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 함무라비’ 김명수, 부족함을 느끼고 보완한다는 것 [인터뷰]
- 입력 2018. 07.20. 17:16:39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매 순간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고치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그 사람에 거는 기대도 점차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김명수는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면서 아쉬움이 남고 부족함을 발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수정하고 보완하며 더 완벽한 김명수 혹은 엘을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었다. 이는 김명수의 앞날을 더욱 기대케 한다.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에서 김명수는 원리원칙주의자,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개인주의자 판사 임바른으로 분했다.
임바른은 올곧은 성격에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 후배 박차오름(고아라)과 사사건건 부딪혔다. 부장판사임에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지 못한 발언에는 반박했고 약자의 편에 서서 대신 눈물을 흘리는 박차오름에겐 “재판 일들이 다 자신의 일 같냐. 판사 오래는 못 하겠다”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과 사회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지적할 줄 아는 박차오름과 함께하며 임바른도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성희롱, 과도한 업무 지시를 내린 성공충(차순배) 부장 판사를 비판하기 위해 박차오름과 함께 전체 판사 회의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또한 보호의 울타리 밖에 있던 비행청소년들을 직접 만나고 인도하며 이들이 더 이상 엇나가지 않도록 두 팔 벗고 나서는 등의 행동들은 이전의 임바른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임바른이 박차오름과 함께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면 이를 맡은 김명수도 함께 성장했다. 지난해 MBC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선보였던 연기에서 더 나아갔고 ‘미스 함무라비’에서도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했다.
“90% 사전제작인 작품이라 촬영을 마치고 시청자 입장에서 저도 드라마를 보게 됐어요. 마냥 드라마를 즐기기보단 단점이 더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쉬운 부분이 더 많아요. 첫 주연이기도 하고, 16부까지 찍을 때까지 대사가 굉장히 많아서 말할 때의 딕션도 아쉬움이 있었고요. 감정이 변화가 있을 때 과할 수도 있고, 약할 수도 있고…. 스스로 느끼는 거지만 잘 표현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맡아보는 직업과 주연이라는 위치는 김명수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먼저 생각하고 구상한 캐릭터 설정을 대본 리딩에서 감독님께 보여드렸고 법원과 판사의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실제 법원에 찾아가 다양한 재판들을 참관했다.
“법원에 가서 제가 우배석이니 우배석, 좌배석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등을 자세히 관찰했죠. 그들의 분위기, 말투, 전체적인 분위기에 맞추려고 했어요. 스케줄이 되면 법원은 꾸준히 가려고 했죠. 한, 두 달은 꾸준히 법원에 갔어요. 처음 세트장에 가면 보통은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어색할 수 있지만 저희 촬영장은 법원의 모습을 그대로 따왔다고 무방할 정도로 배석판사실, 부속실 부장판사실 모두 흡사했어요. 연기를 하기에도 익숙한 공간이라서 편안하게 할 수 있었어요.”
‘미스 함무라비’를 위해 7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였다. 1, 2개월은 감독과 미팅을 이어나갔고 첫 작품이라는 부담감에 대본 리딩도 다른 작품에 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수많은 노력의 결과였을까. 전작 ‘군주’에 비해 안정된 목소리와 연기력에 시청자들이 반응했고 작품에 ‘잘 녹아들었다’라는 평이 이어졌다.
“인피니트 ‘텔미’ 앨범 활동과 드라마 준비기간이 겹쳤어요.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었지만 앨범 활동이 끝나곤 온전히 드라마에 집중을 했어요. 전작 ‘군주’를 비롯해 다른 작품들은 가수와 연기를 병행한 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게 많았었죠. 이번 작품에서 호평을 받았던 게 집중을 할 수 있어서인 것 같아요.”
김명수의 ‘임바른화’엔 작가 겸 ‘미스 함무라비’의 원작자 문유석 판사도 동의했다. 대본 리딩 현장을 지켜보다 김명수에게 ‘임바른화 되어간다’는 말을 많이 해줬고, 이는 김명수에게 활력소가 됐다. 문유석 판사는 김명수에게 특별한 당부의 말보다는 “네 성격 그대로의 임바른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로 방송을 보면서 문자를 주시기도 했어요. 엄마가 아프셔서 응급실에 달려가는 에피소드에서 임바른이 많이 표현됐다고 칭찬해주시기도 했죠. 판사님께서 관심을 많이 주셨어요. 현장에도 많이 왔고 지난 작품들에 대한 수다도 많이 떨었어요.”
이어 김명수는 응급실 장면 외에 가장 공감됐던 장면으로는 고기집 불판 화상 사건, 기억에 남았던 장면으로는 지하철에서 성추행범을 잡은 박차오름,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 이단디(이예은) 경위가 보여준 현실을 꼽았다. 이를 설명할 땐 김명수와 임바른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불판사건은 모두가 다 이기적인 것 같고 물질 만능주의 모습이 많이 비춰지는데, 조정을 통해서 각자 사람들이 속사정이 있다는 것이 나왔어요. 원고와 피고 모두 고통 받고 힘들어했던 사람들이었죠. 이 사람들도 물론 잘못된 부분이 있지만 사회에서도 잘못된 게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하는 회 차였어요. 공감된 건 박차오름의 모든 행동들이었죠. 보통은 얘기하지 않거나 조심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을 박차오름은 다르게 행동하니까 오히려 ‘원래 이랬었지’하고 공감이 됐었죠. 이단디의 엔딩은 저도 인상 깊었고 네티즌 댓글에서도 많이 언급됐어요. 강한 여자라도 혼자서는 힘들다는 현실을 가장 잘 보여준 것 같았어요.”
많은 에피소드를 다루고 다양한 사람들과 연기를 했지만 김명수는 이번 작품에서 성동일과 류덕환에게 자신과 다른 연기 스타일을 배웠다고 밝혔다. 대본에 쓰인 대사 토씨하나라도 틀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과는 달리,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성동일, 류덕환과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물든 연기를 선보이게 됐다.
“가장 많이 배우고 얻은 건 자연스러움이죠. 처음에 대본에 쓰인 그대로 하는 게 임바른의 개인주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면모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의 서사가 쌓이고 정보왕(류덕환)과 더욱 편하게 지내면서 애드리브도 하곤 했죠. 성동일, 류덕환 선배가 ‘왜 자꾸 따라하냐’고 하기도 했지만 그런 자연스러움과 임바른을 김명수화하려고 했어요. 연기가 자연스러워져서 애드리브도 잘 받게 된 것 같아요.(웃음)”
인터뷰 내내 김명수는 ‘댓글’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자신과 관련된 기사의 댓글은 물론, 포털사이트 영상에 달린 댓글도 읽으며 자신이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고 채워나가고 있었다. 응원 댓글을 볼 땐 힘이 난다며 웃기도 했다.
“댓글보고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도 아쉽고 고쳐야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들의 댓글을 보면 ‘보는 맛이 있다’ ‘키우는 맛이 있다’는 말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 분들의 기대치를 부응하고 싶었어요. 꺾이고 싶지 않았고요. 저는 사실 연기나 노래를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죠. 외향적인 모습이 부각되고 가수 출신이었기 때문에 저를 더욱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러 장르의 연기를 하면서 ‘저도 이런 거 할 수 있어요’한 거예요. 그래서 다들 계단형 성장으로 봐주신 것 같아요. 저도 그것에 대한 성취감, 카타르시스를 느끼니까 계속 하고 있고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