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LOOK] 죽어야 사는 남자→무법 변호사 ‘최민수 전성시대’, 슈트로 완성된 ‘카리스마의 진화’
- 입력 2018. 07.02. 16:02:40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1980, 90년대를 대표하는 반항의 아이콘 최민수가 정형화 된 이미지의 카리스마에서 벗어나 ‘진정한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최민수
2, 30대에는 남다른 외모로 인기를 얻고 40대에는 기행으로 대중과 멀어진 최민수는 24회 소작으로 기획된 2017년 MBC ‘죽어야 사는 남자’를 동시간대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로 끌어올리고, 전작 ‘라이브’의 최고 시청률 7.7%보다 높은 8.9%로 지난 7월 1일 종영한 tvN ‘무법 변호사’에서도 끝까지 긴장감을 끝까지 틀어쥐며 악역의 진수를 보여줬다.
변신보다는 진화를 선택한 최민수는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는 대발이라는 애칭을 만들어낸 MBC ‘사랑이 뭐길래’(1991~1992년) 이대발의 친숙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이미지에 짐캐리의 과장된 액션을 더해 사이드파드알리 백작, 장달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무법 변호사’ 안오주는 깡패로 시작해 기업가에서 시장까지 정재계 거물로 성장했지만 법의 잣대로 자신에게 복수하려는 봉상필(이준기) 옆에서 결국 자살로 끝을 맺는다. 이는 정치깡패로 격동의 시대를 살다 친구 강우석 검사 옆에서 죽음을 맞는 SBS ‘모래시계’ 박태수와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다.
사랑 앞에 순수했던 박태수와 돈의 무한 권력에 앞에 굴복했던 안오주 모두 손에 잡히지 않는 무엇인기에 집착했다는 점은 물론 내리 깔은 눈과 묵직한 목소리까지 비슷했다. 그러나 자신을 옭매었던 무엇인가를 벗어던진 듯 최민수는 안오주를 단순 악역이 아닌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뒤틀려 버린 한 개인의 삶으로 제 모습인 양 소화했다.
캐릭터의 완성도를 더한 것은 슈트였다. 중동에서 자수성가해 사이드파드알리 백작이 된 장달구는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와 쓰리피스 슈트가 시그너처 아이템이다. 몸에 완벽하게 피트 된 클래식 슈트는 이너웨어를 입지 않고 쓰리버튼 슈트는 깊게 파인 V네크라인의 오픈칼라 셔츠를 고수한다.MBC ‘죽어야 사는 남자’
이뿐 아니라 헤어스타일은 슬릭백 언더컷으로 아래쪽은 짧게 자르고 윗머리는 뒤로 쓸어 넘겨 섹시한 중년남자 이미지를 완성했다.
지난 2017년 8월 종영한 후 불과 9개월 만에 ‘무법 변호사’ 안오주로 복귀한 최민수는 머리는 물론 옷까지 스타일을 180도 바꾸고 나타나 사이드파드알리 백작 이미지를 지웠다.tvN ‘무법 변호사’
이마 좌우를 밀고 올백으로 넘긴 M자 탈모의 안오주는 자로 잰 듯 반듯한 이마 선을 가진 사이드파드알리와는 극과 극으로 다른 아우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뿐 아니라 몸을 옥죄지 않는 스트레이트 피트의 재킷과 팬츠가 날렵한 슈트를 입었던 장달구와는 다른 캐릭터임을 드러냈다.
1인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피트와 화려한 패턴의 장달구 슈트와 달리 안오주의 여유 있는 품의 기본 슈트는 태생적인 깡패 본능을 드러내는 코드로 작용했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고 단추를 풀어 헤친 화이트 혹은 블랙 셔츠를 입어 격식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금목걸이와 금반지로 자신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고 싶은 서툰 욕망을 드러냈다.
두 캐릭터의 유일한 공통점은 와이드 피크드 라펠이다. 이는 치열한 삶에서 살아남은 두 캐릭터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코드로 제 몫을 해냈다.
장달구는 허술한 구석이 많아 보이지만 사막에서 살아남은 생존 본능을 가진 인물로 세상을 꽤 뚫는 식견을 가진 인물이다. 안오주는 어촌 바닥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권력을 쌓아올린 자로 그 역시 적자생존의 논리를 온 몸으로 체득하며 살아왔다.
이와 동시에 ‘카리스마 최민수’라는 배우로서 정체성까지 충족하는 효과를 냈다.
한때는 배우로서 영광의 키워드였지만 어느 순간 희화된 코드로 전락했던 카리스마를 끝까지 버리지 않은 최민수의 뚝심은 2018년 현 시대가 원하는 이미지로 자신의 카리스마를 진화하는데 성공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무법 변호사’, MBC ‘죽어야 사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