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크투어#기자 SNS] 경복궁 야간개장, '피리 부는 사나이' 따라가며 즐기는 '이머시브 콘서트'
- 입력 2018. 05.23. 18:28:05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경복궁 야간개장과 함께 이머시브 콘서트(Immersive Concert)가 펼쳐져 눈길을 끈다. 이머시브 콘서트는 전통 공연장이 아닌 특정 공간에서 기본의 형식을 벗어나 적극적인 방식으로 관객이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음악 공연이다.
지난 21일 오후에 경복궁을 찾았다. 오후 7시 30분, 흥례문에서 대취타가 화려하게 울려 퍼지자 모여든 사람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여섯 명의 연주자를 쫓아갔다.
대취타 행렬과 함께 왕의 공식적 집무실인 편전, 사정전에 이르자 대금 연주자의 대금즉흥독주 '상령산'이 울려 퍼지며 공연의 본격적인 서막이 열렸다. 대금 독주를 듣던 관객은 연주자가 이동하자 홀린 듯 그를 뒤따랐다. 이 모습이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와도 같았다.
대금 소리를 따라 흠원각을 거쳐 함원전으로 이동해 어정에 도착했다. 어정에서는 단소 장구 더블베이스가 만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북청아리랑'을 연주했다.
이어 불상을 모셔두고 불교의식과 행사를 연 것으로 전해지는 함원전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정악시나위 '화합'이 울려 퍼졌다. 함원전 앞 마당에서 관객을 둘러싼 채 여러 방향에서 연주되는 정악시나위는 관객에게 자연음향의 극치를 선사했다. 특히 관객이 듣고 싶은 악기에 능동적으로 다가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이머시브 콘서트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아이들은 신기한 듯 연주자 앞으로 달려가 악기를 들여다보고 연주하는 손을 살폈다.
교태전 뒤 깊고 조용한 아름다움을 가진 왕비의 후원인 아미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왕비를 위한 특별한 공간인 이 곳에서 경기잡가 중 '유산가'가 연주됐다. 달빛 아래 울려 퍼지는 노래와 단소 거문고 생황 소리가 관객을 소리와 풍광에 취하게 했다.
공연의 종착지인 구중궁궐 경복궁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교태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버드나무 가지에서 맑게 지저귀는 꾀꼬리의 모습을 보고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춘앵무는 화려한 복식과 지극히 절제된 춤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신을 따라오라는 연주자의 말에 관객은 수군거렸다. 참여형 공연을 처음 접한 탓이다. 하지만 곧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공연에 익숙해진 듯 궁 안의 절경을 감상하며 연주에 빠져들었고 고궁과 소나무 밤하늘의 달 등을 바라보며 음악을 감상했다.
이번 경복궁 음악회는 지난 20일 시작됐으며 오는 31일 막을 내린다. 20, 21, 23, 24, 27일에는 '소리가 이끌다'라는 주제로 25, 26, 28, 30, 31일에는 '대금이 이끌다'라는 주제로 각각 진행된다. 공연 기간 동안 매일 오후 7시 30분 시작되며 경복궁 입장 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시크포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