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투 운동’이 불러온 영화계의 빨간불 [상반기 결산③]
- 입력 2018. 06.26. 16:19:48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연초부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미투운동’은 영화계에 직격탄이 됐다.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미투’의 가해자로 지목이 되면서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를 재촬영하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었던 영화는 그대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윤택 연출가의 미투 운동이 촉발되자 연예계도 급속도로 퍼졌다. 두 번째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오달수는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피해자 두 명 중 한명인 엄지영이 실명 폭로에 나서며 오달수를 둘러싼 성추행, 성폭행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결국 오달수는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에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린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이다”라고 사과하며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오달수가 출연하기로 했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비롯해 이미 제작까지 마친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또한 최일화는 스스로 성추문 가해자라고 밝히며 활동을 중단했다. 과거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최일화 역시 ‘신과 함께- 인과 연’ 촬영을 마쳤던 바. 적지 않은 제작비,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신과 함께’는 결국 재촬영에 돌입했고 오달수와 최일화를 대신해 조한철, 김명곤이 긴급 투입 돼 빈자리를 대신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 ‘이웃사촌’(감독 한 장혁) ‘컨트롤’(감독 이환경) 역시도 오달수의 분량을 재촬영 혹은 통편집이 불가능한 탓에 개봉을 무기한으로 연기했다. 특히나 ‘이웃사촌’과 ‘컨트롤’은 오달수가 주연을 맡아 수습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영화 ‘협상’(감독 이종석)과 ‘트레이드 러브’(감독 박호찬, 박수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두 영화 다 최일화가 상당 분량을 차지하기 때문. ‘협상’은 급한 대로 조영진이 최일화의 빈자리를 채웠으나 ‘트레이드 러브’는 저예산영화다보니 재촬영이 쉽지 않으며 당초 올 하반기 개봉을 염두에 뒀으나 현재로선 연내 개봉이 불투명해졌다.
‘미투’ 가해자의 화살은 배우뿐만이 아니라 감독에게도 향했다. 영화 ‘26년’ ‘봄’의 연출했던 조근현 감독은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자’의 개봉과 맞물린 시기에 성희롱 의혹이 터지면서 잠적했다. 김기덕 감독은 배우 조재현과 여배우들을 상대로 성희롱,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MBC ‘PD수첩’으로 낱낱이 공개되면서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다. 더불어 ‘김기덕 사단’으로 불렸던 전재홍 감독은 헬스장, 찜질방 등에서 휴대 전화로 남성의 알몸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벌금 500만원과 24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받았다.
독립영화 ‘연애담’으로 여러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이현주 감독은 동성 성폭행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사과를 하고 영화계를 떠났다. ‘꿈의 제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조현훈 감독 역시 2013년 인디포럼 폐막식 뒤풀이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활동을 중단했다. 또한 성희롱 및 성폭력에 적극 대처하겠다며 심기일전해 개막한 올해 인디포럼에서는 인디포럼 작가회의의 전 의장인 이송희일 감독이 남성 감독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있었고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는 전 고위간부의 프로그래머 성추행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
여러모로 씁쓸했던 2018년 상반기다. 자신의 과오로 본인의 활동을 중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계에 빨간불을 켜지게 만들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미투’ 열풍으로 방송가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뀐 상태”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방송계뿐만이 아닐 터다. 이들이 불러일으킨 묘한 열풍으로 지금은 잠시 영화계가 열병을 앓고 있으나 훗날엔 전화위복이 되길 바란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시크뉴스 DB, 티브이데일리, DSB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