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읽기] 22세 남자 이서원 ‘볼캡의 함의’, 청춘의 허술한 윤리관이 초래한 참극
- 입력 2018. 05.25. 10:21:26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이서원이 지난 24일 ‘강제 추행 및 특수 협박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으로 출석할 당시 고개를 숙인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공개 사과’를 원하는 대중의 여론을 묵살했다는 원성을 샀다. 그러나 4시간여의 조사를 받고 검찰청 밖으로 나온 후 ‘죄송하다’라는 말과 함께 카메라를 벗어났다.
이서원 ; 24일 검찰 출석(좌), 조사 후 귀가(우)
그러나 이서언의 폭행 사건은 피의자가 연예인이라서 라기 보다 극히 평범한 20대라는 점에서 현 사회에 만연한 폭행에 대한 무사안일주의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이서원은 97년생 올해 22세로 대학도 졸업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 출석에서 팬츠와 셔츠에 운동화와 모자까지 블랙으로 통일했다. 자신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는 ‘감춤 심리’가 작용한 전형적인 블레임룩이지만 아이템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거리에서 마주쳐도 그냥 지나칠 법할 정도로 극히 평범한 디자인이다.
특히 볼캡은 가격대가이 3만원~5만원대인 대중적인 모자 브랜드 N사 제품으로 20대라면 하나 두 개 쯤은 가지고 있는 별스러울 것 없는 아이템이다.
옷뿐 아니라 행동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검찰 출석 당시 포토라인에 서려다 변호사의 저지로 아무 말 없이 검찰청으로 들어간 이서원은 조사 후 밝힌 심경 조사에서 “아까는 긴장하고 당황해서 말 못했는데 조사에 성실히 답했다. 피해자 분들과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예상 가능한 답변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24일 검찰 출석(위), 조사 후 귀가(아래)
소위 ‘청춘’으로 분류되는 20대는 실수마저도 성장의 과정으로 용인된다. 그러나 최근 사회가 청춘의 과오를 무책임하게 방치하면서 더는 ‘한때의 실수’로 넘겨버릴 수 없는 ‘무서운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이서원의 극히 평범한 패션과 무표정은 윤리적 판단 기준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일부 20대들의 허술한 윤리관을 떠올리게 한다.
이서원은 지난해 5월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종영 인터뷰 당시에도 무표정과 세상사에 무심한 태도를 보이는 등 신인임에도 신인답지 않는 모습이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서원은 당시 “저 세상에 갈 때, 사람들이 내가 죽었다는 것, 단지 그 이유로 울었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소중한 배우가 갔다’라는 뉴스가 났으면 좋겠다”라며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가 자신의 바람대로 배우로 끝까지 살아남고 싶다면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지금부터는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도 제 3자다. 현재의 사태까지 방치한데는 소속사의 책임이 크지만 결국 본인이 저지른 사건은 스스로 해결하려는 성인으로서 책임감이 필요한 때이다.
‘누군가 해결해주겠지’ 혹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지’하는 경우의 수는 날려버리고 성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