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형의 집’ 김지성 “연기에 대한 확신 갖게 된 행복한 경험이었죠” [인터뷰]
- 입력 2018. 07.19. 16:59:2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첫 리딩 때 선배님들을 뵙고 감회가 새로웠어요. 항상 텔레비전에서 본 분들이고 한 번쯤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었던 분들이거든요. 실제 그런 분들과 연기하게 됐잖아요. 그런 자리 자체가 행복했어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시크뉴스를 찾은 배우 김지성은 KBS2 일일드라마 '인형의 집'(극본 김예나, 연출 김상휘)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얼굴도장을 찍었다. 지난 2016년 웹드라마 ‘더 미라클’로 데뷔한 지 2년 만에 지상파 일일극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얼굴을 알린 것. 대 선배 배우들이 다수인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그녀는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며 가장 좋았던 순간으로 첫 리딩 때를 꼽았다.
'인형의 집'은 재벌가 집사로 이중생활을 하는 금영숙(최명길)의 애끓는 모정으로 뒤틀어진 두 여자의 사랑과 우정, 배신을 다룬다. 아울러 가족과 자신의 꿈을 위해 돌진하는 명품 캔디 퍼스널 쇼퍼 홍세연(박하나)이 표독함만 남은 쇼핑중독 재벌 3세 은경혜(왕빛나)와의 악연 속에서 복수를 감행하며 진실을 찾는 이야기를 펼쳤다.
김지성은 모델 지망생 늦둥이 막내 홍강희 역을 맡아 통통 튀는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에게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선사했다.
“오디션 때 ‘인형의 집’ 대사를 했는데 오빠에게 막 화를 내는 장면이었다. 강희란 캐릭터와 내 성격이 달라 처음엔 걱정했다. 목소리부터 차이가 크게 난다. 내가 성격도 말도 빠른 스타일이 아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캐릭터가 잘 나온 것 같다’는 PD님 말씀에 조금은 안도했다. 리딩 전날에 캐스팅이 됐는데 촬영 때까지 시간이 너무 빠듯해서 그때까지 어떻게든 캐릭터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려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 밖에 잘 안 나가고 카페를 가더라도 혼자 음악을 듣는 식인데 당시 처음으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것저것 영상을 찾아보고 했었다.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6개월의 대장정이 끝난 지금, 그녀는 “시원섭섭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촬영 당시 못 느꼈던 시간의 속도가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시간의 빠르기를 실감하며 아쉬움도 뒤따랐다.
“촬영하며 선배님들이 ‘너 하고 싶은 거, 생각 한 거 막힘없이 다 해봐라’ 하셨다. 처음이라 긴장하고 스스로 막은 것도 있어 많이 못 했는데 그런 것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조미령 선생님 같은 경우 같이 붙는 장면에서 함께 연구도 하고 먼저 편하게 아이디어도 내주시고 해서 ‘덤 앤 더머’ 느낌의 케미가 나왔다.(웃음)”
앞서 ‘학교 2017’에 출연한 바 있지만 당시 대사가 거의 없었던 김지성은 ‘인형의 집’을 통해 처음 제대로 대중 앞에서 연기를 하게 됐다. 대선배들과 함께 하는 데다 제법 분량이 있는 역할을 맡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담감은 현장에서 함께한 선후배 동료 등의 도움으로 극복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정말 가족 같았다. 아빠 남매 케미가 좋았고 정말 웃겨서 웃은 기억만 있다."
홍강희는 통통 튀는 성격에, 극 중 악한 캐릭터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할 말은 하는 ‘사이다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강희가 감정표현이 확실한 친구다. 모든 사람이 다 감정을 조금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희를 표현 할 때 시원했다. 내가 집에서 큰 딸이라 응석을 거의 안 부리는 스타일이어서 동생이 애교나 응석을 부렸을 때 그걸 '좀 더 과장해 부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고 영상으로 흔한 남매 케미를 많이 보기도 했다. 검색도 해보고 실제 남매가 어떤지 주변에 물어보기도 했다."
자신을 언니인 은경혜로 착각하고 협박한 장명환(한상진)에게 발길질까지 할 정도로 대범한 면을 보였다.
“사실 초반에 너무 죄송했다. 때리기도 전에 죄송했다. 한상진 선배님이 '그냥 막 때리라. 그래야 시청자도 시원함을 제대로 느끼니 신경 쓰지 말라'며 먼저 편하게 대해주시더라. 촬영 후 '죄송하다'고 했더니 '그런 말 말라. 연기니 괜찮다'며 정말 많이 표현하게끔 열어주셨다. 내가 낯을 가려 평소 세트장에서 조용히 있거나 하면 '편히 생각하라'며 챙김을 많이 받았다. 선배님들이 돌아가며 항상 밥을 많이 사주셨다."
김지성은 7년이란 긴 연습생 기간을 거쳤다. 5년 동안 걸그룹을 준비하며 노래 댄스를 익혔고 2년 동안은 걸그룹 준비와 연기 준비를 병행했다. 그 과정에서 소속사를 몇 군데 거쳐 2013년 지금의 소속사를 만났고 2016년 배우로 데뷔했다.
"처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 내가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끼를 살려보라'는 회사 권유를 받았고 걸그룹을 준비하며 중간중간 건의해 조금씩 연기 수업을 받았다. 그렇게 연습생 과정을 거치면서 주위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많이 알게 됐다."
‘인형의 집’은 김지성에게 스스로 연기가 즐겁다고 느끼게 하고 직업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한 작품이다. 그런 만큼, 그녀에게 이번 드라마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전엔, 조금은 스스로 직업에 대한 확신을 못 느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직업적 확신을 느끼고 이것저것 배워가며 알게 된 행복한 경험이었다. 출연작이 많진 않지만 연기로 보다 많은 분에게 인사를 드린 게 이번 드라마가 처음인 것 같다. 그런 만큼 내게 있어 정말 뜻깊다. 처음 드라마에서 가족도 직장도 생겼고 드라마 촬영 내내 ‘인형의 집’이라는, 드라마에 대한 소속감을 느꼈다. 그런 기분이 처음이어서 이번 작품은 내 필모그라피 뿐 아니라 연기 인생에 있어서도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녀는 많은 대선배를 만나 조언을 듣고 그들이 촬영에 임하는 자세나 촬영하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최명길을 보며 후에 지금의 자신의 또래인 후배들에게서 ‘저런 선배, 저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김지성. 그녀에게 배우로서의 목표 역시 선배를 보며 느낀 점과 맥락을 같이한다.
“좋아하는 선배가 정말 많아요. 40~50년 뒤 후배들이 나를 봤을 때 회자되고 ‘이 선배 진짜 괜찮더라’ 하는, 현실에서도 연기에 있어서도 괜찮은 선배가 되고 싶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