는 아쉬운 면이 있었다. “솔직히 잘 됐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나도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스태프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시청률이 좀 더 나왔으면 조금이라도 보상이 되지 않았을까.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 내 부족한 점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고 시청자가 아쉬워하는 부분도 뭔지 알게 됐다. ‘그런 부분을 더 잘 풀었다면’하는 생각에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다.”

음악 프로그램 MC를 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 호흡을 맞춘 윤두준이나 유라가 친근할 것 같다. “3년 전 ‘쇼! 음악중심’ MC를 할 때 유라 언니와 걸스데이의 ‘달링’ 무대를 (MBC 연예대상에서) 같이 했는데 당시 인사하고 나중에 그때를 생각하니 새삼 신기하더라. 그런 인연이 있고 ‘음악중심’을 하며 자주 뵀다. 두준 오빠와는 광고도 했고 인사만 했다. 그런 관계인데 어쩌다 다시 만나서 신기한 인연이라 생각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추며 매너가 좋다고 느꼈다. 처음엔 낯을 좀 가려 약간 서먹했다. 어떻게 다가갈지 몰라 내가 좀 어려워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편하게 받아들여주시고 장난도 쳤다. 두준 오빠가 워낙 친화력이 좋고 현장 분위기를 잘 이끄는 타입이다 보니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곽동연은 어땠나. 예전에 예능프로그램에서 김소현을 이상형으로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잖나. 그때부터 알았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말을 놨다. 오빠가 ‘드디어 말 놨다’고 하더라. 이번에 드라마를 하면서 편하고 든든했다. 친한 사람이 없어 오빠가 있다는 것 자체로 안정감을 느꼈다. 다 낯가릴 때 혼자 채팅방을 만들어 초대해 다 친해지게 됐다. 앞으로도 잘 이어가면 좋을것 같다.”

극 초반부터 보여준, 술을 섞는 장면은 인상 깊었다.대본에 쓰여 있다. ‘소맥 이모’라는 유튜버의 영상이 있는데 그걸 찾아봤는데 본다고 될게 아니었다. 초반이라 빨리 촬영을 해야 했기에 벼락치기로 당시 매니저에게 배웠다. 흔들고 뿌리는 건 현장에서 바텐더에게 배웠다. 편집하니 그럴싸해 나름 뿌듯했다. 낯설었지만 재미있었다."

뽀뽀신은 어땠나. 부담이 있을 법도 한데. 보는 사람이 많아 약간 민망했다. 내가 부끄러워서 민망해하면 두준 오빠도 신경 쓸까봐 최대한 냉정을 찾으려 노력했는데 그것보다 오그라드는 상황, 대사가 더 힘들었다. 둘 다 오그라드는 걸 잘 못해서 난리치며(웃음) 찍었다. 다행히 후반이라 친해져 그나마 편하게 했다.

뽀뽀신이 처음이 아니잖나. 드라마에서 ‘첫 뽀뽀’를 한 것 아니냐. 그렇다. 슬프다. 약간 아쉽긴 하다. 실제 ‘첫 뽀뽀’,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드라마에서 그런 걸 많이 하고 약간은 익숙해져서 그런 내 모습이 싫었다. 연애경험이 없다. 표현을 더 하고 싶은데 약간 한계를 느낀다. 촬영감독님이 ‘후아유 - 학교 2015’ 때 뵀던 분인데 그때도 ‘연애감정 안 나온다. 연애 안 해본 애 쓰지 말라’라고 장난 반으로 말씀하셨다. 이번에도 친해지니 ‘연애 감정 안 나온다’고 하시더라. 나중에 연애감정이 나오면 오히려 안 해봤을 때와 감정이 달라 차이를 느낄 수 있잖나. 좋게 생각하려 하고 있다.”

초반에 추운 날씨에 수중 촬영이 진행돼 논란이 있었다. “좀 안타깝더라. 사실 작가님도 정말 미안해했다. 절대 추운 날씨가 아니었다. 시간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추운날씨에 찍을 수밖에 없었다. 스토리상 뺄 수도 없었다. 안타깝고 절실해 보여야 했다. 촬영 후 논란이 돼 놀라기도 했고 조금은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꼭 나만의 문제가 아니잖나. 촬영 당시 최소한으로 찍긴 했다. 그걸 엄청 쪼개서 편집으로 열댓 번 빠진 것처럼 보였다.”

라디오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평소 라디오를 즐겨듣나. 평소 즐겨듣진 않고 한 번씩 듣고 싶을 때 이금희 선생님의 라디오를 자주 듣는다. 꾸준히 듣는 건 아닌데 웃고 싶을 땐 ‘컬투쇼’를 듣는다. DJ로 활동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는지 궁금하다. 연차가 쌓이고 여유가 생겼을 때 쉬어갈 겸 해보고 싶다. 연륜이 쌓였을 때 하면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뭔가 조언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성인이 되면 해보고 싶은 게 있었나. 많이들 클럽을 떠올리잖나.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가긴 갈 것 같은데 시끄러운 걸 안 좋아한다. 노래방도 시끄러워서 잘 안가기에 즐길 것 같진 않다. 벚꽃 필 때니 친구들과 바깥 활동을 했으면 한다. 아직 외출이 그리 자유롭지 않아 스무 살이 되면 외출만도 자유롭긴 할 것 같다. ‘치맥’을 하는 게 왜 좋은지 모르겠는데 왜 좋은지도 알아보고 싶고 그런 것들을 하고 싶다. 별건 없다.”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 같다. 당장 즐긴 순 없을 것 같고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 대학 친구도 좀 사귀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나중에 대학생활이 연기에 도움이 될 거고 새로운 경험이 내게 큰 일탈 같은 느낌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누군가.“가장 가까이 있는 엄마와 보조 출연할 때부터 같이 했으니 거의 모든 걸 다 했다. 엄격한 편인가. 아무래도 딸이고 그렇다보니 어쩔 수 없이 조심하는 부분도 있고 나도 그래서 이해한다. 조금씩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엄청 막나가진 않을 거다. 촬영 다닐 때도 트레이닝을 입고 다니는데 너무 추하게 다니면 엄마가 ‘지나가는 사람이 연예인 가운데 널 처음 보는 걸 수도 있다. 그런 몰골은 가리라’고 해서 못 꾸몄을 때는 가리는 편이다. 못 알아봐야 한다기 보다 환상이 깨질까봐.”

어려서부터 대중을 봐왔다. 그럴수록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줬을 때 오는 실망감이 클 것 같다. ‘연기를 너무 일찍 시작한 게 아닌가’ 하고 고민한 적은 없었나.고민은 없었고 생각은 해봤다.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놀고 하다가 나중에 했으면 좀 달랐을까?’ 하고 생각해 보긴 했다. 지금은 아역부터 쭉 해 와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는 내 몫이다. 선배님들이 ‘그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걸 하라’ ‘많이 놀라’고 하시는데 조금은 공감이 된다. 만약 주위에서 (아역을) 한다고 하면 추천하진 않을 것 같다. 즐겁게 놀다 나중에 해도 된다.”

질풍노도의 시기엔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궁금한데. 고 2쯤 그게 왔다. 늦게 온 편이다. 그전까지 힘들어도 참고 속앓이를 했는데 그러면 안 되겠다 싶어 조금씩 의사, 생각을 말하니까 부딪치게 되더라. 다 내 생각 같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기에 부딪치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와 여러 생각들이 있었다. 그 시기에 힘들었던 것 같다. 아주 어리지도, 그렇다고 성인도 아닌 중간지점에서 연기를 했다.”

성인이 되고 배우로서 든 생각이 있을것 같다. “솔직히 지금은 답을 모르겠다. 찾으려 애쓰기보다 일단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 훈련 같은 것들을 해야 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계속 하는 발음 발성은 꾸준히 해나가야 할 부분이고 그냥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고 나이 대에 맞는 연기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내 색깔도 찾을 수 있고 내가 가야할 길이 보이지 않을까?”

아역 이미지를 벗기 쉽지 않아 조바심을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고민들을 19살에도 했다. 아직 좀 남았다는 생각에 그 때 사실 감이 안 왔는데 ‘군주’ 끝나고 짧은 몇 개월 동안 혼자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조바심도 나는데 자신을 정말 잘 알기에 그런 걸 절제한다. 조바심 나도 힘들고, 다 힘들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 생각인가.“좀 천천히 쉬어가야겠다는 생각이다. 당장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자신이 없다. 자신을 안 뒤, 준비를 많이 한 뒤 보여드리고 싶다. 이제는 성인으로 보잖나. 제대로 준비를 많이 하고 보여드려야 새로움이 느껴질 것 같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걸 접하려고 한다. 일상에 자극이나 변화가 없고 정말 같은 패턴이다. 이제 벗어나려 한다. 연기를 하며 내 안의 답답함이 있었다면 바깥에서 새로운 걸 접해야 할 것 같다. 공으로 하는 걸 정말 못하는데 배드민턴 같은 활동적인 걸 하려 한다. 만약 한다면 그 정도가 가장 큰 것 아닐까 싶다.”

스무 살을 맞은 터라 남다른 한 해가 될 것 같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뭔가.“드라마가 끝났으니 대학생활에 적응 잘 하는 게 일단 첫 번째다. 스무 살이니 하고 싶은 것들을 해봤으면 한다. 해보고 싶은 건 다 도전해보고 싶다. 그러다 하나 맞는 걸 찾지 않을까? 자유롭게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며 재미있게 보내는 게 올해 목표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E&T Story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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