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누나' 손예진 "서서히 '윤진아'에게 젖어들어, 정해인은 '서준희' 그 자체"[인터뷰②]
입력 2018. 05.29. 14:05:18
[시크뉴스 박수정 기자]30대 평범한 직장인 여성이 절친의 동생이자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연하남과 사랑에 빠졌다. 큰맘 먹고 시작한 연애는 얽히고 설킨 관계들 때문에 자꾸만 삐걱거린다. 설상가상 애써 외면했던 직장의 문제들도 수면위로 떠오르며,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벽에 부딪힐 때마다 그녀는 자신이 믿는 길을 선택하고,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애쓴다.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윤진아의 이야기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이하 '예쁜 누나')는 3개월에 걸쳐 촬영이 진행됐다. 손예진은 그런 윤진아의 수 많은 선택들을 이해하기까지, 온전히 '윤진아=손예진'으로 녹아들기까지 약 1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어떤 지점부터 온전히 몰입하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윤진아로 서서히 젖어들었다. 촬영이 시작된 후 1개월 정도 될 때쯤 진아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진아는 이런 마음이었구나', '진아는 이래서 이런 선택을 했구나'라는 걸 서서히 알아가면서 (윤진아가) 더 안타깝고, 짠했다. 그래서 더 몰입하기 시작했다"

사랑에 서툰 윤진아의 연애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더 답답한 상황들이 이어졌다. 윤진아의 복잡한 상황들은 보는 시청자들도 답답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예쁜 누나'는 후반부로 갈수록 지지부진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고구마 전개'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윤진아가 놓인 상황들이 안타깝고, 너무 짠했다.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의 문제들, 특히 엄마와의 대립이 윤진아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었을 것 같다. 진아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독히도 반대를 하는 엄마가 그 사람에게 상처 주는 걸 알게 됐고, 그런 모습들이 진아에게 트라우마로 남게 됐다. 후반부 그저 진아는 그 순간 순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선택을 해나갔던 것 같다. 인간은 불안정한 존재이지 않냐. 진아는 혼자 견디며 그런 선택을 자꾸 반복했을 뿐이다. '준희와 헤어진 3년 동안 진아에게 어떻게 새로운 남자가 생겨?'라며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더라. 진아는 사실 (준희와 헤어진) 3년동안 껍데기처럼 살았던 것 같다. 남들이 사는 걸 흉내내면서 살았을 것이다. 인생에 한번 올까 말까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을 했다. 그 이후 진아가 아무렇지 않게 삶을 이어가진 못했을 거다. 누군가를 잊기 위해 다른 사람을 만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진아의 행동을 조금은 이해했을 거라 생각한다"

16부작 대본을 모두 읽은 후 촬영을 시작한 손예진은 오직 윤진아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윤진아의 선택을 존중했고, 이해하려 애썼다. 감정적으로 견디기 힘들었던 장면들도 많았다는 손예진은 "그 중 후반부 경선이(장소연)에게 '준희보다는 내가 더 우선이다. 나는 나대로 살거다'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을 찍을 때 가장 괴로웠다"라고 털어놨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유난히 마음이 아프더라. 경선이에게 직장 문제든 자신의 상황을 모두 다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데, 진아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 그 신을 촬영하기 전에 감독님에게 '이 장면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 다 털어놓으면 안되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 신을 촬영할 땐 (너무 괴로워서) 그 얘기를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서서히 연인으로 발전하는 윤진아, 서준희의 연애 과정을 모두 지켜봤기 때문에 후반부 걸림돌에 부딪힌 두 사람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연상연하 커플 신드롬을 다시 불러일으킨 '예쁜 누나' 손예진, 정해인.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기대 이상이었다. 서준희 역으로 정해인을 적극 추천했다는 손예진은 "연기를 진짜 잘한다. 사실 이렇게 연기를 잘 할 줄 몰랐다"며 정해인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정해인은) 무언가를 이야기하면 그걸 바로 이해하고, 곧바로 소화해내더라. 무엇보다 감성이 풍부한 친구다. 준희 그 자체였다. 오히려 내가 더 도움을 많이 받았다. 조언해줄 필요가 없을 만큼 이미 많이 성숙한 사람이었다. 바르고 생각이 깊은 친구다. '저 친구가 온몸으로 모든 걸 알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가 기대되고, 다른 작품에선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 궁금하다"

'예쁜 누나'는 손예진, 정해인 로맨스 외에도 여성 직장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직장에서 사회적인 문제에 부딪힌 윤진아의 씁쓸하고 불안한 모습들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며 공감을 끌어낸 손예진은 "또래인 30대 여성들의 애환을 조금이라도 위로해드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저마다 느끼는 삶의 가치는 다르다. 절대적인 가치를 매길 수 없다. 모두가 살아가는 세상의 주인공이다.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라 생각한다. ('예쁜 누나'를 보면서) 모든 캐릭터들이 이해가 됐다. 보면 볼수록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아프고 이해가 되더라. 각자의 삶이 있고, 각자의 역할이 있다. 누구나 깊게 들어가 보면 똑같은 아픔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거창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그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래, 인생은 그런거지'라며 친구들과 함께 술을 한잔했다면 그걸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그렇게 하루를 버티지 않나. 다만,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어떤 지점에선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

'예쁜 누나'를 마친 손예진은 배우 현빈과 함께 호흡한 영화 '협상'(감독 이종석)으로 대중들과 만난다. '협상'은 서울지방 경찰청 위기 협상팀의 유능한 협상가가 자신의 상사를 납치한 인질범과 대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극 중 손예진은 경위 채윤 역을 맡았다.

"다음엔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 그게 배우로서의 꿈이다. 또 ('예쁜 누나'를 촬영하면서 많이 언급됐던)'화양연화'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올해에는 '예쁜 누나' 이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인사를 드릴 것 같다. 추석에 개봉 예정인 영화 '협상'에서 경찰 역할을 맡았다. 헤어스타일도 (지금과 달리) 단발머리로 나온다.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먼저 찾아뵐 것 같다. 기대해달라"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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