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브’ 이주영 “혈기왕성했던 나의 20대, 송혜리와 닮았다” [인터뷰]
- 입력 2018. 05.28. 21:09:48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던 노희경 작가의 신작 ‘라이브’는 신예 배우 이주영에게도 와 닿았다. 특히 자신이 맡은 송혜리 역은 자신의 불완전한 모습과도 닮아있었다.
지난 6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드라마 ‘라이브’(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에서 이주영은 시보 순경 송혜리로 분했다. 정의롭고 진지하지만 가끔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극 중 모습은 실제 이주영과도 상당히 싱크로율이 높았다.
‘라이브’의 종영 인터뷰를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시크뉴스 사옥을 찾은 이주영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자신이 송혜리의 혈기왕성함과 오지랖 넓은 성격 등이 비슷하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음 지었다.
“괜한 정의감 있는 면들이 비슷해요. 특히나 20대 때 저는 더욱 그랬거든요. 혜리처럼 왠지 나는 다 해도 될 것 같았는데 모델일은 잘 안되고, 혜리처럼 한계에 부딪히는 것들에 공감이 됐어요. 또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20대들이 그렇지 않나 싶어요.”
늘씬한 키에 동양적인 마스크를 지녀 누가 봐도 모델이 제격일 것 같은 그였지만 일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다. 힘든 시기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되자 심리적인 압박이 더욱 가해졌다.
“제 상태를 모르니 힘들고 불안한 상태였죠. 마인드 컨트롤도 못하고요. 시행착오도 겪다보니까 이젠 컨트롤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자기 객관화가 됐다고 할까요? 그래서 송혜리에 더욱 공감을 하고 이입이 됐던 것 같아요.”
2015년 단편영화 ‘몸 값’(감독 이충현)으로 데뷔한 이주영에게 ‘라이브’의 의미는 컸다. 평소에도 좋아하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으며 비중 또한 신인치고 상당했기 때문.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자료 조사와 액션스쿨에 다니며 동료들에게 흠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다큐멘터리 ‘사선에서’를 보고 많이 참고했어요. 경찰관 분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컨디션, 일할 때의 목소리까지도 참고했죠. 또 극 중에서 어떤 액션이 나올지 모르니까 액션스쿨에서 기초적인 것들을 준비했어요. 한 달 동안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나갔었죠. 운동한다는 마음으로 기초체력을 길렀어요.”
대부분 야외촬영이었던 ‘라이브’가 체력적으로 배우에게 주는 고통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겨울에 진행됐던 촬영이었기에 더욱 배우들을 힘들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호흡은 더욱 더 끈끈해졌다.
“저는 처음에 이렇게 분량이 많을 줄 몰랐어요. 긴 호흡인 드라마도 처음이니 빨리 적응해야겠다싶었죠. 기다리는 일도 많다고 들었는데 분량이 생각보다 많아 연달아 촬영해서 체력적으론 힘들었지만 재밌었어요. 다들 너무 잘하시는 분들이고 저보다 경력도 많으시니 당연히 제가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배운 것도 많은 현장이었고요. 배우들끼리 재밌고 유쾌하게 찍었어요. 호흡도 좋았고요.”
이주영의 모습은 현재 극장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에서 농아남매로 분해 김동영과 함께 열연을 펼친다. 극 중 이주영은 말을 할 수 없지만 손짓, 발짓 그리고 표정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모습들에서 신인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이해영 감독이 이주영을 만나고 원작에서 농아 형제로 설정 돼 있던 것을 남매로 바꾼 것이 이해가 갈 정도다.
특히나 그의 열연은 락(류준열)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했을 때 빛난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눈빛과 최소한의 음성으로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더욱이 캐릭터 설명이 부족한 락의 설명을 길지 않은 수화와 표정으로 농아남매가 채워준다.
“저는 그 장면이 락의 전사를 묘하게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과거를 함께했던 친구들이 부모님의 제사를 드려주니까요. 그걸 보니까 농아남매, 락의 전사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어요. 얘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어떻게 이 조직에 들어왔을까하고 생각했더니 그 삶이 상상이 안 될 정도로 너무 참담했을 것 같고 힘들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셋이 똘똘 뭉치지 않았을까요?”
극의 말미, 언급할 수 없는 거대한 반전이 등장하고 농아 남매는 아무것도 모른 채 즐거워하며 막이 내린다. 이주영이 그리는 농아남매의 미래는 슬프고 암담했다. 하지만 현실과 가까웠다.
“농아 남매가 어둠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약을 하고 이런 건 쾌락과 즐거움을 찾잖아요. 하지만 결국에 그런 인생은 슬픈 것 같아요. 농아남매는 자기가 선택한 게 아니지만 그런 조직에 있었고 그러면 안 되기에 더욱 안타까워요. 만약에 나중에 어른이 돼서 그 조직에서 탈출해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청각장애인들은 사회가 좁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농아남매는 더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극 중 주인공들은 극의 말미 행복한 적이 있냐고 질문을 던진다. 비록 극 중에서 질문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주영의 현재는 행복할까.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10년 뒤의 모습은 어떨까.
“가끔 사람들이 묻잖아요. 20대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저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그때보다는 지금이 행복해요. 10년 뒤엔…. 20대 보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긴 하지만 10년 뒤엔 더욱 컨트롤을 잘 하고 성숙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