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피시스터즈’ 한영 “‘어떤 배우’ 아닌 ‘배우 한영’으로 기억되고 파” [인터뷰]
- 입력 2018. 05.28. 17:42:52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롱다리 미녀 가수’로 데뷔한 한영은 드라마 주연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한영은 ‘해피시스터즈’를 시작으로 자신의 앞에 펼쳐진 수많은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고 있었다.
최근 종영한 SBS 아침드라마 ‘해피시스터즈’(극본 한영미 연출 고흥식, 민연홍)에서 한영은 무리하게 오픈한 피아노 학원 때문에 사채 빚더미에 오른 윤상은으로 분했다. 하지만 자신의 빚을 다 갚아주겠다고 나타난 최재웅(오대규)를 만나 어쩔 수 없이 계약 결혼을 하게 되고, 사랑 없는 만남이었지만 점차 사랑을 알게 되는 인물이었다.
한영의 전작 SBS 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극본 안서정 연출 안길호)의 출연은 ‘해피시스터즈’의 주연으로 이어지게 됐다. 당시 백진주 역을 인상 깊게 본 ‘해피시스터즈’의 감독이 한영을 만나고 싶어 했고 여러 번의 오디션 끝에 주연으로 확정됐다.
“처음에는 주연인지 몰랐어요. 대본을 받았는데 분량이 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극 초반에는 주연이라고 생각할 만큼 많지는 않아서 주인공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찍으면서 실감 하게 됐어요.”
아침드라마의 특성상 빠른 전개, 한 회에 쏟아지는 수많은 에피소드들, 일주일에 5일을 방영하다보니 촬영 분량 또한 만만치 않았다. 특히나 추운 겨울에 고생을 하면서 다양한 패러디를 하면서 찍었기에 한영에게 ‘해피시스터즈’는 평소에 해보지 않았을, 너무 많은 경험을 해본 드라마로 남았다.
“솔직히 드라마가 길어도 ‘해피시스터즈’처럼 많은 에피소드를 해본 배우는 흔치 않을 거예요. 많이 경험해볼 수 있었고 도움을 받았죠. 기억에 남는 장면은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경기를 패러디 한 것과 남자 화장실 청소하는 장면들이 떠오르네요.(웃음) 아시는 분들은 알거에요. 아침 드라마가 촬영도 빠르고 극 중 전개도 엄청 빨라요. 대사도 빨리 해야 하고요.”
한영과 싱크로율이 높은 캐릭터긴 하지만 분명히 차이점이 있었다. 윤상은이 빚에 쫓기는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실제 한영은 그렇지 않았고 윤상은은 사랑을 몰랐지만 한영은 윤상은에 비해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기 때문. 이에 한영은 윤상은에 몰입하기 위해 다른 약속도 잡지 않고 오로지 연기에만 몰두했다.
“윤상은과 저의 싱크로율이 높다고 하셨고 저도 윤상은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윤상은이 처한 상황은 심각한데 밝은 에너지를 가진 친구고 조금 철딱서니도 없어서 젊게 살아요. 그래서 윤예은이라는 동생이 더 언니 같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심이영 씨가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이니 저를 리드해주시도 했고요. 제 생각에도 싱크로율이 높았다고 봐요.(웃음)”
가수에서 방송인으로, 그리고 연기자로 영역을 확대한 그에게 초반에 들고 나왔던 카드인 큰 키는 분명 캐스팅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키가 조금이라도 작았으면 더 많은 연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고 한영 또한 그러한 생각을 했지만 얼마 전부터 마음가짐을 달리 먹었다고 밝혔다.
“캐릭터라고 하죠. 예전에는 웃겨야 하는 캐릭터만 생각을 했는데 저한테는 큰 키가 캐릭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키 큰 사람 하면 제가 떠오르니까 굉장한 캐릭터잖아요? 나만 가질 수 있는 캐릭터니 감사한 생각이 들어요. 선택의 폭이 좁다고 슬프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마인드를 바꾸려고 하고 있거든요.”
마인드를 바꾸게 된 계기는 없다. 오히려 반항이다. 한영은 연예계에 오랜 시간 발을 들여놓다보니 방송의 트렌드나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게 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방송을 접을지언정 스스로를 찾아가고 끌려가지 않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이 생각이 2018년 들어서 확실하게 들었어요. 마치 자아를 찾는 것처럼?(웃음) 예전에는 ‘안 되면 어떡하지’ ‘요즘 트렌드는 뭘까요?’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해요. 스트레스가 많았거든요. 그냥 편하게 생각하려고요.”
한영은 어디에도 털어놓지 않았던 속병을 털어놓으며 “이제는 달라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와 함께 무방비한 악플은 아직도 상처를 받고 있다며 냉정한 평가는 달게 받겠지만 이유 없는 비방은 지양했으면 한다고 솔직하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무덤덤하다고 해도 아직 말 한마디, 한마디가 꽂히는 것들이 있어요. 평가를 받아야하는 건 맞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평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댓글을 안 본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다 보거든요. 가족이 연기한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댓글은 선플을 꼽으며 “제 연기로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댓글을 봤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부터 치열하게 촬영하고 한영에게 생각의 전환과 첫 주연이라는 타이틀을 선사한 ‘해피시스터즈’는 한영에게 어떻게 남을까.
“첫 주연이고 엄청 힘들게 찍은 아침드라마죠. 별의 별 경험을 다 해봤어요.(웃음) 하고 싶은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스릴러도 해보고 싶어요. 연기를 해보니까 어떤 분하고 하고 싶다고 말을 못하겠어요. ‘감히 내가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죠. 지금은 그 단계인 것 같아요. 지금 제 목표도 ‘어떤 배우로서’가 아니라 ‘배우’로 기억에 남는 거예요. 추후에 인터뷰를 또 한다면 어떤 배우가 되겠다고 하겠지만, 지금은 ‘배우 한영’으로 기억할 수 있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것이 목표에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