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이서원 ‘화이트셔츠+블랙팬츠’, 첫 번째 공판의 무게 ‘블레임룩의 정석’
입력 2018. 07.12. 14:19:19

이서원 ; 5월 24일 조사를 위한 서울동부지방법원 출석, 7월 12일 첫 공판을 위한 서울동부지방법원 출석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이서원이 ‘강제 추행 및 특수 협박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지난 5월 24일에 비해 한결 여유 있는 모습으로 공판 출석을 위해 12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을 찾았다. 특히 세미 포멀룩의 단정한 옷차림이 공판의 무게감을 느끼게 했다.

이서원은 블랙으로 컬러를 통일한 모노크롬룩으로 지난 5월 24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초점을 잃은 눈빛과 갈피를 잡지 못하는 표정으로 당시 심경을 드러낸 그는 두 번째 출석일인 오늘은 한층 여유 있는 표정을 지어 보는 오히려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 같은 변화는 그의 옷차림으로 인해 더욱 도드라졌다.

같은 셔츠지만 캐주얼 셔츠를 입은 이전과 달리 드레스셔츠 스타일의 화이트 셔츠에 팬츠 역시 블랙진이 아닌 정장용을 선택해 재킷만 없을 뿐 포멀룩의 기본을 갖췄다. 또 전체적으로 달라붙지도 넉넉하지도 않은 적당히 여유 있는 피트를 선택해 지나치게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무게감을 조절했다.

패션 코드에 읽혀지는 대로 12일 변호사와 함께 직접 참석했음은 물론 공판에서 이서원 측 변호인은 “어떤 변명이나 부인의 여지없이 잘못을 인정한다”며 당시 사건에 대한 혐의를 부정하지 않았다.

블랙 캐주얼 셔츠를 블랙진 밖으로 빼서 입었던 첫 출석일과 달리 손등을 살짝 덮는 소매 길이와 칼라 부분의 단추 하나만 잠그지 않고 셔츠를 팬츠 안으로 넣어 입는 보수적인 코드에 충실한 셔츠 연출은 보는 이들의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반면 마치 의도적으로 연출한 듯 첫 출석과는 다른 말끔한 옷차림이 그의 속내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하는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는 첫 출석과 달리 편안해진 표정은 물론 환하게 웃기까지 해 죄의 무게에 개의치 않는 듯한 뉘앙스로 읽히기까지 했다. 실제 “잘못을 인정한다”는 전제와 달리 이어 “피고인이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피해자도 피고인이 ‘몸을 못 가눴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추행이나 협박을 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모호한 발언을 했다.

이어 “혐의는 인정하고 심신미약을 주장한다”며 양형을 최대한을 줄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셔츠가 복잡다단한 해석을 끌어내고 실제 공판에서도 이 같은 예측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그러나 블레임룩을 마무리한 볼캡과 운동화의 드레스다운 코드는 전혀 다른 상징 기능을 했다.

볼캡과 운동화는 첫 출석일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어색할 수 있는 포멀룩을 자신의 평소 스타일에 맞게 드레스다운함은 물론 긴장을 풀려는 목적이라는 단순명료한 추정을 내리게 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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