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현실은 모두 잊고, '자우림' 품으로[인터뷰]
입력 2018. 06.26. 09:12:47
[시크뉴스 박수정 기자]올해 데뷔 21주년을 맞이한 자우림(이선규, 김진만, 김윤아)이 정규 10집으로 돌아왔다. 무려 5년 만의 신보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연 자우림은 정규 10집을 발매한 소감과 함께 앨범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앨범을 낼 때마다 거치는 리듬이 있다. 처음 신규 작업에 들어가면 혼이 빠지기 시작한다. 고민에 빠지고 자기 비하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렇게 아무 느낌 없이 기계적으로 몇주를 보내다 보면 앨범이 완성된다. 그 다음부터는 자아도취에 빠진다. 지금은 이번 앨범에 도취된 상태다. 완성도나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고 좋다"(김윤아)

"벌써 10집이라고 하니깐, 다들 '감회가 새롭겠다'며 비행기를 태워준다. 10집이라고 해서 어떤 큰 의미는 없다. 의미를 찾자면 좋은 앨범을 다시 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김진만)

지난 22일 발매된 자우림의 정규 10집에는 타이틀곡 '영원히 영원히'와 지난해 말 선공개된 'XOXO'를 포함해 총 10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에 대해 자우림은 오직 자우림만이 할 수 있는 음악들을 담았다고 자부했다.

"정규 10집이라,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더라. 어떤 의도는 없다. 단지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우림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자우림의 노하우가 집약된 앨범이라 소개하고 싶다. 그래서 앨범명도 '자우림'으로 붙였다. 수록곡 하나하나 모두 자우림만이 할 수 있는 음악들이 담겼다"(김윤아)

자우림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자우림'이라는 키워드로 하나가 된 이번 앨범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 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다시 음악으로 들려준다고 생각한다. 뉴스, SNS 등을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시대다. 곡 소재가 될 수 있는 날 것들이 넘쳐난다. 좋은 소재들이 많다. 음악이 세상을 개혁하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세상을 거꾸로 비춘다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은 세상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아냈다"(김윤아)



그동안 자우림이 구축해온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집대성한 결과물인만큼 변화의 흔적들도 고스란히 담겼다. 자우림만의 스타일은 살아있되, 사운드는 더 촘촘하고 정교해졌다.

"연륜이 쌓이면서 조금씩 바뀐 것 같다. 처음에는 즉흥적으로 좋은 순간들을 음악으로 표현하자란 마음이 컸다. 어느 순간부터는 훗날 언제 들어도 후회나 찝찝함이 남지 않는 앨범을 만들자라는 마음이 생겼다. 9집부터 그랬던 것 같다. 이게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으로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치밀하고 농축된 사운드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작업은 힘들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다"(김진만)

"자우림이 사운드를 만들었던 방식은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3집까지는 몰라서 할 수 있었던 음악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재밌는 접근방식이었다. 4집부터는 밴드만이 할 수 있는 날 것의 사운드를 시도했다. 9집 앨범부터는 그런 시도들의 합작이다. 9집을 토대로 좀 더 다른 방향으로 정제된 앨범이 이번 앨범이다. 10집 이후에는 좀 더 정밀하고 계산된 사운드를 만들려 한다. 앞으로의 작업이 기대된다"(김윤아)

타이틀곡 외 자우림 멤버들은 각자 애정하는 수록곡을 밝혔다. 이선규는 3번 트랙인 '슬리핑 뷰티(Sleeping Beauty)'을 꼽으며 "자우림만이 할 수 있는 노래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나를 꼽기 힘들다며 한참을 고민하던 김진만은 데모를 듣자 마자 반했다는 '있지'를 추천했고, 김윤아는 새로운 음악과 사운드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는 '아는 아이'를 이번 앨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곡으로 꼽았다.



사실 통산 열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일이다. 정규앨범 보다는 디지털 싱글 혹은 미니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현 가요 시장의 트렌드이기 때문.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이선규는 "요즘은 앨범 전체를 다 듣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곡 순서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쭉 들어보면 하나의 큰 스토리가 된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재밌어서 이렇게 매번 (정규)앨범을 만들게 된다. 곡 사이사이 마다 넘어가는 짧은 순간들도 다 다르게 설정한다. 곡 마다 호흡이 다 다르다. 앨범 전체의 디테일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놓치게 되는 것이 서운하고 안타깝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오랜 기간동안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는 자우림. 이렇게 20년 넘게 활동한 밴드는 극히 드물다. 특히 혼성밴드는 더욱 그렇다. 추구하는 음악적 가치관과 소신이 같은사람들끼리 만났기 때문에 별탈없이 20년이 넘도록 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좋은 음악을 하자'는 마음으로 함께 했다. 그런 마음으로 만났기 때문에 21년동안 한번도 부딪히는 일이 없었다. 물론, 앨범을 작업할때는 스트레스를 받긴 해도 다 만들고 나면 '들을만한 CD를 만들었다'란 생각에 즐겁고 재밌다"(이선규)

무엇보다 곁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잇었다고. 자우림은 이번 10집 역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팬분들이 해준 이야기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은 '음악을 듣는 동안 나를 잊어버릴 수 있었다'라는 말이다. 이번 앨범도 그들에게 현실에서 잠시 도망갈 수 있는 시공간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김윤아)

앨범 발매 당일 KBS2 '뮤직뱅크'를 통해 컴백 활동의 포문을 연 자우림은 오는 7월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자우림, 청춘예찬'을 개최하고 팬들과 만난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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