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설리 한서희 ‘노브라’, 불꽃페미액션보다 관심 끄는 ‘유명인 순기능 VS 역기능’
입력 2018. 06.11. 11:39:28

설리 한서희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불꽃페미액션이 지난 5월 26일 월경페스티벌에서 노브라가 여성들의 선택지 중 하나임을 알리는 상의 탈의 시위를 벌여 파장을 일으켰다. 해당 시위는 공연음란행위 논란으로 이어지는 등 ‘노브라’에 대한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을 각인했다.

‘노브라’ 키워드와 함께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설리와 자칭 페미니스트 한서희의 ‘혜화역 시위’ 참여 독려는 노브라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여성들의 권리 찾기에 의도치 않은 덧칠 효과를 내고 있다.

노브라 논란의 시작이 설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설리는 노브라의 선구자 격이다. 1년 전 설 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캐미솔을 입은 사진은 그녀의 예측불허 기행의 연장으로 취급되며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물론 당시에도 설리를 옹호하는 이들이 있었으나 ‘표현의 자유’라는 견해가 주를 이뤘고 ‘노브라’는 여전히 사회적 허용기준을 벗어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설리는 당시 자신의 행동이 기행이 아닌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선택을 했을 뿐이었음을 알리려는 듯 여전히 ‘노브라’를 유지하고 있다.

설리가 사진 외에 노브라 논란에 관해 공식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과 달리 한서희는 자신을 논란의 중심을 세웠다. 한서희는 노브라에서 더 나아가 가슴을 내보일 권리를 주장했다.

지난 5월 5일에는 “생각할수록 이상해. 남자 여자 다 가슴을 가지고 있는데 여자들이 가슴에 지방이 있다는 것만으로 숨기고 살아야 한다는 게 진짜 요상해” 글과 함께 손가락 욕과 한쪽 가슴의 반을 내보인 사진을 게재했다.

이 같은 그녀의 행동을 불꽃페미액션처럼 순수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무엇보다 손가락 욕 사진이 그녀가 주장하는 가슴을 내보일 권리의 순수성을 희석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 사진 게재에 한 달 앞선 지난 4월 6일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의 상품을 소개하면서 ‘노브라’를 언급했다.

한서희는 “반팔 티셔츠를 제작할 당시 여자들이 노브라에 입어도 젖꼭지가 비치지 않고, 가슴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한 좋은 원단이 뭐가 있을까하며 고르고 골라서 마침내 지금의 옷이 나왔습니다”라며 퀄리티가 좋은 티셔츠임을 강조했다.

사실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 역시 얇은 티셔츠 한 장만 입어야 하는 한여름에는 유두 비침이 고민거리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서희의 티셔츠 설명 문구는 극히 현실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노브라를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홍보를 위해 활용했다는 논란의 여지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설리는 당시 노브라 논란에 대해 특별한 코멘트를 달지 않았다. 이 같은 설리의 일상성과 달리 한서희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이고 게다가 상업적이기까지 하다.

설리든 한서희든 자기방식대로 노브라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옳고 그름 혹은 좋고 나쁨을 판별할 수는 없다. 단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사회 운동이 스타 혹은 유명인이 상징처럼 부각되는 과정에서 대중의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의도치 않게 방향을 틀어버리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설리, 한서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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