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to 이서원 ‘가해자의 色’, 법원·경찰청 포토라인에 선 성폭력 용의자들 [패션 키워드 상반기② 블레임룩편]
입력 2018. 06.28. 16:50:14

안희정 이윤택 김흥국 이서원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올해 가장 큰 사건은 지난 1월 29일 JTBC ‘뉴스룸’에서 밝혀진 검찰 내부 성폭력 고발로 시작된 미투(#MeToo) 운동이다. 청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에 의해 전해진 검찰 내부의 성추행 성폭행 실상에 대중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는 대중문화계로 빠르게 확산됐다.

조직 내에서 공공연히 자행됐지만 어느 누구도 문제 제기를 못했던 성폭력 실상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감춰져왔던 불편한 진실은 더는 감출 수 없는 사회적 범죄로 온전히 제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존경받았던 혹은 역량 있는 지도자로 평가받았던 이들이 실은 성폭력 가해자임이 밝혀지면서 연예계는 물론 정재계는 쑥대밭이 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연예인들은 출연 중이거나 출연이 예정된 작품에서 하차했지만 일부는 피의자로 소환되거나 법정 다툼을 벌이는 등 굴곡진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피의자로 지목된 이들은 법원 혹은 경찰청 포토라인에 서서 어색한 표정으로 카메라에 자신의 민낯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그들이 입고 걸치고 등장한 옷 하나하나에 담긴 함의들이 수많은 질문과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 키워드 1. 안희정 이윤택 ‘그레이’ ; 성관계 인정 성폭행 NO

미투 고발 행렬의 시작이면서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전 충남도지사 안희정과 연출가 이윤택이다.

두 사람은 각각 정치와 문화계의 지도층 인사라는 점에서 권력화 된 성의 실상을 드러내는 상징적 인물이 됐다. 특히 안희정 전 도지사는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성폭력은 아니라고 항변하는가 하면 이윤택 역시 폭력적이거나 물리적인 방법으로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말해 피해자들의 공분을 샀다.

성폭행에 관해 일관되게 강압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이들은 블랙이 아닌 그레이로 ‘블레임룩=블랙’의 공식을 깼다.

안희정은 블랙에 가까운 다크 그레이 투버튼 슈트, 이윤택은 그레이 재킷과 팬츠의 세미 포멀룩으로 각자의 직업군의 성향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성폭행 가해자가 아님을 주장하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안희정은 성폭력 사실이 알려지면서 잠적한지 4일 여 만인 3월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신 출석할 당시 블랙 롱패딩을 입고 나타났다. 이날도 롱패딩 외에 팬츠는 카키색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도피했다 나타난 듯한 뉘앙스를 내비쳤다.

이후 같은 달 19일 서울서부지검에 다시 나타난 안희정은 말끔한 다크 그레이 투버튼 슈트에 타이를 매지 않은 화이트 셔츠를 받쳐 입어 정치인으로서 정체성과 함께 성폭행 혐의에 당당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윤택은 2월 19일 기자회견과 한 달여가 지난 3월 17일 서울지방검찰청 소환 조사 현장에서 같은 컬러 그레이 아우터를 입는 일관성을 보여줬다. 기자회견에서는 재킷을, 소환 조사에서는 하프 코트로 아이템을 달리했지만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했다.

시종일관 강제적 성추행 내지는 성폭행이 아니었음을 주장하는 이윤택은 동일한 컬러에 소재만 달리한 팬츠를 입어 자신의 일관된 취향과 입장을 유지했다. 여기에 체크 혹은 데님으로 셔츠의 패턴만 달리하고 컬러는 역시나 블루 계열을 고수해 연출가 이윤택의 정체성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 키워드 2. 이서원 ‘블랙’ VS 김흥국 ‘비비드 컬러’, 유죄 여부 보다 더 무서운 윤리의식

조민기는 미투 폭로가 불거지면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 등 수많은 유명 배우들이 미투 가해자에 이름을 올렸지만 제기된 사안들이 공소시효를 넘겨 기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흥국의 성추행 성폭행 논란과 이서원의 성추행과 폭력 사건은 고소 고발로 이어지면서 이들을 포토라인 앞에 세웠다.

지난 4월 5일 성폭행 혐의에 관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광진경찰서에 출두한 김흥국은 화려한 컬러의 아웃도어 차림으로 등장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죄인이 아니라도 통상적으로 법원이나 경찰서를 찾을 때 보수적 옷차림을 하는 것과 달리 화려한 컬러로 치장해 의도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레드 트레이닝 재킷에 블루 아웃포켓 윈드브레이커를 레이어드 한 김흥국은 팬츠 베레모 마스크는 블랙이었지만 운동화는 화이트가 배색된 블루 컬러로, 평상시 방송에서 보여주던 후줄근 모습과는 다른 세련된 차림이어서 그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기까지 했다.

이서원의 ‘강제 추행 및 특수 협박 혐의’는 그의 나이가 이제 고작 22세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줬다. 무엇보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후 한 달 여간 방송은 물론 SNS 활동까지 평상시처럼 이어와 윤리의식 부재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서원의 성추행 및 흉기 협박은 지난 5월 24일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날 그는 블랙 스키니 블랙진과 블랙셔츠에 블랙 볼캡과 블랙 운동화까지 블랙으로 전체를 통일한 모노크롬룩으로 등장했다.

이서원의 블랙룩은 블레임룩이라고 하기에는 일상적이고, 또래의 데일리룩이라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애써 맞춰 입은 듯 모호했다. 특히 초점을 읽은 멍한 눈동자가 블레임룩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블랙을 선택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게 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 티브이데일리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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